관세음보살

2015.12.15 19:12

현성스님 Views:4750

현성스님은 200276일 시카고 불타사에 와서, 그해 1117(음력 1013) 일요일에 시카고 불타사에서 처음 100일 관음기도 입제를 했다. 그로부터 오늘 100일 관음기도 입제는 2014년을 빼고 13번째 100일 관음기도가 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지난 13년간 불타사에는 많은 우여 곡절을 경험하면서 변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타사 신도님들의 신심과 사랑, 그리고 부처님의 가피로 현재에 이르러 오늘 을미년 동안거를 맞아 100일 관음기도를 13번째로 모시게 되었다.

 

부처님께서는 중생들이 받는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출가하시어 6년간의 고행 끝에 중생들이 받는 고통의 원인을 깨달으시고 그 원인을 소멸하는 법, 팔정도를 그의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시고 그 수행법이 지금까지도 전해오고 있다. 그 팔정도는 정견, 정사유, 정어, 정업, 정명, 정정진, 정념, 정정 수행법이다. 이 팔정도는 수행자가 아라한과를 증득하기 위한 수행법이다.

부처님이 열반하시고 100, 200, 300, 400년 세월이 흐르면서, 중생들이 당하는 고통이 다양해짐에 따라 팔정도 수행법보다 훨씬 쉽고 영험 있는 신행생활이 필요했다.

BC 2세기 전부터 이란과 그리스 그리고 인도 힌두교에서 여신(女神)의 위신력(威神力)이 신앙의 대상으로 등장했다. 이러한 시대적인 요구에 응해 불교에서는 부처님께서 설하신 불성(佛性)에서 한없이 베푸는 사무량심(四無量心)[자비희사(慈悲喜捨)]과 한없이 베풀 수 있는 능력, 위신력(威神力)을 갖추신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이 석가모니 부처님의 화현으로 인도 북부에서 출현하시어 인도 중부 남부에 빠른 속도로 전파 되었다. 1세기에는 중국에, 5, 6세기에는 신라에 전파되고 고려와 조선시대에 일반 대중 신앙으로 발전되었고, 현재 대한불교 조계종은 관음신앙이 그 기초를 이루고 있다.

관세음보살은 인간이 받는 모든 재화(災禍)를 자비로운 마음으로 들어주고, 그들을 물리치는 한없는 위신력(威神力)을 갖추신 여신(女神)으로 나타났다. 지금도 용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오시는 관세음보살 상을 쉽게 볼 수 있다. 관음신앙에서 중생들이 효험을 체험하는 사례가 많아짐에 따라 대중 종교로서 자리 잡게 되었다.

 

불교의식 칠정례에 4대 보살 명호가 있다. 대지 문수사리보살, 대행 보현보살, 대비 관세음보살, 대원본존 지장보살이다. 4대 보살 중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한 쌍이고,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이 한 쌍이다.

지혜를 가진 문수보살은 음()의 기운을 가진 보살이고, 실천을 하는 보현보살은 양()의 기운을 가진 보살이다. 일반 대중의 고통을 물리치는 관세음보살은 음의 기운을 가진 보살이고, 지옥중생을 제도하시는 지장보살은 양의 기운을 가진 보살이다. 음과 양이 서로 연하여야 한 인격체가 된다. 이렇게 봐 4대 보살은 2쌍의 보살들이다.

그리고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합쳐서 하나의 양의 기운을 가진 보살, 그리고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을 합하여 하나의 음 기운을 가진 보살로 본다. 이렇게 보면 사대(四大)보살이 음과 양으로서의 한 쌍의 보살이 된다. 이 한 쌍의 4대보살은 우리들 마음에 있다.

즉 우리들 각자의 마음에는 지혜와 지혜를 실천하는 보살의 마음과, 불쌍한 중생을 보고 돕는 자비보살의 마음과 지독한 고통에 빠진 중생을 구제하고자 하는 지장보살의 마음이 잠재해 있다. 칠정례를 올릴 때마다 4대보살 명호를 칭송하고 절을 하는 것은 우리들 마음에 잠재해 있는 이 보살들이 우리들의 실생활에서 발현되기를 발원하는 것이다.

그리고 한 사람에게 지혜가 발현될 때 그 지혜를 실천하려는 보현보살과 자비로 그 대상을 보는 관세음보살과 그 대상을 구제코자하는 지장보살의 마음이 동시에 작용한다. 보현보살이 실천코자 하는 마음이 일어날 때, 지혜, 자비, 지장보살의 마음도 따라 작용한다. 4보살의 마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같이 한 쌍의 음양으로 작용한다. 이것이 불성(佛性)의 한없는 자비심이고 비할 바 없는 위신력이다. 이 관세음보살님의 위신력을 믿고 신행하는 신도님들만이 그 효험을 체험할 수 있다.

 

인간이 받는 재화(災禍)에는 내적인 재화와 외적인 재화가 있는데 이들 모두를 상대하여 물리칠 수 있는 방편으로 관음신앙이 발전해 왔다.

외적인 장애는 바람의 풍재(風災), 물의 수재(水災), 불의 화재(火災), 정부기관에 의한 관재(官災), 도둑질 또는 살해(殺害) 등으로 인한 인재(人災), 전쟁으로 인한 재앙(災殃) 등이 있다. 내적인 재앙은 마음 안에 있는 탐진치 삼독이 색성향미촉법과 접촉하면서 집착심을 일으켜 불러오는 재앙이다. 집착이 일으키는 재앙에는 번뇌, 망상, 좌절, 절망, 우울증, 시기, 질투, 미움, 두려움, (), 원수(怨讐), 화 등 이들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인 질환이 생기기도 하고 자살, 방화, 살해 등의 재앙을 일으킨다.

관세음보살의 위대한 자비심과 위신력에 대해서는 관세음보살 보문품을 참고하기 바란다. 관세음보살은 천손, 천눈, 천귀를 가지고 끝없는 중생의 소리를 자비심으로 듣고, 천손과 천눈으로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해 필요한 몸을 나투시는 위신력을 갖추고 있다.

관세음보살님이 내 앞에 나투시게하는 방법으로

1. 상념(常念): 관세음보살을 늘 생각한다. 앉으나 서나, 오고 가고, 쉴 때나, 일할 때나 늘 관 세음보살님을 생각한다.

2. 칭명(稱名): 관세음보살 명호를 부르는 것.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 하는 것이다.

3. 예배(禮拜)와 참회: 관세음보살님께 항상 절을 한다. 관세음보살님께 1, 2, 백배, 천배, 이렇게 관세음보살님께 지극정성으로 예배를 올린다.

4. 공양(供養): 관세음보살님께 꽃과 향, 과일, 곡식 등을 정성껏 공양 올린다.

 

관세음보살의 자비(慈悲)와 위신력(威神力)은 밖에서 일어나는 재앙과 안에서 일어나는 재앙을 물리치는 방편이다. 이것이 관음신앙의 근본이다. 몸에 상처를 입어 아프다든지 하는 것은 밖에서 일어나는 재앙이다. 밖에서 일어나는 재앙과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재앙도 함께 물리치는 것이 관음신앙이다. 관세음보살 보문품게송 부분에는 재앙의 여러 가지 사례, 즉 재앙의 항목들을 얘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수많은 재앙들을 어떻게 물리치느냐 바로 염피관음력(念彼觀音力)으로 물리칠 수 있다고 게송은 말한다. 상념, 즉 관세음보살의 위신력을 항상 생각함으로써 관세음보살의 힘을 입어, 이 힘으로 물리친다는 것이다. 관음력, 즉 관세음보살의 능력이 나에게 어떻게 오느냐? 바로 내가 관세음보살을 생각할 때, 내 안에 있는 불성(佛性), 관세음보살이 나툰다는 것이다. 그게 생각 념자()이다. 관세음보살에게는 무궁무진한 힘이 있고 우리는 그 관음력을 생각함으로 인해서 밖의 재앙과 안의 재앙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을 흔히 관음신앙의 영험이라고 한다.

 

관세음보살은 왼손에는 연꽃, 오른 손에는 병을 들고 있다. 연꽃은 모든 중생에게 있는 불성(佛性)을 상징한다. 피어 있는 연꽃은 성불 혹은 깨달음을 얻은 모습을 상징하고, 봉오리는 번뇌 망상에 물들지 않고 장차 피어날 불성을 상징한다. 연꽃을 정법(正法)금강(金剛), 청정(淸淨)금강이라고도 표현한다.

병은 약수(藥水), 감로수를 담고 있는 병으로, 밖에서 오는 병이든 안에서 일어나는 병이든 일체 재난을 소멸할 수 있는 관세음보살의 위신력을 상징한다.

인도에서는 관세음보살의 상주처로 인도 남부 말라야(Malaya)산 동쪽 보타락가산이라고 알려저 있다. 1세기경에 중국에 관음신앙이 전해 질 때 중국 사람들은 중국 절강성 보타산 진제사를 관세음보살의 거주처라고 했다.

한국에도 5세기 6세기 신라시대에 관음신앙이 성하였고, 고려와 조선시대에는 우리 민족의 가장 중요한 신앙의 대상이 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에서는 동해안 양양의 낙산사, 강화 보문사, 남해 보리암을 관세음보살 거주처로 신봉하여 왔다.

 

2015.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