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믿음

2010.12.06 12:04

현성 Views:8577

어떤 종교에서는 하나님을 믿는데, 불교에서는 무엇을 믿을까?

불교에서는 “제행(諸行)은 무상(無常)하고 인과(因果)는 분명하다”는 진리를 믿는다. 이 세상에 모든 것은 변하지 않는 것이 없고, 원인이 있으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오는 것은 항상 분명하다는 뜻이다.

내가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으나, 공부도 하지 않고 좋은 성적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아무리 어렵고 두려운 일이 있을지라도, 꾸준히 심혈을 기우려 노력하면 반드시 본인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법이 인과법이다.

제행이 무상하다는 말씀은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항상 똑같을 수 없다”는 말씀이다. 이 말씀은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들은 반드시 늙고 병들고 죽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젊었을 때나, 예쁘고 잘생겼을 때나, 모든 일이 잘나갈 때는 그 모습을 항상 유지하기를 바라지만 그 모습은 수없이 변하고 변하여 결국에는 죽는다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70, 80세가 된 사람들도 자기가 죽는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이러한 일들은 모두 사람들의 착각에서 오는 환상(幻想)이니 환상에서 하루속히 깨어나라는 법문이 제행무상이다.

 

육신(肉身)은 무상(無常)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 죽지 않는 것이 있다.

죽지 않는 것은 세간에서 혼(魂) 혹은 영혼(靈魂)이라 한다. 불교에서는 “마음”이라고 하는데, 사람 각자의 마음은 전생에서 이 몸을 받아 금생에 왔고, 그 마음으로 살다가 금생에 몸을 잃으면 마음은 다시 다음 생으로 간다. 이것을 윤회(輪回)라고 하는데, 윤회의 주체는 몸이 아니라 마음이다.

그 마음에는 습기(習氣), 혹은 습관화된 기운이라는 것이 있는데, 전생에 살아온 습기(習氣)를 가지고 금생에 와서, 그 습기(習氣)대로 금생을 살다가, 금생에 살아온 습기를 가지고 다음 생에 또 태어나게 된다. 이러한 습기가 일어나는 원칙이 바로 인과법(因果法)이다.

내가 금생에 쌓은 습기가 원인이 되어, 내가 내생에 태어나는 모습이 결정되는 법이니, 금생에 내가 해야 할 일은 ‘내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 나쁜 습기를 없애는 공부’라는 것을 깨우쳐 주고자 하는 법문이다.

 

육신이 무상함을 인식하지 못하면, 돈과 권력, 애욕의 무상함도 인식하지 못한다. 육신, 돈, 권력, 애욕에 집착하게 되면 물질적인 일에 습기를 쌓아가게 되는데, 죽을 때에야 그들의 무상(無常)함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그 때는 이미 늦었다. 육신의 무상함을 인식할 수 있게 될 때, 마음 즉 영혼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게 된다.

마음이 전생에서 금생으로, 금생에서 내생으로 전전(轉傳)하는 주체라는 사실을 인식할 때, 무엇이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것인가 하고 내 마음 속을 찾아 볼 수 있게 된다. 즉 내 마음이 내 마음을 보는 습기(習氣)를 기르게 된다.

 

내 마음이 내 마음을 보는 습기는 한 인생에서 가장 획기적인 순간이 될 수 있다. 아무도 내 마음이 내 마음을 보는 수행을 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누구인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내 마음이 내 마음을 보는 습기가 쌓이게 됨에 따라, 내 마음속 깊이 있는 내 마음의 나쁜 습기를 발견할 수 있게 되고, 그것들을 고쳐나갈 수 있다.

내 마음 속에 있는 습기를 찾아 녹여버리고 소멸하게 되면, 좋은 습기만 남게 된다. 이 때 그는 그가 원하는 일은 무엇이나 이룰 수 있다는 신념(信念)을 얻게 된다. 이 신념은 체험에서 얻어지는 것이므로 확고부동하다. 그는 하는 일마다 성공할 수 있고, 존경받을 수 있으며, 행복할 수 있다.

 

어떻게 하여 이런 행복한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가? 사람이 무엇을 보고 들을 때, 무엇을 보고 들었다고 확신하지만 실는 착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착각하기 때문에 똑 같은 한 가지 사물을 여러 사람이 보았을 때, 그것을 보고 느끼는 마음은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각자의 습기(習氣)가 그 사물에 투영되어 봤기 때문이다. 사물을 본 것이 아니라, 그 사물에 투영된 자기의 습기를 본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함으로 그 착각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게 착각하는 습기를 하나하나 찾아 제거하게 되면 결국 착각을 일으키는 나쁜 습기가 모두 사라지게 된다.

이 때, 이 사람이 보는 사물은 사실대로 볼 수 있게 됨으로, 바르게 보고,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행동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바르게 보고,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행동함으로, 하는 일마다 성공할 수 있고, 이웃과 화목할 수 있으며, 인연된 사람들과 더불어 행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자기 마음을 닦아가는 것을 수행이라 하는데, 수행을 통해 잘못된 습기를 모두 녹여버렸을 때, 모든 일은 자기가 하고자 하는 대로 이루어지게 된다. 어떠한 일을 하든 일을 방해하는 요인이 내 밖에 있다고 착각하지만 그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 있는 습기이기 때문이다.

잘못된 습기를 완전히 제거하였을 때, 불교에서는 공공적적(空空寂寂)하고 소소영영(昭昭靈靈)하다고 표현한다. 나쁜 습기가 다 사라지고 나면 일체 번뇌가 사라졌음으로 비어있고 비어있어 고요하고 고요하다. 비어 있고 고요해서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지만 참마음[진심(眞心)]은 밝고 밝아 신령스럽고 신령스럽다.

참마음은 세상일을 밝게 봄으로 모르는 일이 없고, 신령스럽게 행(行)함으로 하지 못하는 일이 없다. 있다고 하자니 공(空)해서 잡을 수 없고, 없다고 하자니 하지 못하는 일이 없으니 없다고 할 수도 없는 마음이다.

이 마음을 관세음보살이라 한다.

 

대한불교조계종 시카고 불타사 주지 현성 합장

2010. 1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