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묻은 옷

2009.02.14 22:50

현성 Views:10714

열흘 입어 때 묻은 옷도

잠시 세탁하면

그 때 없어지듯

지난 세상 나도 모르게 지은 죄업

한 마음 돌리면

안개 사라지듯

해 뜬 뒤 눈 녹듯 없어지나니

부질없이 죄의 그늘에

발목 잡혀 신음하지 말라

한 마음 돌리면

그 자리가 보리심


많은 사람들은 영적인 구원을 받기 위해 종교를 갖는다. 종교를 택해 종교생활을 시작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자기는 자기가 지은 죄의 사슬에 묶이게 되고 그 사슬에서 해방되기 위해 하느님의 구원을 더욱 더 열심히 청하게 된다. 구원을 청하면 청할수록 웬일인지 죄는 점점 더 무거워지는 현상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심리적으로 도깨비에 홀린 것이 아닐까?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자기가 일을 잘못한다는 생각에 빠지게 되면 점차 열등의식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지경까지 빠질 수도 있고, 

공부하는 학생도 자기가 공부를 잘못한다는 생각에 빠지게 되면 그 생각에 막혀 공부를 도저히 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도달할 수도 있다.

죄의식이 죄를 만들어가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도깨비에 홀렸다고 말 할 수도 있다.

죄를 죄로써 사함을 받으려는 것은 원수를 원수로써 갚으려는 어리석은 짓이라 원한만 깊어질 수밖에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과거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 참회하고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고, 다시는 반복하지 않는 동시에 착한 일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과거에 지은 죄는 양지바른 날에 눈 녹듯 녹아지는 것이고, 착한 일을 할수록 따뜻함이 쌓여서 이웃에게도 그 따뜻함과 부드러움을 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마음은 원래부터 착한 것이라 착한 일을 하면 좋아지고 악한 일을 하면 나빠지는 본성을 가지고 있어, 자기가 착한 일을 하면 착한 일을 하는 것으로, 악한 일을 하면 악한 일을 하는 것으로 누구보다도 자기가 제일 먼저 알게 되는 것이다.

착한 일을 하면 착한 일을 하는 습관이 붙어 착한 일을 하게 되어 이웃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악한 일을 하면 악한 일을 하는 습관이 붙어 악한 일만 찾아 하게 되어 이웃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멀리하고자 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게 되어 점차 고립되어서 그 과보를 받게 되어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모름지기 착한 일을 하는 습관을 드려야 한다.

무엇이 착한 일인가? 요즈음은 세상이 급속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무엇이 착한 일인가는 항상 이 시점에서 바라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사람들은 자기가 어린 시절에 배우고 익혔던 착한 일에 집착하기 쉽다. 이러한 집착심은 현 시대를 살아감에 크나 큰 장애가 될 수 있다. 옛 것을 비우고 현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바로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조용히 바로 보면 무엇이 선이고 악인지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이다.

선과 악은 정한 것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선과 악은 항상 함께 있는 법이니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바로보고 바로 생각하는 습성을 드려야 한다. 바로 보지 못하면 선을 악으로 착각할 수도 있고, 악을 선으로 착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기도 모르게 죄를 짓는 다고 하는 것은 바로 보지 못한데서 일어나는 일이니 하나에서 열 가지 바로 보는 수련이야 말로 죄를 짓지 않고 선행을 많이 하여 복과 덕을 쌓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열흘 입어 때 묻은 옷도

잠시 세탁하면

그 때 없어지듯

지난 세상 나도 모르게 지은 죄업

한 마음 돌리면

안개 사라지듯

해 뜬 뒤 눈 녹듯 없어지나니

부질없이 죄의 그늘에

발목 잡혀 신음하지 말라

한 마음 돌리면

그 자리가 보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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