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원한다.

2009.02.14 23:18

현성 Views:11020

사람은 누구나

자유를 원한다.

배운 사람이든 못 배운 사람이든

잘났든 못났든

돈이 있든 없든

지위가 높든 낮든

명예가 있든 없든

너저분한 도덕이니 지저분한 윤리니

명색 좋은 법이니

그런 것도 사실 필요한 게 아니다.

본래 그 마음 반듯하면

법 있어 무엇 하랴.

본시 그 마음 깨끗하면

도덕 있어 어디 쓰랴.

원래 그 마음 아름다우면

윤리 있어 외려 민망스럽다.

마음 하나 반듯하면

향기로운 삶이되리.


내 마음 하나 반듯하면 도덕이니 윤리니 하는 것들이 모두 웃기는 일이고, 얼마나 많은 돈이나 높은 지위 혹은 지식이라 하더라도 내 마음 하나 반듯함만 못하다는 말씀이다. 내 마음 하나 반듯하면 그것이 아무 것에도 걸림이 없는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마음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사실을 잘못보고 착각하는 수가 있다. 옳은 것을 그르다고 알고, 그른 것을 옳다고 보는 마음이다. 이러한 마음은 결코 자유로운 마음을 얻을 수 없다.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착각을 일으키는 마음을 찾아 바로잡아야 한다.

착각을 일으키는 마음을 찾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기 마음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는 습관을 드려야한다. 그렇지 않고는 자기가 착각 속에 있으면서도 착각이 착각 아닌 것으로 알고 계속 착각을 반복하는 습이 있기 때문이다.

특별한 사람이 아니고는 사람들이 착각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착각을 우리는 흔히 망령된 생각이라 하여 망상(妄想)이라고 하기도 하고 어떤 생각에 집착한다고 하기도 한다.


착각이 어떻게 하여 일반적인 사람들의 마음작용일까?

예를 들면 이른 것이다. 사람들은 무엇보다 ‘나’를 귀중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나’를 이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존재하고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들도 각기 자기가 이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존재하고 생각할 것이니 나는 남을 존귀하게 생각해야 되겠다는 생각보다, 자기 인격을 다른 사람들보다 한층 격상시켜야 되겠다는 욕심을 내는 것이다. 이 욕심은 남과 경쟁심을 불러일으키고, 모함하고 질투하는 성격으로 변질하게 되는 원인이다.

내가 돈이 귀한 줄 알면, 남도 돈이 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바른 생각이지만 남이 갖기 전에 자기가 먼저 돈을 벌겠다는 욕심도 역시 착각에서 오는 것이다. 이러한 착각으로 만연된 사회에서는 ‘마음을 반듯하게 갖는다.’ 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다. 마음 하나 반듯하게 갖기 어려우면 향기로운 삶이란 물 건너가는 것이고 자유라는 것도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다.

공동체에서 함께 잘살겠다는 정신보다 자기만 잘 살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치부(致富)하는 것도 착각에서 오는 것이다.

삶의 자유는 무소유의 삶을 즐길 수 있는 고독한 스님들에게만 있을 수 있는 자유가 아닐 까고 생각해 본다.


게송을 다시 한 번 읊어본다.


사람은 누구나

자유를 원한다.

배운 사람이든 못 배운 사람이든

잘났든 못났든

돈이 있든 없든

지위가 높든 낮든

명예가 있든 없든

너저분한 도덕이니 지저분한 윤리니

명색 좋은 법이니

그런 것도 사실 필요한 게 아니다.

본래 그 마음 반듯하면 법 있어 무엇 하랴.

본시 그 마음 깨끗하면 도덕 있어 어디 쓰랴.

원래 그 마음 아름다우면 윤리 있어 외려 민망스럽다.

마음 하나 반듯하면 향기로운 삶이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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