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가 너를 구원하라

2009.04.15 22:38

현성 Views:12997

서쪽을 보고 부처님 부르지 말라.

동쪽을 보고 부처님 찾지 말라.

법당에서 부처님 만나지 않고 가는 이

밥상 받고도 밥 먹지 않는 이라네.

이 세상 괴로움이 그 마음 위에 있고

이 세상 복덕이

그 마음 안에 있네.

마음이 마음을 등지니

괴로움 일어나고

마음이 마음을 만나니

즐거움 솟는 구나.

때를 놓치지 말라.

서둘러 그 마음 찾으렴.

너가 너를 구원하나니.

 

내 마음에 드는 것을 좋아하고 내 마음에 맞지 않는 것을 싫어한다. 좋아하는 것은 가까이 하고 싶고, 싫은 것은 멀리 하고 싶다. 그러나 세상일은 신기하게도 가까이 하고 싶은 것은 가까워지지 않고, 멀리 하고 싶은 것은 오히려 가까워지니 마음에 갈등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또 좋아 하는 것은 갖고 싶고 미워하는 것은 버리고 싶은 것도 우리들의 마음이다. 그러나 세상일은 신기하게도 갖고 싶은 것은 갖기 어렵고 버리고 싶은 것도 버리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니 마음의 갈등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이러한 갈등은 괴로움의 원인이 되고, 괴로움은 마음병의 원인이 되며, 마음병은 육체 병의 원인이 되니 좋아하고 미워함이 있기 때문이며 취하고 버리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조용히 생각해 보면 좋아하고 미워하는 대상, 갖고 싶고 버리고 싶은 대상은 모두 내 마음 밖에 있다. 내 마음밖에 있는 것을 내 마음이 갖기를 원하거나 버리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 마음이 좋아하는 것은 좋게 보이는 것이고, 싫어하는 것은 싫게 보이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특별하게 좋아할 것도 싫어할 것도 없는 이치를 깨닫게 된다. 특별하게 좋아할 것도 없고 미워할 것도 없는 까닭에 특별히 취하거나 버릴 것도 없게 된다. 특별히 취하거나 버릴 것이 없는 까닭에 마음에 갈등이 일어나야할 일이 없는 것이다.

‘서쪽을 보고 부처님 부르지 말라.’는 것은 마음 밖에 있는 부처님을 찾지 말라는 뜻이다.

 

진정으로 ‘너가 너를 구원하기를 원하면’ 네가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은 밖에 있는 것인데 그것이 좋아서 네가 좋아하는 것도 아니요, 그것이 미워서 싫어하는 것도 아님을 알아야 한다. 그것은 네 마음이 그것을 좋게 보니까 좋아 보이는 것이고, 밉게 보니까 싫어지는 것이라는 마음의 작용을 깨닫고 보면 모두 너의 마음의 장난이니 마음 하나 바로 보고 바로 세우면 이 세상의 어느 것도 특별히 취하고자 하거나 버리고자 할 것 없이 있는 그대로 아름답게 또 귀하게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이것이 마음의 평화의 도구이다. 이 도구를 잘 활용하면 항상 평화로운 마음으로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임할 수 있고, 그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능력이 길러 질 수 있다. 이렇게 행복한 삶을 ‘이 세상 복덕이 그 마음 안에 있네.’라고 한 것이다.

세상일에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있는 마음을 마음이 마음을 등졌다고 하고, 또 마음이 마음을 등진 것이 괴로움의 원인이라고 했다.

 

세상일을 보고 좋아하고 미워하는 것은 세상 일이 좋고 미운데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그렇게 보았기 때문에 좋고 미운 것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서 내 마음이 세상일을 특별히 좋아하거나 미워하지 않으면 특별히 취하려는 마음이 없으니 괴로울 것이 없고, 버리려고 할 것도 없으니 괴로울 것도 없는 마음을 ‘마음이 마음을 만나니 즐거움 솟는 구나.’ 라고 한 것이다.

이와 같이 마음을 닦으면 참마음 만나 언제나 행복한 삶을 즐길 수 있으니 ‘너가 너를 구원한 것’ 라고 한 것이다.

게송을 다시 읊어보겠다.

 

서쪽을 보고 부처님 부르지 말라.

동쪽을 보고 부처님 찾지 말라.

법당에서 부처님 만나지 않고 가는 이

밥상 받고도 밥 먹지 않는 이라네.

이 세상 괴로움이 그 마음 위에 있고

이 세상 복덕이 그 마음 안에 있네.

마음이 마음을 등지니 괴로움 일어나고

마음이 마음을 만나니 즐거움 솟는 구나.

때를 놓치지 말라.

서둘러 그 마음 찾으렴.

너가 너를 구원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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