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기지 말라

2009.04.15 22:32

현성 Views:12640

<71> 숨기지 말라

 

숨기지 말라

모르게 감추지 말라

네 마음 허공같이 비었을 때

신령스러운 빛 누리 감싸고도

남음 있나니

삶과 죽음을 뛰어넘어

영원에 유유자적하나니

그 마음 숨김으로 비극이 시작되고

그 마음 감추므로

불행이 일어난다.

땅에서 넘어지면 땅 짚고 일어나듯

그 마음에서 참마음 얻으렴.

 

마음에는 여는 마음이 있는가하면 닫는 마음이 있다. 닫는 마음은 나와 다른 것을 인정하거나 받아들이기 싫어하는 마음이니 변화하는 사회나, 다문화사회, 다인종사회와 적응하기 힘든 성품이고, 여는 마음은 나와 다른 것을 인정하고 좋은 것은 받아들이는 마음이니 변화하는 사회, 다문화사회, 다인종사회에 적응하는 마음이다.

 

마음에는 또 내향성과 외향성이 있다. 내향성은 마음에 있는 것을 들어내기를 싫어하여 사람들 앞에 서기를 두려워하는 성품이라 고민이 있을 때 혼자 고민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도 있다. 외향성은 사람들에게 자기를 알리기를 좋아하는 성품이지만 자신의 인격을 닦는 일에는 무관심하기 쉬운 결점도 있다.

 

이와 같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성품에는 반드시 좋은 점과 결점이 함께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하기에 자기의 성품을 늘 살피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자기의 성품을 살피는 사람은 자기가 하는 일을 숨기기를 좋아하는가, 자기가 생각하는 것을 숨기려고 하는가, 자기가 한 일에 대한 결과를 숨기려고 하는가, 덮어버리려고 하는가? 아니면 변명을 하려고 하는가? 등 다양하게 나타나는 자기의 마음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자기에게 주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엄청나게 무서운 자기의 성격을 발견할 수도 있다. 비극이나 불행의 원인을 찾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반대로 자기의 좋은 성품도 있음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자기에게 주는 것이다.

 

화가 나는 일이 있을 때 자기를 관찰하여 보면 화를 내는 자기에게 있는 원인을 알 수도 있다. 이것은 정말 위대한 발견이다. 화를 끊을 수 있는 자력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활상에서 일어나는 불만의 원인도 찾을 수 있고, 평화로운 마음의 동기도 읽을 수 있다.

자기를 위한 참다운 공부는 이렇게 자기 마음의 움직임을 관찰하는데서 비롯될 수 있다.

자기 마음에 있는 흠을 씻기 시작하면 마음이 점점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오랜 시간 자기 마음의 움직임을 관찰하다보면 어느 날 가벼워진 마음이 텅 비어 맑고 밝은 하늘과 같은 공간을 자기도 모르게 바라보고 있게 된다. 이럴 때 신령스러운 마음의 움직임을 체험할 수 있으니, 게송에서

숨기지 말라

모르게 감추지 말라

네 마음 허공같이 비었을 때

신령스러운 빛 누리 감싸고도

남음 있나니

삶과 죽음을 뛰어넘어

영원에 유유자적하나니

라고 표현된 것이다.

 

이 때 체험할 수 있는 신령스러운 빛이 자기의 본래 모습이고 또 자기의 참마음이니 전생에서 금생으로 온 마음이고, 또 내생으로 가 다음 생의 몸을 받을 마음이니, 삶과 죽음을 뛰어넘어 영원에 유유자적하나니 라고 표현한 것이다.

사람이 자기의 흠을 감추기 시작하면 흠이 싸여 불행이 기다리고 있지만, 그러한 흠을 찾아 지우게 되면, 무거운 마음은 가벼워지고, 필경에는 하늘과 같이 텅 비어있는 자기를 체험하게 되고, 한계가 없는 맑고 밝은 공간에서 신비한 성령의 작용을 체험하게 되며 부족함이 없는 삶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이 마음이 나의 참마음이고 다음 생으로 윤회하는 마음이다.

 

이 게송을 다시 한 번 읊어 보겠다.

 

숨기지 말라

모르게 감추지 말라

네 마음 허공같이 비었을 때

신령스러운 빛 누리 감싸고도

남음 있나니

삶과 죽음을 뛰어넘어

영원에 유유자적하나니

그 마음 숨김으로 비극이 시작되고

그 마음 감추므로

불행이 일어난다.

땅에서 넘어지면 땅 짚고 일어나듯

그 마음에서 참마음 얻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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