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하며

2012.01.02 16:58

심광@바라밀 Views:12498

안녕하세요, 바라밀회 회원 여러분.
:)
불기 2556년 2012년이 되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으신 성도재일이 어제였고, 
절에서는 지난 토요일에 성도재일 기념 행사와 신년불공을 함께 했습니다.
저 자신의 경험을 생각하고, 다른 이들과의 대화를 통하여 생각을 해보며
부처님의 깨달음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았습니다.

우리 회원 여러분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석가모니 부처님의 깨달음만큼은 
아니라고 해도, 어떤 계기가 있어 그로부터 좋은 깨달음을 얻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 결과로 내 마음이 힘들게 하는 것은 내 남편이나 아내나 친구나 주위의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 스스로가 나를 힘들게 만들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는 원죄와 같이 사람의 힘으로는 절대로 없앨 수가 없다고 하는
죄라는 것은 없습니다.  
그 대신에 우리에게는 불성이 있어서, 이 불성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모든 이들의 마음바탕은 순수한 것이고, 이 순수함을 찾게 되면 누구나 마음의 평화를
가질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것이 어려운 이유는 우리가 아상이라고 하는 나 자신에 대한 강한 개념을
만들기 때문이고, 이에 따라서 나와 나 이외의 다른 이들을 분리하고, 나만을 위하려
애쓰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마음은 나만이 옳다는 견해를 결코 버리지 못하게 하고, 나는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참회할 일도 전혀 없다는 견해를 가지게 하고, 모든 상황이
잘못되도록 만드는 것은 다른 이들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로 인해서 나는 이러한
괴로움을 받는다고 강하게 믿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마음에서 하는 모든 행들은 우리의 불성을 가리는 업이 되고, 업은 모든 일들을
색안경을 쓰고 보는 것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 버립니다.
모든 잘못된 일들은 내 잘못이 아니기 때문에, 참회를 하여 나의 잘못을 내가 본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 됩니다.
나의 생각만이 옳다는 강한 신념은 다른 여지를 모두 없애버립니다.
누가 나에게 "너는 그게 잘못됐어"라고 얘기할 때 "과연 내가 그럴 수도 있겠다"고 
수긍을 하는 대신에, "왜 그게 내 잘못이냐"고 반발을 하게 됩니다.
주위에서 하는 진심어린 충고라는 것도 이러한 마음의 상태에서는 진심어린 충고로
받아들여 지지를 않습니다.
그저 나에 대한 비난으로 들려 섭섭한 마음이 들고 그로 인해서 또다시 마음이
괴로와지게 됩니다.

이 모든 일들이 나의 순수한 진여불성을 알지 못하고, 알려고 하지 않고, 부정하려
들고, 오직 내가 만든 나에 대한 상이 참된 나 자신이라고 믿기 때문에 일어납니다.
스님께서 일요일 법문에서도 말씀을 하셨지만, 내가 가진 나의 습관이 과연 
나 자신인가 하는 물음이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의 업이란 다른 말로 바꾸어 전생에서 부터 지금 이순간까지 계속 만들어오고
있는 나의 습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업이란 무엇인지 잘 알기도 어렵고, 그 형식을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습관이라고
바꾸어놓고 보면 이해하기가 좀 더 쉬울 것입니다.
좋아하는 것은 계속 하고, 싫어하는 것은 하기 싫어하는 것이 우리의 습관입니다.
그래서, 습관은 우리의 업이 발현되는 형식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습관이 나 자신인가?  
바꾸어 말하면 내가 만든 나에 대한 상이 나 자신인가 하는 질문과 같은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아상을 가진다면 인상, 중생상, 수자상을 가지게 되고, 그 결과로
아견, 인견, 중생견, 수자견을 가져서 모든 일들을 그에 따라 보게 되는 것이라고
하셨고, 아상을 가진다면 보시행을 하더라도 보살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아상을 버리고, 모든 견해를 버린다면 여래를 볼 수 있다고 하셨고요.
이 말씀은 아상을 버리면 부처님을 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아상을 버리면
모든 만물, 만사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는 의미도 됩니다.

"나는 그런 상이라는 것이 없는 사람이야"라는 말을 할 수 있지만, 나중에 알고 보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상들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내가 가진 나의 상들을 보고, 깨뜨리는 일이 우리 불자들로서 해야 하는 실천수행의
본질이며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자연스럽게 오는 댓가는 내 마음이 편안해지게 되는 것입니다.
내 마음이 일단 편안해야 나의 가족을 살피고, 주위를 살펴볼 여유가 생기게 됩니다.
그러면 다른 이들을 위한 보시행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고요.
이것이 바로 무주상보시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에 대한 상을 볼 수 있으면, 내가 이러한 상을 가지고 살아왔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고, 
또한 앞으로는 그런 상을 갖지 않고 살겠다는 참회도 할 수 있고, 참회를 하면 
그 상과 관련된 업들도 점차로 없어져서 나의 마음이 깨끗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반복하면 언젠가 이것이 진정한 나 자신이구나 하는 것을 찾게 될 테고요.

부처님의 가르침을 책을 읽는 것만으로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이러한
실천수행이 함께 해야만 한다는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머리로는 이해를 해도 내 마음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렇게 되는 이유는
그 마음이 참된 나의 마음이 아닌 업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내 참된 마음을 봤다고 어떤 일들이 달라질까 하는 의문이 있겠지만,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연기는 모든 일들이 그렇게 흘러가게 하는 힘이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변화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저는 부처님도 아니고, 보살도 아니고, 스님도 아니고, 깨달음을 얻은 이는 아니지만,
제가 수행을 해오면서 배우게 된 것을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이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저의 마음에서 모두는 아니더라도 많은 걸림을 없앨 수 있었고,
그 결과로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경험을 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었던
것처럼 다른 분들도 충분히 하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나는 아무런 괴로움도 없이 잘 살고 있다고 생각을 하시면, 아마도 이미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살고 계신 분들이실 것이고요.
그렇지 않고 어떤 일로 인해서든지 마음속이 괴로운 분들은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불성과 연기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을 해보시고, 실천을 해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모든 분들이 새해에 마음속 짐들을 모두 내려놓고, 편안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하루하루가 새로운 날들이 될 수 있기를 기원드립니다.
:)

심광@바라밀 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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