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나의 마음

2012.02.09 16:04

심광@바라밀 Views:11991

안녕하세요, 바라밀회 여러분.

오늘은 침팬지 이야기로 시작을 해보겠습니다.
오늘 뉴스 기사들 중에서 침팬지들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이타적인 행동을 한다는 기사가 있던데요.
연구 대상으로 한 침팬지들이 모자관계에 있기는 하지만, 80~100%의 경우가 다른 침팬지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인지하고 도움을 주더라고 하는 것이 연구 내용입니다.
이와 관련된 마음이론이라는 것이 있군요.
단순하게 말하자면 마음이론이란 다른 사람의 마음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 사람이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도 한데요.
침팬지들이 하는데, 사람은 물론 당연히 하는 것이고, 가끔 침팬지보다 못한 사람도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경우도 물론 있긴 합니다.  :)

다른 종교들이 신을 믿음의 대상으로 하는 종교라고 말할 수 있다면, 우리 불교는 마음을 찾아가는 
종교라고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우리가 쉽게 말하는 '나의 마음'을 두고 보더라도, '나'도 '마음'도 쉬운 것은 하나도 없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나는 분명히 나인데, 내가 아는 나는 내가 아니라고 하고.
나의 마음은 틀림없는 나의 마음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면 그것은 나의 마음이 아니라고 하고.
스님들께서 말씀하시는 법문은 이해도 잘 안되고 어렵기만 하다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는 이유에 대해서 지난 글에서도 썼습니다만, 수행이 따르지 않는 글과 말과 생각만으로 하는
불교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쓰는 글을 100번을 읽어 보시더라도, 이 속에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설명을 잘 한다고 해도 이것이 나다, 이것이 당신이다 하는 식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절에 가서 앞마당을 쓸면서 또는 탁자의 먼지를 닦으면서 나는 누구인데, 내가 왜 이런 일을 하고 있는가?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
지금 나에게 일어나는 이런 마음이 무엇인가, 이것이 나의 마음인가?
이런 마음들은 어디에서 오는 건가?
등등의 질문을 나 자신에게 던져보면 그것이 차라리 더 쉬운 방법이 될 것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야기한다면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우리의 불성이 있고, 불성을 가리는 무명이 있어서, 무명 때문에 업이 생기고, 업으로 인하여 연기에 따라서
몸과 마음도 갖고, 업에 따라 느끼고, 받아들이고,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우리의 모든 괴로움이 생긴다.
그래서, 괴로움이 없으려면 그 반대로 해서 불성을 되찾으면 된다.
이렇게 말을 할 수 있지만, 이것은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 '나'와 '나의 마음'을 찾는데 아무런 도움도 안됩니다.
아무리 풀어서 쉽게 설명을 한다고 하더라도, 글은 글로 사라지고 마는 것입니다.

물론 수행을 많이 하시는 스님들에게 가능한 것이겠지만, 큰스님의 큰 고함 소리나, 또는 등불을 훅 불어서 
꺼버리는 순간에 깨달음을 얻으셨다는 말이 전해옵니다.
이처럼 말로는 표현할 수도 없고, 전해질 수도 없는 것이 나를 찾고, 나의 마음을 찾는 방법이기 때문에
불가에서 깨달음을 주고, 법을 전하기 위하여 많이 사용되어 왔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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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이었습니다.  :)
그런데, 짧은 순간이지만, 이 글을 보고 어떤 마음들이 들었는지 생각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생기는 것이 나의 마음입니다.
이런 나의 마음이라고 하는 것은 그런 이유로 아주 조건적입니다.
조건이 될 때에만 나오는 마음인 것이지요.
그러면 이 마음의 주인인 나는 누구일까요?
주인인 나 역시도 조건에 따라 존재하는 나입니다.
이 나는 과연 나라고 할 수 있는가, 없는가?
이것이 우리가 수행을 통하여 찾아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성스님께서 다음주부터 "나를 찾아 떠나는 선여행"으로 강의를 시작하시는데,
제목 그대로 '나'를 찾아가는 여행입니다.
선을 통해서 여행을 하는 것이고요.
본의 아니게 광고처럼 되었지만, 나를 찾아가는 여행을 통하여 조건부로 존재하는 나가 아닌
영원불멸하는 실체로서의 나를 찾아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심광@바라밀 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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