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 먼지를 털기

2012.09.16 15:37

심광@바라밀 Views:9599

안녕들하세요, 바라밀회 회원 여러분.
오랫만에 글을 씁니다.
게으름, 복잡한 마음 등으로 인해서 한동안 글을 쓴다는게 참 어려웠는데,
지금은 그러한 상황을 조금 벗어난 듯하여 새로운 마음으로 글을 써서 여기에 올려 봅니다.

우리 바라밀회 회원 여러분들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다들 절일에 열심히들 하십니다.
신임 회장님들도 열심히 이끌어가고 계시고요.
연화회에서 합창단에서 열심히 활동들 하시고 말이지요.
덕분에 저를 포함해서 절에서 많은 분들이 바라밀회의 활약에 행복해 하시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면 정작 우리 바라밀회 회원들은 행복함을 느끼시는지요?
저는 당연히 그러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행복이란 것을 찾아서 사방을 헤매어봐도 이세상 어느 곳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나의 마음으로 돌아와서 나의 마음을 보고 참된 행복이란 것은 그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자각한다면 그보다 더한 희열감은 없을 것입니다.

재물을 많이 가지고 있거나, 높은 위치에 있거나, ... 물론 좋지요.
재물을 가진 만큼 보시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고,
높은 자리에 있는 만큼 다른 이들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그로 인해서
스스로도 행복해지고, 다른 이들도 행복해질 수 있겠지요.

그러나, 행복이란 부부간의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 속에서, 따뜻한 말 한마디 속에서 찾을 수 있고.
우리 아이들이 즐겁게 깔깔거리는 웃음 소리에서도 찾아볼 수 있고.
좋은 친구들, 도반들의 미소 속에서도 느낄 수가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것들이 행복이라고 느끼기 위해서는 나의 마음을 비우고, 또 비우고, 또 비우고 해야 하니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 자신도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내 눈앞에 있는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없게 만드는 색안경을 벗어야 되고.
그러자면 나의 마음 속에서 '나'를 버릴 수 있어야 하고.
'나'를 빼버린 그 자리에 '너'를 넣어서, '너'가 없는 '나'라는 것은 있을 수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그것이 나인지 너인지 모르는 채로 모든 행을 할 때,
모든 존재는 연기하는 관계속에서 서로 주고 받으며 살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 마음 속에서 비로소 나는 다른 존재들이 나에게 주는 자비로움과 사랑 속에서 살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며 행복한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내가 나를 버리려면, 먼저 내가 뭔지를 알아야지요.
버리려고 해도 뭔지 알아야 버릴 수가 있지 않겠습니까.
스님께서 항상 수행을 강조하시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참선을 하면서, 염불을 하면서, 예불을 올리면서, 절을 하면서,
공양간에서 음식을 준비하면서,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면서, 가득찬 쓰레기를 버리면서,
합창단에서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회의를 하면서, 대화를 하면서, 밥을 먹으면서
순간순간 떠오르는 나의 마음을 쳐다보면, 그 마음들이 버려야 할 마음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순간순간 떠오르는 그 마음들 중에서 버려야 하는 마음들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그래서, 나를 들여다보고 이것이 참된 나의 마음이 아니라고 생각되면
이것도 버리고, 저것도 버리고, 계속 버리다 보면 언젠가는 내가 가진 모든 '나'를 버릴 수 있겠지요.
그렇게 모든 나를 버린 자리에 무엇이 있을까요?
아무것도 없다고 하지만, 그 자리에는 우리의 참된 마음이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 참된 마음을 가지고 모든 일들을 하면 그 일들이 즐겁지 않을 수가 없고,
그 속에서 나를 보고, 나를 찾고, 행복한 마음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마음이 행복하면 그 마음은 감출래야 감출 수가 없습니다.
행복감 속에서 나오는 에너지는 나에게만 머물러 있지 않고, 주위의 모든 이들에게로 퍼져갑니다.
그러면 주고 받는 말 속에도 웃음과 미소가 늘 함께 하고, 그런 속에서 이루어지는 관계는
서로서로 신뢰하는 이심전심의 마음으로 이루어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승가를 이야기할 때 항상 조화로운 관계를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가 승가의 일원으로 불사와 수행을 함께 할 때 이런 관계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모든 이들이 조화로운 속에서 행복함을 찾게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모든 일들의 시작은 나를 정확히 아는 데 있고,
나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나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버려야 할 마음들을 더 버릴 것이 남아 있지 않을 때까지 버려야 합니다.
그러면 내 마음 속에 있는 부처로서의 성품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우리는 누구나 그 성품을 가지고 있고, 그것은 돈을 주고 사거나 투쟁을 해서 획득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그 자리에 항상 있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나 그것을 가리고 있는 먼지를 털어내고 나면
내 안에 원래부터 있음을 알게 된다고 하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법회때마다 사홍서원을 하고 나서 또는 맨 마지막에 "성불합시다"라고 하는 것이 이러한 의미이지요.

내 마음속에 티끌만큼이라도 불편함이 또는 불행함이 있다고 하더라도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이 그것을 털어내 없애줄 수 없습니다.
그것은 오직 나의 마음이기 때문에 나 자신만이 털어낼 수가 있습니다.
마음속 먼지들을 다 털어내고, 모든 분들이 다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

심광@바라밀  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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