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천수다라니계청(千手陀羅尼啓請)

   

천수천안 관자재보살 광대원만 무애대비심 대다라니 계청 (千手千眼 觀自在菩薩 廣大圓滿 無碍大悲心 大陀羅尼 啓請)

천개의 손과 천개의 눈을 가지신 관자재보살님이 끝이 없는 하늘같이 광대(廣大)하여 천 가지 만 가지로 모양과 색이 다른 일체 중생에게 조금도 차별 없이 원만하게 대하여 주시고 그 능력이 무량무변하여 일체 중생을 걸림 없이 구제하시는 그의 대비심을 깃든 이 대경(大經)을 스스로 깨치기(계몽하기) 위해 청하옵니다.

부처님은 한없는 하늘같이 넓으시고 밑이 없는 바다처럼 무궁무진한 능력을 가지신 불가사의한 존재이시다. 불가사의한 청정한 공덕을 햇님이 햇빛을 비추듯 끊임없이 우리에게 부어 주신다. 나의 마음, 나의 집안,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또한 모든 중생의 가슴 속에 한 없이 골고루 나누어 주신다. 이와 같이 부처님의 위신력은 누구에게나 미치지 아니하시는 곳이 없다. 온 중생, 온 세계, 온 우주는 부처님의 자비광명으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걸림이 없음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편견이 있거나 아집이 있거나 집착이 있으면 걸림이 있는 것이요, 걸림이 장애되어 일을 성사시키지 못하지만 부처님은 걸림 없는 위신력과 대비심으로 탄탄대로를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신다.

이와 같이 우리도 스스로 천수천안 관자재보살이 되어 천 개의 눈으로 배우자에게나 가정에서나 직장에서 할 일을 빠짐없이 찾아 살피고 천 개의 손으로 할 일은 남김없이 처리함이 넓고 크고 원만하여 막히는 데가 없이 자비와 지혜를 충만하게 하는 대다라니를 깨치기 위해 청한다.

 

가. 관세음보살 찬탄【 1 】기도의 힘

 

계수관음대비주(稽首觀音大悲呪)

원력홍심상호신(願力弘深相好身)

천비장엄보호지(千臂莊嚴普護持)

천안광명변관조(天眼光明遍觀照)

 

계수관음대비주(稽首觀音大悲呪)

‘계수(稽首)’란 머리를 조아린다는 뜻이다. 이 뜻에서 귀의(歸依) 또는 귀명(歸命)이라는 뜻으로도 사용한다. 머리를 조아린다, 귀의 혹은 귀명한다는 뜻은 몸과 마음을 모두 던진다 혹은 바친다는 깊은 뜻을 가지고 있다.

부처님의 거룩한 가르침을 배우고자 하는 마음 자세가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자기의 몸과 마음을 다 바치고자 하는 하심이 우선 되어 있어야 한다. 하심이 되어 있지 않은 경우 아무리 좋은 경전을 공부한다고 해도 교만한 마음에 가리어 참다운 부처님의 세계에 들어갈 수 없다. 삼세제불(三世諸佛)이 깊은 깨달음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었던 마음은 모두 모든 마음이 비워진 상태였다. 그와 같이 비우기 위해 우선 머리를 조아리고 내 몸과 마음을 다 바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머리를 조아리고 몸과 마음을 다 바치기 위한 수행법 중 하나가 절이다. 108배, 3천배, 만배 등 끊임없이 몸에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절을 하면 교만한 마음이 사라지고 하심이 되면서 참다운 불제자가 되는 원력(願力)이 생긴다. 이 길 가운데 해탈이 있고 열반이 있으며 정각(正覺)이 있다.

 

‘관음대비주(觀音大悲呪)’란 관세음보살님의 대자대비하신 마음이 깃들어 있는 신령스러운 주문이란 뜻이다. 곧 천수경을 의미한다. 그러기에 계수관음대비주(稽首觀音大悲呪)란 ‘거룩하시고 대자대비하신 관세음보살님의 대비심이 깃들어진 이 천수경에 내 몸과 마음을 다 바칩니다.’라는 뜻이다.

 

원력홍심상호신(願力弘深相好身)

원력(願力)앞에 원아(願我)가 생략되었다고 보고 해석한다. 계수관음대비주하는 수행자가 관세음보살님께 제가 원력을 넓고 깊게 가져 원력 따라 행하겠사오니 관세음보살님의 상호를 가진 몸으로 화현 되게 하여 주시기를 원하옵니다라는 뜻이다. 즉 관세음보살님께서 넓고 깊은 원력을 세우시고 수많은 겁 동안 그 원력을 실행하여 거룩한 상호를 가진 몸을 이루셨으니 나도 그와 같이 넓고 깊은 원력을 세워 수많은 겁을 통하여 수행해야 할지라도 구경에 관세음보살님의 원력의 경계와 상호를 닮아가겠다는 수행자의 원력이다.

원력을 가진 사람은 보통 사람과 다르다. 사홍서원이나 여래십대발원문의 예를 봐도 그 원력이 얼마나 거대하고 거룩한가를 알 수 있다. 일체 중생과 허공을 가슴에 안고자 하는 원력이다.

 

천비장엄보호지(千臂莊嚴普護持)천안광명변관조(天眼光明遍觀照)

여기에서도 천비(千臂) 앞에 원아(願我)가 생략된 것으로 해석한다. 관세음보살님께 천개의 팔로 연약한 저를 장엄하여 주시고 필요한 것을 보급하여 주시며 위험으로부터 보호하여 주시고 항상 평등심을 유지하게 하여 주시기를 원하옵니다. 그리고 천안(天眼)의 광명(光明)으로 원력을 세운 저를 두루 살피시어 저에게 있는 모든 어두움을 밝혀주시기를 원하옵니다.

그리고 저도 관세음보살님과 같이 많은 중생을 위해 천비장엄보호지하고 천안광명변관조할 수 있는 보살로 화현할 수 있게 하여 주시기를 앙원합니다.

관세음보살님의 무한한 위신력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동시에 기도를 통해 그와 같이 닮아갈 수 있음을 설하고 있다. 기도를 통해 얻지 못할 것이 없으며 자유자재의 문이 열림을 의미한다. 얻지 못할 것이 없고 자유자재한 문이 열린다 함은 기도를 지극정성으로 하면,

첫째 업자재(業自在)해 진다. 기도를 하면 업이 녹아 내려 업장이 소멸된다. 기도를 하면 좋은 업을 짓게 되고, 기도를 하며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좋은 업이 쌓이게 된다. 오랜 세월 기도를 계속하는 사람의 마음에는 부처님 생각으로 가득차 입으로 나오는 말이 모두 부처님 말씀이고 생각과 행동이 모두 불사(佛事)의 업으로 승화된다. 마음 가운데 부처님을 모시면 부처님과 하나 되어 성불하지만 부처님을 잊어버릴 때는 악마와 하나 되기 쉬워 고통이 따른다.

둘째 심자재(心自在)하여 진다. 기도하는 작업은 부처님을 만나는 작업이다. 부처님을 만나 마음속에 부처님을 모시게 되니 어디를 가나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음으로 행복하고 부처님의 가피를 입으니 불가능이 가능하게 되고 마음 따라 모든 것이 이루어지니 마음이 항상 안정되고 여유로워지며 무한한 번창의 길이 열린다.

셋째 재자재(財自在)해 진다. 기도를 열심히 하는 사람의 마음은 부처님의 마음과 같아져 항상 베풀기를 좋아하니 그 공덕 하나하나가 모여 한없는 공덕이 쌓이게 된다. 한없는 공덕이 쌓인 부처님의 제자에게는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그를 해결할 재(財)가 따르게 된다. 우리들이 재물 때문에 곤경을 느끼는 것은 지은 바 복업(福業)이 자기의 필요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들이 부처님 전에 기도를 하게 되면 마음이 맑아져 저절로 부처님 전에 공양을 올리게 된다. 이렇게 올리는 정성이 곧 복업을 짓게 한다. 그래서 꾸준하게 기도하는 마음은 그 사람을 재물이 넉넉한 경계로 이끌어 간다. 궁핍 할수록 재물에 곤란이 있을수록 열심히 기도하면 실재로 이와 같은 경계가 열리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넷째 명자재(命自在)하여 진다. 기도를 통해 마음 가운데 탁한 오염을 자꾸만 씻어내고, 죄를 짓지 않고 참된 마음으로 살아가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질 수밖에 없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은 자기의 죽음을 자기가 선택할 수 있는 자재력이 있는 사람이 된다. 부처님께서는 3개월 전에 운명하실 때를 아시고 그것을 제자들에게 말씀드리고 물어볼 것이 있으면 부처님이 살아 계시는 동안에 물어보게 하시고 구시나가라 사라쌍수 나무 아래로 찾아 가셨다.

역대 조사들 가운데도 명을 자재하신 스님들이 계신다. 한 스님께서 그의 시자에게 초여름에 말씀하시기를 내가 이제 가야할 때가 되었나보다. 10월 달쯤 갈까한다. 시자가 대답하기를 스님은 아직도 건강하신데 왜 그렇게 빨리 가시려고 하십니까. 지금 건강해도 갈 때가 되면 가야 하느니라. 안 됩니다, 스님. 10월 달은 김장때라 그 때 돌아가시면 김장하기 바쁜 사람들에게 장례까지 치러야할 어려움을 줍니다. 어허, 그러면 김장 끝나고 가면 되겠구나. 아닙니다, 스님. 김장이 끝난 후 가시면 날씨가 너무 추워 장례 치루기 위해 사람들을 너무 고통스럽게 합니다. 어허, 그러면 봄에 가면 되겠구나. 시자는 그만 말문이 막혔다고 한다. 그리고 그 스님은 그 이듬해 입춘을 넘기고 대중 스님들을 모아 놓고 이제 가도 아무도 말할 사람 없겠지 라고 하시며 제행무상법문을 하시고 떠나셨다한다.

다섯째 생자재(生自在)해 진다. 기도를 열심히 하는 사람은 그의 정성에 맞는 좋은 곳에 태어난다. 그러하니 내생에 복 있게 태어나려면 금생에 기도를 열심히 해야 한다. 부유하고 고귀한 집안에 태어나는 경계가 모두 생자재(生自在)이다. 부처님은 도솔천에 계시면서 생모를 택하시고 마야부인에게 태몽으로 그 소식을 알려 드렸다고 한다.

노화(老化)되어 병든 몸으로 병원에 가서 수술하고 고통 속에서 한 해 두 해 더 오래 살려고 하기보다 평소에 대비주기도 지극정성으로 하여 가야 할 때 가서 생자재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머리 숙여 몸과 마음을 다 바치는 기도를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관세음보살 찬탄【 2 】무위심(無爲心)의 위력

 

진실어중선밀어(眞實語中宣密語)

무위심내기비심(無爲心內起悲心)

속령만족제희구(速令滿足諸希求)

영사멸제제죄업(永使滅除諸罪業)

 

진실어중선밀어(眞實語中宣密語)

문장의 내용으로 보아 ‘진실어’ 앞에 원아(願我)가 생략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된다. ‘관세음보살님, 제가 진실한 말을 하게 되고 그 말 가운데 비밀스럽게 가피를 내리는 말이 퍼져나가기를 원하옵니다.’

업장이 있는 우리들의 입장에서 관세음보살님과 같이 진실한 말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에 관세음보살님의 진실한 말을 할 수 있고, 그 말씀 속에 대중에게 이익이 되는 비밀스런 말씀이 있는 자기로 승화시키는 원을 발하는 것이다. 즉 관세음보살님을 닮아 진실어중선밀어하는 자기로 승화하기를 원한다.

관세음보살님의 말씀은 참다운 열매이다. 관세음보살님의 말씀은 진리이고 법(法)이기 때문에 그를 따르는 자는 무한한 영광과 번영을 가져오는 비밀스런 말씀을 느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관세음보살님의 말씀을 받아들일 만한 마음 자세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마음의 눈이 열리지 않고 마음의 귀가 열리지 않아 부처님의 말씀을 듣지만 비밀스런 말씀의 가피를 입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다.

 

무위심내기비심(無爲心內起悲心)

여기에서도 ‘무위심’ 앞에 원아(願我)가 생략되었다고 본다. ‘관세음보살님, 제가 관세음보살님을 닮아 무위심의 경지에 이르고 그 무위심에서 대자대비한 마음이 일어나기를 원하옵니다.’

무위심(無爲心)이란 관세음보살님의 마음과 같이 전혀 바라는 마음이 없음으로 오염이 없는 청정한 마음이다. 오염이 있는 마음, 부정(不淨)한 마음은 ‘나’가 있는 마음이다. ‘나’가 있는 마음은 아상(我相)이 있게 되고, 아상이 있는 마음은 자기를 위해 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게 되고, 구하고자 하는 마음은 이기심을 일으켜 욕심을 일으키고, 욕심은 집착을 불러온다. 집착은 불만을 가져오고 불만은 괴로움의 원인이 된다. 이와 같은 이유로 ‘나’가 있는 마음은 탐욕에 물들기 쉽다. 베풀기를 싫어하고 끌어 들이기를 좋아하는 마음이니 병든 마음이다. 이와 반대로 무위심(無爲心)은 오염되지 않은 청정한 마음이다. 청정한 마음은 관세음보살님의 마음으로 베풀기를 좋아하는 마음이다. 베풀기를 좋아하는 마음이므로 무위심(無爲心) 가운데 대비심(大悲心)이 일어난다고 하는 것이다. 무위심이 관세음보살님의 마음인 것과 같이 중생을 거두어 주시는 대비심도 관세음보살님의 마음이다. 이와 같음으로 관세음보살님의 마음을 닮아 가기 위해 ‘머리를 조아리고 몸과 마음을 다 바쳐 기도’하면 그 공덕으로 청정한 무위심을 이루게 되고, 무위심에서 관세음보살님의 대비심이 솟아나 무한한 공덕을 쌓는 마음이 된다.

 

속령만족제희구(速令滿足諸希求)

‘속령만족’ 앞에 원아(願我)가 생략되었다고 본다. ‘관세음보살님께서 저로 하여금 제가 희망하고 구하는 바가 모두 하루 속히 만족되도록 하여주시기를 간절히 원하옵니다.’

관세음보살님께서 저로 하여금 관세음보살님을 닮아가기 위해 제가 희구(希求)하는 바, 진실어중선밀어(眞實語中宣密語) 무위심내기비심(無爲心內起悲心)를 모두 하루 속히 이룰 수 있게 하여주소서라는 원이다.

씨를 뿌리고 밭을 가는 사람은 부처님의 가피를 받아 반드시 좋은 수확을 하게 되지만, 씨도 뿌리지 않고 밭을 갈지도 않는 사람이 수확만 많이 거두려고 하면 괴로운 일만 생긴다. 씨를 뿌리고 밭을 가는 사람의 마음은 무위심이고 무위심의 마음을 가진 사람은 관세음보살님의 가피를 받아 모든 원하는 바를 남김없이 성취할 수 있지만, 씨를 뿌리지도 않고 밭을 갈지도 않고 수확만 많이 하려는 사람은 유위심(有爲心)의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탐욕의 씨를 뿌리는 사람들이라 괴로움과 질병이 따르게 된다.

 

영사멸제제죄업(永使滅除諸罪業)

‘영사멸제’ 앞에 원아(願我)가 생략된 것으로 본다. 관세음보살님께서 저의 모든 죄업이 영원히 소멸되고 제거될 수 있도록 하여주시기를 간절히 원하옵니다.

무위심을 닦는 사람은 마음 가운데 모든 번뇌 망상을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머리를 숙이고 몸과 마음을 다 바쳐 관세음보살님께 기도하는 사람은 관세음보살님의 가피를 입어 수많은 겁을 지내오면서 쌓아온 모든 죄와 업장이 한꺼번에 소멸된다. 죄가 소멸되지 않았을 때는 유위심의 마음이니 죄와 업장이 모두 소멸되어야만 청정한 마음을 이루게 되고, 청정한 마음이 곧 무위심이다. 무위심에서 대비심이 일어남으로 이 마음이 곧 부처님의 마음이다. 부처님의 마음을 이루면 이 세상에 이루지 못할 것이 아무 것도 없는 마음이 된다.

 

관세음보살 찬탄【 3 】삼매(三昧)의 신통(神通)

 

천용중성동자호(天龍衆聖同慈護)

백천삼매돈훈수(百千三昧頓薰修)

수지신시광명당(受持身是光明幢)

수지심시신통장(受持心是神通藏)

 

천용중성동자호(天龍衆聖同慈護)

지극한 기도로써 모든 죄와 업장을 소멸한 사람은 하늘의 용과 많은 성현(聖賢)들의 자비하신 보호를 한 없이 받는다는 뜻이다. 천용 팔부 신장님들의 보호를 받는 것은 보호를 받는 사람의 그릇 따라 받는다. 그릇이 작으면 작은 대로, 크면 큰대로 보호를 받으나 그릇이 다른 물건으로 가득 채워져 있으면 화엄신장님들께서 자비하신 보호를 내려주시려 해도 받을 틈이 전혀 없는 것이다. 파이프가 막히면 물이 흘러들어갈 수 없듯이 신장님들의 보호의 기운이 전혀 통할 수 없이 막힌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사람들은 악귀와 액운이 따르는 사람들이니 몸과 마음을 다하여 ‘화엄성중’기도나 ‘관세음보살’ 기도를 꾸준하게 하여 막힌 구멍을 뚫고 그릇을 한 없이 키워야한다. 천용 팔부 신장님들은 이 우주에 가득하다. 그들은 부처님의 제자들을 악귀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소임으로 하고 있다. 우리가 진실한 부처님의 제자가 되기 위해 노력을 다하면 그들은 항상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우리를 자비하신 원력으로 보호하여 소원성취를 하게 하신다.

 

백천삼매돈훈수(百千三昧頓薰修)

막힌 파이프를 단번에 뚫는 힘이 백천삼매돈훈수이다. 삼매에는 정삼매(正三昧)와 사삼매(邪三昧)가 있다. 사삼매는 당구나 노름 같은 일에 열중하는 것으로 영원성이 없는 삼매이고, 정삼매는 기도를 정성들여 꾸준히 오랜 세월 하게 되면 마치 깊고 넓은 저수지에 물이 고이듯 정신력의 저수지가 형성된다. 저수지 수문을 열면 강력한 수압을 가진 물이 터빈을 돌려 발전시키듯 정신력의 저수지 수문을 열면 막힌 파이프 구멍을 확 뚫고 정신력의 물이 다시 막히는 일 없이 영원히 자유자재로 흐르게 하는 경지를 삼매돈훈수라 하는데 저수지에 물이 고이는 과정을 향기와 같이 은은히 스며든다고 하여 훈수(薰修)라 한다. 이와 같이 흐르는 물은 수천가지로 이용될 수 있으므로 그 용도에 따라 백천삼매돈훈수라 한다. 백천삼매돈훈수가 되면 모든 죄와 업장이 소멸되었을 뿐만 아니라 수지신시광명당(受持身是光明幢) 수지심시신통장(受持心是神通藏)이 되는 것이다. 즉 천안(天眼), 혜안(慧眼), 법안(法眼), 불안(佛眼)이 열리는 것이다.

 

수지신시광명당(受持身是光明幢)

몸에는 광명(光明)의 깃발을 받아 지녔다고 했다. 백 천 가지 삼매에서 깨달은 바를 실천하여 보니 삼매에서 깨달은 것들이 모두 진실임을 확신하게 되어 자신감이 넘치게 된다. 본인이 체험한 바를 중생에게 알리고자 하는 강력한 원력은 광명으로 샘솟아 깃발을 들고 조금도 구애됨이 없이 자신 있게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니다. 그 동안 공부 한 바를 중생을 위해 아낌없이 전법하는 깃발이다.

 

수지심시신통장(受持心是神通藏)

마음에는 신통(神通)의 보고(寶庫)를 받아 간직했다고 했다. 백천삼매돈훈수한 마음은 곧 신통 그 자체가 되었다는 뜻이다. 신통(神通)이란 말은 신령스러운 힘과 통하는 경계를 의미하고, 신통력이 자재한 여섯 가지 경계를 부처님의 경계라 한다.

첫째, 신족통(神足通)이란 세 가지가 있는 데, (1)은 생각하는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는 경계, (2)는 마음대로 상(相)을 바꿀 수 있는 변화무쌍의 경계, (3)은 외계(外界)의 대상을 마음대로 하는 수의자재(隨意自在)의 경계이다. 수의자재(隨意自在)의 경계는 현재까지 부처님만이 할 수 있었던 경계로 성여의(聖如意) 경계라고도 한다.

둘째, 천안통(天眼通)은 우주 법계를 망라해 모든 것의 원근(遠近)을 가리지 않고 모두를 꿰뚫어 볼 수 있는 경계를 말한다.

셋째, 천이통(天耳通)은 우주 법계를 망라해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경계를 말한다.

넷째, 타심통(他心通)은 타인의 마음 속 모든 선악의 작용을 꿰뚫어 아는 경계를 말한다.

다섯째, 숙명통(宿命通)은 자타(自他)의 과거세의 생존 상태를 모두 아는 경계를 말한다.

여섯째, 누진통(漏盡通)의 누진(漏盡)은 번뇌가 다 흘러버리고 더 이상 흐를 것이 없음을 의미하니 누진통은 두 번 다시 미계(迷界)에 태어나지 않는 경계를 말한다.

이들 여섯 가지 신통을 육통이라 하고, 육통 중 천안, 숙명, 누진의 3통을 삼명(三明)이라 하며, 합하여 삼명육통(三明六通)이라 한다. 육신통은 모두 혜(慧)를 본질로 하고, 그 중 누진통을 제외한 5신통은 사선(四禪)을 닦음으로서 증득하므로 성자뿐만 아니라 범부도 닦을 수 있다한다. 누진통은 부처님만이 체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세음보살 찬탄【 4 】지혜의 방편문(方便門)

 

세척진로원제해(洗滌塵勞願濟海)

초증보리방편문(超證菩提方便門)

아금칭송서귀의(我今稱誦誓歸依)

소원종심실원만(所願從心悉圓滿)

 

세척진로원제해(洗滌塵勞願濟海)

세척(洗滌)이란 씻어버린다. 진로(塵勞)란 티끌 수만큼 많은 노고(勞苦)이니 괴로운 번뇌 망상이다. 제(濟)가 건널 제이므로 원제해(願濟海)는 바다를 건너기를 원한다. 괴로운 번뇌 망상을 씻고 또 씻어 마음이 가볍고 맑고 밝아지도록 바다를 건너 사바세계에서 열반의 세계에 가기를 원한다. 그러면 괴로운 번뇌를 어떻게 씻을 것인가? 대비주를 간절히 염송(念誦)한다든지, 천수경 전체를 지극한 정성으로 외우고 사경하고 부처님께 공양올리고, 사수관을 지극히 하여 과거에 지은 업을 찾아 소멸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결국 번뇌 망상을 씻어버리고 바다를 건너 사바세계에서 열반의 세계에 가기를 원한다는 뜻이다.

 

초증보리방편문(超證菩提方便門)

초(超)는 뛰어 넘는다는 뜻이고 증보리(證菩堤)는 보리, 깨달음을 증득한다는 뜻이다. 합하면 깨달음을 증득함을 초월하였다는 뜻이니, 증득함을 초월한다는 것은 증득하였다고 만족하지 아니하고 증득하였어도 증득하였다는 생각 없이 계속 기도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말한다. 그렇게 하면 방편문(方便門)이 열린다는 의미가 된다. 방편문이 열린다는 것은 모든 문제를 자유자재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아이디어, 지혜가 한 없이 샘솟아나는 문이 열린다는 뜻이다. 보리를 얻었어도 그에 만족하지 아니하고 기도를 계속해 나아가면 무진장한 지혜가 필요에 따라 저절로 솟아남을 말씀하고 있다.

 

아금칭송서귀의(我今稱誦誓歸依)

칭(稱)은 부르다 칭찬하다이고 송(誦)은 외다 암송하다이다. 초증보리방편문을 꼭 성취하고 말겠다는 대원을 세우고 대비주기도에 전념(專念)하는 것이 칭송(稱誦)이고 관세음보살을 부르고 다라니를 일념으로 외는 가운데 진실어중선밀어(眞實語中宣密語)를 몸소 느껴 한없는 신심(信心)이 쌓이게 되고 정진하는 마음은 더욱 굳어져 관세음보살님께 감사하고 관세음보살님께 맹세코 귀의하리라는 마음이 강력히 표출된다. 이 뜻이 서귀의(誓歸依)이다. 이 마음은 관세음보살님을 닮아가고 관세음보살님과 하나가 되어가고자 하는 마음이다. 이 길만이 나의 존재를 바로 깨닫고 가정을 행복하게 하고 소원을 성취할 수 있게 한다는 신념이다.

 

소원종심실원만(所願從心悉圓滿)

소원(所願)은 원하는 바이고, 종심(從心)은 마음 따라 이며, 실(悉)은 다하다, 다 갖추다 이니 실원만(悉圓滿)은 원만하게 모두 이루어지이다 이다. 모두 합치면, 관세음보살님, 저의 소원하는 바가 저의 마음 따라 모두 원만히 이루어지게 하여 주소서가 된다. 기도하는 마음이 굳어지고 발심하여 관세음보살님님께 귀의할 것을 맹세하면 소원하는 바가 마음 따라 모두 원만히 성취된다는 뜻이다.

세척진로원제해(洗滌塵勞願濟海)하여 모든 번뇌 망상을 깨끗이 씻고 이 사바세계에서 바다를 건너 열반에 갈 원을 세우고, 끊임이 없는 기도를 하여 어떠한 번뇌도 지혜의 문을 가리지 않게 하면 초증보리방편문(超證菩堤方便門)을 하게 된다. 보리도(菩提道)를 깨달았어도 깨달은 줄 모르고 계속 정진하다 보면 지혜의 문, 방편문이 열려 필요한 모든 아이디어가 필요에 따라 샘솟아 올라옴에 관세음보살님을 찬탄하고 귀의할 것을 맹세하게 되며, 모든 것이 마음 따라 원만히 이루어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