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성도재일을 맞아 2013년 1월 19일 저녁 성도재일기도에 동참했다. 기도에 동참하여 신묘한 경험을 하였기에 이를 우리 법우님들과 함께 나누고자 불타사 게시판에 올림니다.

 기도 시간은 7시 55분에 시작해서 12시 30분에 끝난다고 하기에 나는 기도하는 리듬을 만번의 관세음보살을 정근하고 백팔배를 하기로 마음먹고 기도에 들어갔다. 이렇게 하면 한시간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예상되었다.

 예불을 하고 난 뒤 자리에 앉아 관세음 보살정근을 시작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오천번 정도 정근을 했을 때쯤 나의 얼굴과 머리에 열이 많이 나고 땀이 나기 시작했다. (너무 더웠다.)

나는 평소에 손발이 차가워져서 여름에도 견디기 힘들 때가 자주 있었다.  이때 스님께서 하시던 말씀이 문득 떠 올라 아래로 열을 내려 보내기 시작했다.  처음 느껴보는 느낌이었다. 발이 따뜻해지면서   머리와 얼굴이 너무 시원해졌다.   이때 기분을 표현하자면 힘들게 산을 올라 정상에서 불어보는 바람을 맞으면 느끼는 상쾌함이랄까.   사실 말로는 다 표현 할 수 없이 시원함이 느껴졌다. (예전에도 시도해 보았지만 아래로 기운이 내려 가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기도에서는 생각과 동시에 …정말 신기했다.)

이 기분을 느끼다보니 어느듯 만번의 관세음보살 정근이 끝났다.

일어나 백팔배 절을 하는데 끝부분에서 조금 힘들었다.

 정근을 하기위해 자리에 앉으며 나는 생각했다.  절을 하기에 힘드는데 그냥 앉아서 정근만 할까하고. 이천번도 하기전에 오른쪽 다리에 통증이 왔다. 예전에는 아프지 않은 다리였다.

다리가 너무 아파서 빨리 일어나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다.   힘들게 만번의 정근을 마치고 일어나니 너무 행복했다. 그리고 다시 백팔번의 절을 할 때 처음과는 달리 너무 즐겁고 행복한 마음에 언제 백팔번 절을 했는 지도 모를 정도였다.  다시 정근을 시작했을 때 다리의 통증은 오지 않았다.

 그리고 난 여러가지 경험을 하게 되었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몸이 편안해지니 너무 행복했다.  믄득 나는 기도하는 내 모습이 보고 싶었다.

그래서 내 모습을 내려다 보니 나 혼자서 어느 동굴속에서 관세음 보살인지 석가모니 부처님이신지는 잘 모르지만 불상앞에서 지금 기도하는 내모습이 그대로 보였다. 입고 있는 옷이며 염주며  지금의 내 모습 그대로였다.   너무 신기한 마음에 더욱더 열심히 기도를 했다. 

얼마쯤 지났을까 동굴속 기도하는 자리가 넓어 지더니 어느새 안개가 바닥에 깔리기 시작했다.

불상이 안 보일까봐 난 열심히 불상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러다가 기도하는 내모습에 눈을 돌리다가 안개가 낀 바닥을 보게 되었는데, 너무나 굵고 긴 무엇이 꿈틀거리면서 내 앞으로 지나가고 있었다. 무섭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이것이 무엇이며 어디에서 들어 오는가 싶어 고개를 왼쪽으로 돌려보니 휜하게 밖에 햇살이 동굴속으로 비치고 있었다. 햇살이 비치면서 안개를 서서히 사라졌다.

 모든것이 사라진 바닥을 쳐다보니 가뭄에 땅이 조각조각 갈라지듯 그렇게 되어있었다.

이곳에서 더 기도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 다른곳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새 기도하던 동굴 밖 산기슭에 앉아 기도하는 내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산기슭에 앉아 기도하는 내모습이 왜그리도 예쁘고 잘 생겼는 지, 이리저리 살펴보아도 어느 한 곳 험 잡을 수 없이 완벽했다.  

저절로  미소가 나왔다. 정말 행복하다고 느껴졌다.

순간 스님의 말씀이 떠 올랐다.    내 자신을 낮추어야 한다 하셨는 데  내가 이렇게 최고로 보이니 어쩌면 좋단 말인가.  

 이번 성도재일 기도를 마치면서 스님의 법문을 듣고 다시 한 번 내 자신에게 다짐해 본다.  죽어서 내 혼령이 내 업에따라 행동하고 부모를 선택하고 태어나서 살다가 다시죽고..

몸은 지수화풍으로 이루어졌기에  죽을 때 빌려온 모든것 돌려주고 내 것이라고는 내 업에 따라 남은 내 혼령이 뿐이라한다.

다시 태어날 내 혼령이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더욱 더 열심히 기도 하리라.

 이번 성도재일기도에서 내가 느낀 가장 큰 것은 혼자 기도하는 에너지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에너지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체험했다.   처음 기도를 시작할 때 동참자가 10여명이었기에 기도가 끝나고 돌아섰을 때, 무설전을 가득채운 많은 동참자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의 기도가 힘이되어 이러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되었다.

4시간 30분이 길다고 생각하면 아주 긴 시간이다. 그런데 난 조금 더 했으면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   내가 가 보고 싶은 곳으로 더 가 보고 싶었다.   4시간 30분이 이렇게 짧게 느껴보긴 처음이였다.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너무 맛이 좋으면 다음에 그 음식을 보면 망설임도 없이 그 음식에 먼저 손이 가게 됩니다.   기도의 참 맛을 우리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모든 불자님들 우리 함께 저녁기도에 동참하시어 각자의 원을 세워 기도하는 도량을 함께 만들어 갑시다.  저녁기도에서 뵙겠습니다.

성도재일 기도에 동참한 이 청정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