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미신(迷信)인가 우상(偶像) 숭배인가?


미신(迷信)이란 미혹(迷惑)한 대상을 믿는 신앙이라는 뜻이고, 우상(偶像)이란 목석(木石)이나 쇠붙이로 만든 하느님의 형상을 뜻하며, 우상을 숭배하는 종교라는 것은 목석이나 쇠붙이로 만든 하느님의 형상을 믿는 종교이니 참된 하나님을 믿는 종교가 아니라는 뜻이다.

불교를 미신(迷信)이라거나 우상(偶像)을 숭배하는 종교라고 하는 말을 가끔 듣게 되는데 그 말을 하는 사람은 불교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참되지 못한 우상에 현혹되어 믿는 종교라고 표현함으로서 자신이 믿는 종교가 오직 유일한 참된 하나님을 믿는 종교라는 우월성(優越性)을 표현하고자 하는 뜻으로 이해된다.


불교인(佛敎人)이 보는 불교(佛敎)란 무엇일까? 무엇을 믿는 종교인가?

먼저 불교(佛敎)의 불(佛) 자(字)는 깨달으신 분이란 뜻이고, 교(敎) 자는 그분께서 깨달으신 바를 가르쳐 주시는 종교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부처님이란 깨달으신 분을 부르는 이름인 보통 명사인데, 그분이 깨달으신 후 말씀하시기를 ‘나는 하나님도 아니고 사람을 초월하는 어떠한 신(神)도 아니며 너희들과 똑같은 사람’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그 당시 있었던 하나님을 믿는 브라만종교도 하나님이 직접 만들어 사람에게 내려주신 종교가 아니고, 어떤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함으로서 특정한 이익을 얻기 위해 하나님을 가탁해서 만든 종교라고 하셨다.

이렇게 만들어진 종교 이념에 의해 자기편의 이익을 보호하고 남을 이용함으로서 불평등한 사회가 형성되고, 소수의 사람들은 그들의 권위와 부(富)를 누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가난과 질병의 사슬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고 하시며 보통 사람들을 가난과 질병의 사슬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하나님을 믿는 종교인 브라만의 교리를 부정하셨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생명체들이 이 세상에 태어나 살다가 죽는 이치는 연기(緣起)함에 있다고 하시고, 어떠한 생명체도 태어나기 위해서는 무엇인가에 연(緣)하여야 태어나고, 살기 위해서도 무엇인가와 연하여 살다가 그 연이 다하면 죽는 것이라 하셨다.

그리고 죽었다고 하더라도 본질적으로 죽지 않고 여여(如如)하게 존재하는 성질(性質)이 있어 이를 진여(眞如)라고 하는데, 이 진여에 기록되어있던 전생에 지은 업(業)이 새로운 연(緣)을 만나면 새로운 생명으로 또 태어나게 되는 것이므로 죽었다고 해도 죽은 것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고(윤회), 생명이 태초에 시작한 때는 시작이 없는 예로부터 시작하였고, 생명이 끝나는 때는 끝이 없는 미래라고 하셨다.

이 진여와 업(業)의 작용을 마음이라고 부르는데 이 마음은 공간적으로 한없이 미세할 수도 있고, 또한 한 없이 넓고 깊을 수 있어 이 우주를 싸고도 남음이 있는 영역(領域)을 내왕할 수 있으며, 그 능력은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물론이고 하나님 이상의 것을 만들어 낼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는 무한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셨다.


이렇게 무한한 시간과 공간 그리고 능력은 일체 생명체 누구에게나 공유(共有)되어 있고 또 각자의 생명은 자기에게는 가장 중요한 것이니 모든 생명체를 자비로써 대해야 한다고 하시며 일체생명체의 평등의 원리와 서로 함께 평화로워야 할 이치를 말씀하셨다. 생명존중 사상과 평화주의(비폭력주의)를 불교의 자비(慈悲)사상이라 하고, 그를 실천하는 사람을 보살이라고 했다.

이러한 자비사상과 보살행의 원리는 연기(緣起)사상에서 나오는 것인데 연기란 사람이나 사람 아닌 것, 모양이 있는 것이나 모양이 없는 것, 일체 존재는 서로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그물망처럼 한 쪽에서 당기면 반드시 어느 곳에 있는 존재에게나 영향이 좋든 나쁘든 미치게 되는 것이다.

내가 좋은 일을 해서 좋은 영향을 남에게 미치면 그 영향이 돌아서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좋은 영향이 나에게 오게 되고, 나쁜 일을 해 남에게 해를 끼치면 그 영향이 돌아서 결국은 나에게 돌아오게 된다고 하셨다. 이 원리는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격언으로 전해오는데 이를 업(業) 혹은 과보(果報)라고 한다.

내가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한 것이 그대로 나의 진여에 기록되어 있다가 그에 상응하는 연을 만나면 발아(發芽)하게 된다는 설이다. 어떤 운동을 하는 사람이나 사업하는 사람이 자신의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한 결과를 자기가 거두게 되는 것은 자기의 마음에 진여가 있고 그 진여에 자기가 한 행동이 그대로 기록되어 내생에 이를 가지고 간다는 인과법(因果法)이고 연기설이다.


부처님께서는 또 모든 생명체는 법신(法身), 보신(報身), 화신(化身) 삼신(三身)을 공유(共有)하는데, 법신이란 진리의 몸이고 일체 생명체가 보편적으로 누구나 똑같이 가지고 있는 참몸, 죽지 않는 몸, 진여(眞如)라고도 부르고 법신이라고도 부르는 몸이 있다고 하셨다. 그리고 자기가 행한 업의 과보로 받는 몸이 있는데 이를 보신(報身)이라 하고 수행을 많이 해서 자기 몸을 자기가 나투고자 하는 때와 장소와 형상으로 나툴 수 있는 몸을 화신(化身)이라 했다. 불교에서 선행(善行)을 권장하고 또 깨달음을 얻고자 수행을 중시하는 원리가 바로 연기법(緣起法)과 삼신불(三身佛)에 있다.


지동설(地動說)을 증명한 갈릴레오 (Galileo Galilei 1564-1642)는 구약성서 시편 (Psalm) 104:5에서 말씀하신, “the Lord set the earth on its foundations; it can never be moved.” 와 구약 성서 (Ecclesiastes) 1:5에서 말씀하신, “and the sun rises and sets and return to its place, ..." 에 위배되는 설을 주장한 이단자라고 하여 1633년 6월 22일에 종신형을 받고 감옥살이를 하다가 1641년 1월 8일 가택연금 상태에서 사망한 예가 있다.

그러나 불교의 연기법은 근대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의 유명한 상대성 이론에서도 증명된 바 있고, 2008년 5월 19일자 중앙일보 기사에 의하면 아인슈타인은 그가 쓴 자필 편지에서, “신은 나에게 인간의 나약함을 드러내는 산물에 불과하다.”· · · “신을 믿는 것은 유치한 미신이며 · · ·”라고 했다.


불교를 미신(迷信)이나 우상(偶像) 숭배라고 하는 사람은 불교를 전혀 모르면서 하는 말이거나 자기 종교를 위해 불교를 비하(卑下)하고자 하는 의도적인 마음에서 하는 말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대한불교 조계종 시카고 불타사 주지 현성

2008.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