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바라밀 六波羅蜜

2015.10.20 22:42

현성스님 Views:3944

모든 사람들에게는 불성(佛性)이 있다. 불성은 우리들 마음에 본래부터 있는 자비희사(慈悲喜捨) 사무량심(四無量心)이다.

사성제(四聖諦), 팔정도(八正道), 육바라밀은 모두 우리들에게 본래부터 있는 이 사무량심을 인식하고, 접근하여, 활용하는 법을 정리하여 단계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이 가르침의 순서를 따르면 자신을 비롯하여 모든 존재들이 다 함께 모든 괴로움을 여의고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즐길 수 있다.

육바라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성제와 팔정도를 바르게 이해하고 실천하여 제법무아(諸法無我), 제행무상(諸行無常), 불생불멸(不生不滅), 연기법(緣起法), 사무량심(四無量心)을 충분히 이해하고 정념(正念)과 정정(正定)수행에서 무아(無我), 무상(無常), 무생(無生), 연기(緣起)를 체험하고, ‘나와 너라는 상대적인 개념이 없는 무분별(無分別)의식 반야에 들어가면, 무한이 잠재해 있는 사무량심(四無量心)이 발현함을 체험한다.

 

육바라밀은 사무량심을 실천해 모든 중생들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하고, 또 그 중생들로 하여금 불성에 접근하고 활용하는 법을 배우고 익혀 다른 중생들을 교화할 수 있는 보살이 될 수 있도록 지도하는 여섯 가지 실천 덕목(德目)이다. 그리고 바라밀이란 반야의 완성이란 뜻이다. 반야는 나와 너, 좋다 싫다, 옳다 그르다고 분별하는 분별의식이 없는 무분별의식이다.

나와 너를 상대적인 개념으로 보는 것이 아니므로 나와 너는 둘이 아니다. 나는 너의 도움을 받아 삶을 유지하고 즐길 수 있음으로 너에게 무한히 감사하고 너의 행복을 위해 무한히 보답코자 한다. 이와 같은 마음의 자세로 자비를 베푸는 보살은 자비를 베풀었다는 오만함이나 아상(我相)이 전혀 없다. 오히려 네가 건강하고 행복한 모습을 보고 나는 기쁘고 감사할 뿐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보살은 지혜의 완성인 바라밀을 실천하고 있는 보살이다. 육바라밀, 여섯 가지 덕목은 보시(布施)바라밀, 지계(持戒)바라밀, 인욕(忍辱)바라밀, 정진(精進)바라밀, 선정(禪定)바라밀, 반야바라밀이다.

 

1.보시(布施)바라밀: 무량하게 자비희사하는 마음으로 고통 받는 중생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려고 필요에 따라 응한다. 그 필요는 재물, 노동, 세상의 이치, 슬픔, 외로움, 두려움, 번뇌, 화를 다스리는 부처님의 법 등 한없이 베풀되, 베풀었다는 상이 전혀 없다.

 

2.지계(持戒)바라밀: 지계는 내가 당하기 싫은 것은 남에게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보살은 일체를 나의 큰 몸이라고 인식하고 있음으로 나와 남을 분별하지 않고, 좋은 것 나쁜 것을 분별하려는 생각도 없으며, 옳고 그르다고 시비하는 일도 없다. 그러므로 남에게서 이익을 보려는 생각도 없고, 남을 이용하려는 생각도 없다. 살생하려는 생각보다 방생하고 싶은 마음, 도둑질 하려는 생각보다 보시하고 싶은 마음, 사음하려는 생각보다 사랑해 주고 싶은 마음, 거짓말 하려는 생각보다 사실대로 말하려는 마음, 약물을 취하려는 생각보다 명쾌한 마음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 욕심, 집착, 화냄, 어리석음은 계를 범하는 원인이지만 보살은 나와 너를 분별하는 의식이 없고 나와 너는 둘이 아닌 이치를 체험해 알고 있음으로 이들로 인해 계를 범할 일이 없다. 이와 같이 보살은 계를 지닌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아도 계를 원만히 지니게 됨으로 지계바라밀을 실천하는 보살이다. 그렇지 못한 보살은 사성제와 팔정도 수행부터 다시 함이 바람직하다.

 

3.인욕(忍辱)바라밀: 인욕은 내가 당하여 싫은 것을 남이 나에게 가했을 때 내가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오는 대로 폭발하지 못하게 참는 것이다. 내가 당하여 싫은 것은 남이 나를 멸시하거나 모욕감을 줄 때, 비위를 거슬리게 하는 말이나 행동, 외로움, 두려움, 생노병사(生老病死)하는 몸과 마음의 고통, 좋아하는 것과 해어지는 고통, 싫어하는 것과 같이 있어야 하는 고통,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는 고통 등 다양하다.

인욕바라밀이 되기 위해서는 제법무아(諸法無我), 제행무상(諸行無常), 불생불멸(不生不滅), 연기(緣起), 사무량심(四無量心)의 이치를 바르게 이해하고 팔정도 수행에서 이들의 이치를 체험하게 되면, 내가 당하여 싫은 것도 좋은 것도 모두 나에게 쌓인 업의 소산임을 알고 업장소멸을 하면서 정념(正念)에 들고, 정념에서 정정(正定)에 들게 된다. 정정(正定)의 공()에서 현실세계의 연기(緣起)를 관하여 일체는 서로 인연 따라 생성되고 존재하므로 하나임을 알게 될 뿐만 아니라, 내가 이들로부터 받는 것은 무한하나 주는 것은 유한하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세상의 이치를 이해할 때, 내가 참아야 할 일은 처음부터 없는 것이다. 오직 나와 인연 된 중생들의 편안과 행복을 위해 자비희사로 이해하며 포용하고 베푸는 역할만 있다. 이 보살은 인욕바라밀을 실천하고 있다.

 

4.정진(精進)바라밀: 마음속에 모든 중생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장애가 되는 부정(不淨)한 씨가 작용하고 있는지 정밀히 살펴, 있으면 자비심으로 따뜻하게 감싸 부정을 청정한 사랑의 씨앗으로 변이하여 심고, 그 동안에 한 보시, 지계, 인욕바라밀을 세밀히 되돌아보고 더 잘 할 수 있는 법을 찾아 더 잘 할 수 있게 한다. 앞으로 닦을 선정과 지혜도 모든 중생들에게 이롭게 할 수 있도록 바르게 수행하기 위해 좋은 방편을 일심으로 참구한다. 행주좌와(行住坐臥)하는 일상생활 속에서 깨어있는 마음으로 매 순간 바라밀을 챙기고 있는지 알아차리고 실천해 사무량심이 본심에서 발현되어 모든 중생들이 고통에서 벗어나 편안하고 행복하게 삶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세밀히 노력하는 것이 정진바라밀이다.

 

5.선정(禪定)바라밀: 선정 수행 중 제법무아(諸法無我)를 깨달아 아공(我空)을 체험해 탐욕과 집착을 내려놓고, 제행무상(諸行無常)을 깨달아 법공(法空)을 체험하여 무념(無念), 무주(無住), 무아(無我), 무생(無生)으로 무위법(無爲法)에 통달하게 된다. 이를 선정바라밀이라 한다.

 

6.반야바라밀: 선정바라밀에서 수행자가 무념, 무주, 무아, 무생으로 무위법에 통달하게 되면 현상(現相)과 실상(實相)이 다르면서도 다르지 않게 볼 수 있는 지혜가 열린다. 예를 들면, 작품과 화가를 떼어놓을 수없는 이치와 같다. 이렇게 안과 밖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지혜를 묘관찰지(妙觀察智)라 한다. 그리고 현상에서 실상을 동시에 관찰할 수 있을 때, 그 실상에서 새로운 현상을 볼 수도 있게 되어, 새 작품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이것을 성소작지(成所作智)라 한다. 이와 같이 묘관찰지와 성소작지가 가능한 지혜를 반야바라밀이라 한다. 반야심경에 의하면 관자재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오온(五蘊)이 공한 것을 비춰보고 온갖 고통에서 건너느니라.”라고 했다. 여기에서, 오온은 현상이고 공()은 실상이다. 오온이 공한 것을 비춰볼 때, 오온은 오온이 아닌 것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보고 오온은 공하다고 바로 볼 수 있을 때 묘관찰지라 한다. 그리고 실상의 요소가 새롭게 연기할 때, 새로운 현상이 일어난다. 이 현상은 공에서 색이 나온 것이라 성소작지에 의하여 가능하다. 즉 색즉시공(色卽是空)은 묘관찰지에 의하여 가능하고, 공즉시색(空卽是色)은 성소작지에 의하여 가능하다. 이 두 가지 지혜와 평등성지(平等性智), 그리고 대원경지(大圓鏡智)는 반야바라밀에 의하여 가능하다.

 

팔정도를 수행하여 고통에서 자유로워진 보살은 육바라밀을 끊임없이 실천하는 보살이 되어 일체 중생이 모두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불국정토를 이루기 위해 기여해야 한다.

 

2015. 10.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