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인간(人間)

2015.12.15 19:13

현성스님 Views:3987

사람은 사람다운 사람도 있고 사람답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사람다운 사람은 중생들을 사랑과 자비로 대할 줄 알며, 예절이 바르고, 의리(義理)가 있으며, 시비(是非)를 바르게 가릴 줄 아는 사람입니다. 사람답지 못한 사람은 폭언, 폭행으로 상대를 위협하거나, 자기 이익을 위해 남을 속이고 도리에 어긋나는 짓을 보통으로 하는 사람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사람은 자기의 주제를 모르기 때문에 어리석다고 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몸과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 몸에 대해 아는 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자기 마음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습니다. 평소에는 몸과 마음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무관심하다가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피곤하거나 괴로울 때, 비로소 몸과 마음에 관심을 갖습니다.

인간(人間)이라 함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의미합니다. 가정, 사회, 직장 그 외 모든 대인 관계를 의미합니다. 대인관계에서도 자기 자신을 잘 모르기 때문에 실수하기 쉽습니다. 누구나 자기 몸과 마음에 대한 상식을 가지면 남을 이해하고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함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대인관계를 위해 육바라밀을 행할 것을 강조합니다. 여섯 가지 지혜의 완성입니다. 첫 번째가 보시바라밀입니다. 남에게 한없이 베풀되 베풀었다는 상을 내지 않는 것이 보시 바라밀입니다. 보시바라밀을 해야 하는 원리는 이러합니다. 한 사람이 살기 위해서는 다른 동물, , 물고기 등의 생명체를 먹어야 삽니다. 그러므로 사람은 누구나 다른 생명체에게 한없는 빚을 지며 살아갑니다. 뿐만 아니라, 공기, , 햇빛, 그리고 부모님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매일 생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나는 나 아닌 것의 도움을 받아 존재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식할 때, 내가 한 없이 베푼다고 해도 그 빚을 다 갚을 수 없는 것이 이치이므로 베풀었다는 상을 낼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보시 바라밀은 육바라밀 전체를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둘째가 지계바라밀입니다. 남에게 해가 되는 일을 하지 말라는 바라밀입니다. 이 원리도 나는 나아닌 모든 존재가 없다면 나의 존재가 불가능 하므로 나와 남은 둘이 아니고 긴밀하게 하나로 연관되어 있다. 그러므로 남을 해치는 짓은 바로 나를 해치는 것이라고 인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세상의 이치를 이해하고 남에게 해로운 짓을 하지 않는 것이 지계바라밀입니다.

세 째 인욕바라밀은 내 생각과 다른 것, 나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 원하는 것이 잘 되지 않았을 때, 남이 나를 해치려 할 때, 내가 참는 것은 인욕입니다. 그러나 한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깊이 하심하고 공동체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안목이 열리게 되면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해하고 수용함으로 참을 것이 없고 서로 다른 것이 차별화되기보다 오히려 아름답게 조화되는 것이 즐거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는 것이 인욕다라밀입니다.

넷째 정진다라밀입니다. 육바라밀 전체를 쉼 없이 꾸준히 실천하되 실천한다는 생각 없이 함이 없는 마음으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다섯째 선정바라밀: 사람의 마음에는 옛적부터 쌓여온 수많은 정보가 있는데 이 정보가 지금 여기에서 내가 무엇을 결정해야 할 때 생각의 기준이 됩니다. 이러한 기준은 나로 하여금 오판을 하게 합니다. 선정 수행을 통해서 이러한 정보들이 모두 활력을 잃게 합니다. 이들이 활력을 잃으면 정보에 의한 방해를 받지 않고 선정에 들게 됩니다. 이것이 선정의 완성 선정바라밀이 됩니다.

여섯째 지혜바라밀입니다. 선정바라밀을 성취하게 되면 자동으로 지혜바라밀이 됩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보고 듣는 것 모두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눈을 가집니다. 있는 그대로 보고 들을 수 있음으로 사고와 판단이 정확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체 중생에게 이로운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보살이 되는 것입니다.

 

인간(人間)관계를 잘하여 모두에게 유익한 일을 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육바라밀을 닦아야 합니다.

2015.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