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는데

2007.02.25 18:48

bultasa Views:7044

매년 한번씩 빠짐없이 오는 겨울이 이제 눈앞에 와 있다. 월동준비를 해야 한다 해야 한다 하면서도 말이다. 시카코의 겨울이 유난히 춥다는 것을 알면서도, 눈이 올 때면 차체를 덮을 정도로 많이 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특별하게 대안을 마련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춥다 춥다 하면서 지나야할 겨울이 끔찍하게 여겨지지만 속수무책으로 또 당할 수밖에 없는 신세이다.

한국에서 매년 당하는 수해, 미국에서 매년 당하는 산불, 바다와 자연이 당하는 오염, 세계를 불안속에 잠기게 하는 전쟁 위험, 상승하는 아파트 랜트와 물가, 자년들의 도덕률과 교육 등 모든 상황이 주기성을 가지고 있어 오고 또 지나가고 오고 또 지나가고 하지만 항상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돈을 벌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현실은 나의 능력과 상상을 초월해서 항상 나를 궁지에 몰아 넣고 만다. 속수무책으로 현실에 당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스스로의 능력의 한계를 자인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사람들이 있지만 결국 사활의 선상에서 헤매게 된다.

자기의 능력을 실험하여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ㅣ 나는 나의 습에 의하여 지금 내가 살 고 있는 수준밖에, 내가 즐기고 있는 환경밖에 더 이상 더 잘 살 수 없다는 사실이다. 나의 습이 나를 지배하고, 나의 습이 나의 능력의 한계를 규정한다. 가정주부도, 직장인도, 사업가도, 운동선수도, 신문기자도 그들의 성패와 행불행은 모두 그들 스스로의 습이 좌우하는 것이다.

내 인생의 성패와 행불행을 좌우하는 습이기에 우리는 우리 자신의 습을 관찰하고 반성하고 그를 바르게 교정하기 위하여 모든 마음을 집중하여 본다. 잘못된 습의 원인을 발견하기도 어렵거니와 그들을 바로 세우길ㄴ 더욱 어려운 것을 알게 된다.

우리는 시카코의 겨울 추위, 한국의 수행, 미국의 산불, 자연의 오염, 전쟁의 위험, 자녀의 도덕관, 물가, 돈 버는 일 등 내 밖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하여 우리들의 능력의 한계를 느낄 뿐만 아니라 내 습을 내가 고치고자 하는 능력도 얼마나 짧은가 하는 것을 새삼 알게 된다. 마치 시카코의 겨울이 나를 위압하듯 나의 습이 나를 위압하는 것이다. 우리는 내 밖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도, 내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도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존재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 인생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고 행복하게 살고자 한다면 각자의 습을 성찰하고 바로 세우지 않으면 안된다. 나의 습을 바로 세울 수 있을 때 나는 비로소 내 스스로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2002. 09. 26..
시카코 불타사 주지 현성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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