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2007.02.25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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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행복을 구하려고 술집에도 가고 편안 하자고 담배도 피웁니다. 그러나 행복은 술집에 있는 것도 아니요 편안히 피우는 담배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나쁜 습에 젓고 금전적인 낭비와 가정불화와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행복은 어디에서 구할 수 있을까요?

남편에게서 행복을 구하고 부인에게서 행복을 구해 봅니다. 그러나 행복은 남편에게서 구해지는 것도 아니요 부인에게서 구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구하려고 하면 할수록 오히려 충돌만 격화되고 긴장과 분한 마음에서 심리적인 병, 육체적인 병을 유발하기 쉽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가정의 파열음이 크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행복을 어디에서 구해야 합니까?

등산을 가봐도, 해변(비치)에 가봐도, 유럽, 동남아, 미국 동부/ 서부 어디를 다녀 봐도 자연의 미와 그 섭리에 감탄하기는 하지만 그때뿐 행복하다고 하기보다 허무하다는 감정이 앞섭니다.

행복은 과연 있는 것일까요?

모든 것을 떠나 한적한 곳에 홀로 앉아 숨을 가다듬고 무엇인가 구하고자 했던 흩어진 마음을 수습하여 불어옵니다. 구하고자 하는 마음도 구하지 않고자 하는 마음도 없는 마음으로 들어갑니다. 한 생각 두 생각이 일어날 때마다 그 생각에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마음이 익숙하여집니다.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마음이 익숙하여짐에 따라 모든 긴장이 사라지고 고요한 정처에 들게 됩니다. 이 고요한 정처에서 편안함 아주 편안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 편안함은 다시 즐거움으로 변합니다. 이 즐거움은 내 몸 밖에서 구한 것이 아니라 내 몸 안에서 구한 것이고 누구에게 의지하여 구한 것이 아니라 내 홀로 구한 것이기 때문에 어느 때라도 내가 원하는 때에 다시 체험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모든 것은 나와 별개로 존재하는 사물도 아니요 나도 홀로 존재할 수 있는 독불장군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모든 것은 인연 따라 나와 엮어져 있는 하나의 어망(魚網)임을 체험합니다. 어망과 같은 것이므로 전체적인 조화를 이룰 때 그 어망은 건재할 수 있지만 한 매듭 두 매듭이 부실할 때 어망 전체를 잃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 스스로 남편과 조화를 이룰 때 행복은 저절로 일어나는 것이요, 내 스스로 부인과 조화를 이룰 때 행복은 저절로 일어나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행복을 찾아 나이야가라 폭포에 가지 않더라도 금강산까지 가지 않더라도 내 마음이 복잡하지 않고 고요함에 머물 수 있을 때 어느 곳에서나 편안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음을 알 수 있게 됩니다.

내 마음이 복잡하지 않고 고요함에 머물 수 있게 하기 위하여 우리는 구하려고 하기보다 베푸는 일에 마음이 열려 있어야 합니다. 베풀려고 노력할수록 너와 나 사이에 높은 벽이 무너지고 모든 어망의 매듭이 건전하게 유통하여 조화를 이루어 모두가 행복을 즐길 수 있습니다.

모두 행복할 때 나의 마음이 더욱 고요한 경지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됩니다.


2003.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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