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는 기쁨

2007.02.2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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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는 기쁨


우리는 흔히 사적인 이익을 챙기는 데는 바쁘다. 그러나 전체적인 일을 도모코자하면 ‘나는 바쁘다’ ‘너나 해라’는 식이 많다.

전체적인 일이 궁극적으로 사적인 이익과 직접 간접으로 연계되어 있음을 잘 아는 사람들은 전체적인 일에 참여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전체적인 이익을 나누어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익을 나누어 가짐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을 벗어버린 사람들이다. 왜냐 하면 많은 사람들은 자신을 벗어버리지 못하여 이익을 독차지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익을 독차지하고 싶은 사람들은 이익을 독차지하지 못한 불만이 항상 쌓이고 아만이 넘친다. 아만이 넘치는 사람들은 남을 경시하고 자기상을 내기를 좋아한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인 일을 도모코자하면 ‘나는 바쁘다’ ‘너나 해라’는 식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는 손 발 머리 몸통으로 구성되어 있고, 머리 안에는 수많은 신경 조직으로, 몸통 안에는 수많은 장기로 그리고 온 몸에는 수많은 세포로 구성되어 있음을 잘 알지 못한다. 더욱이 개별적인 하나하나의 세포는 세포로서의 생명을 가지면서도 전체적인 조화와 균형 속에서 생명을 재생하면서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떠한 장기도 다른 장기와 균형을 잃을 때 병의 요인이 이미 그 속에 있는 것이다. 병은 개별적인 생명을 잃게도 하지만 무서운 것은 전체적인 생명을 잃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이와 같이 개별과 전체는 분리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독립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뿐만 아니라 개별과 개별도 서로 의지하고 있는 것이지 그 의지를 벗어나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존재도 아니다.

이와 같이 모든 사람들이 자기의 소속감을 잃지 않고 전체와 개별의 관계를 원만히 유지하여 나갈 때 개별의 이익이 전체의 이익이 되고 전체의 이익이 개별의 이익이 되어 개체와 전체는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세계는 개별의 아상도 아만도 없으며 전체의 독제나 전제주의도 허용되지 못하는 세계이다. 자신을 놓아 버릴 줄 아는 사람들, 전체의 이익이 곧 자신의 이익임을 아는 사람들, 이익을 이웃과 나누는 곳에서 오는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사람들, 이 세상에 내 홀로 존재할 수 없는 이치를 아는 사람들, 내 홀로 이웃보다 강한 것도 약한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사는 세계이다.

자신을 벗어버린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자신을 놓아 버릴 때 시원한 봄기운을 맛볼 수 있고, 정말 전체적인 일에 참여하는 기쁨, 그리고 기쁨을 나누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기회들이 자신에게 오는 것을 고맙게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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