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慈悲)와 Give & Take

2007.02.2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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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慈悲)와 Give & Take


요즈음 사회는 Give & Take(기브 엔 테이크 : 주고 받는다) 개념이 너무나 당연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 Give & Take는 시장경제 개념입니다. 돈을 주고 물건을 받아 오는 것이지요.

그러나 Give & Take에 숨은 의미가 있습니다. 그것은 적게 주고 많이 취하여 이윤을 챙긴다는 의미입니다. 아낙내들이 장에 물건을 사러 가면 한 푼이라도 더 깎으려고 하고 조금이라도 더 받아 오고 싶은 심리입니다. 시장경제 개념에서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Give & Take의 원리는 다른 면에서도 적용됩니다.

요즈음 미국 사회에서는 주차 위반 교통 법규를 비롯하여 각종 범죄자들에게 그 범죄의 대가를 치르게 합니다. 죄를 범하였으니 그 대가를 치루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집니다. 돈을 주고 죄를 사함을 받으니 이도 Give & Take의 원칙 밖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또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2001년 9.11 테러 사건 후 테러를 예방하기 위한 경계는 대단히 삼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테러를 예방하기 위한 정책도 Give & Take의 개념을 초월하지 못하고 있음을 우리는 알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에 테러를 가하였음으로 미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와의 전쟁을 일으켜 정복한 것입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로 인하여 일어난 일연의 사건들을 보면 역시 Give & Take의 개념에서 정책수립이 진행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북한이 핵무기 개발 금지 조항에 위배하여 핵무기를 개발하였다고 하여 미국에서 북한에 지원하던 원조를 모두 중단하고 지금 6자 회담을 베이징에서 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의도를 철저하게 봉쇄하려고 하는 사례입니다.

이러한 조치도 역시 미국의 국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만 이러한 정책으로 말미암아 미국이 치르고 있는 대가도 만만치 않음을 우리는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적인 긴장은 백성들에게 긴장감을 부담시킴은 물론, 경제 악순환의 가장 큰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제해결법을 가상하여 예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어떤 사람이 값비싼 좋은 외투를 입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이 그 외투를 보고 탐이 났습니다. 그 외투를 좀 입어보자고 달래기도 하고 어떤 대가도 치루겠다고 하였으나 그는 듣지 않았습니다. 화가 난 그는 저 사람이 입고 있는 외투를 벗겨오는 자에게 큰 상금을 주겠다고 널리 광고를 하였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바람신(風神)이 그까짓 거야 문제없지 하고 바람을 힘껏 불었으나 외투는 벗겨지지 않았습니다. 바람을 쌔게 불면 불수록 그는 외투를 더 감싸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날씨를 차게 하는 겨울신이 외투를 벗지 않으면 얼어 죽게 하겠다고 꽁꽁 얼어붙는 기온을 보냈으나 그는 죽기 살기로 외투를 감고 있을 뿐 벗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날씨를 따뜻하게 하는 봄신이 나타나서 내가 한번 벗겨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따뜻한 기온을 계속 보냈습니다. 외투를 입고 있던 그는 땀을 뻘뻘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너무 덥다고 드디어 그 외투를 벗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날씨가 계속 따뜻하니 그 외투의 필요성을 더 이상 느끼지를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큰 상금은 날씨를 따뜻하게 하는 봄신이 받게 되었습니다.

날씨를 따뜻하게 하는 봄신은 바로 자비(慈悲)입니다. 만일 따뜻하게 하였다가 춥게 하였다가 하면 그는 추울 때를 대비하여 외투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계속 따뜻하면 외투는 오히려 짐스럽게 될 것입니다. 그와 같은 이치입니다. 자비는 계속 베풀어야 합니다. 약속을 어겼다고 혹은 말을 듣지 않는다고 그 때마다 그 대가를 치르게 하면 북한은 핵무기에 의지하고자 하는 심리적인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핵에 대한 문제는 잠시 놓아두고 자비를 베풀면 모든 의심이 사라지고, 의심이 사라져야 신뢰감이 형성됩니다. 신뢰가 형성되면 북한과 같이 어려운 나라에서 핵무기를 개발할 이유가 빈약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마치 계속 따뜻한 날씨에 외투는 더 이상 필요 없고 오히려 짐스럽다고 느끼는 이치와 같습니다.

미국의 외교 정책이 Give & Take의 개념에서 성립되고 집행되는 한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에서 보인 바와 같이 세계 경찰과 같은 이미지(image)를 심게 되고 반미 감정을 유발할 가능성이 다분히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은 테러의 위협에서 벗아 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리고 테러 예방을 위한 국가가 부담해야할 지출은 미국경제를 위험하게 몰고 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러나 미국의 외교 정책이 자비(慈悲)의 개념으로 전향된다면 현 시점에서 미국과 북한의 감정은 얼음 녹듯이 녹고 6자 회담까지 할 필요성도 없을 것입니다. 북한 동포들이 어려움을 벗어나는데 크게 도움이 되고 남북통일도 훨씬 빨리 닦아올 것이고 미국이 더 이상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미국이 관용과 자비의 정책으로 이라크와 중동 문제에 접근하고 기아선상에서 고통 받는 나라들을 돕는다면 미국은 세계 경찰의 image에서 평화 전도사로서의 image로 바뀔 것입니다. 평화 전도사로서의 image를 심게 되면 미국은 테러 위협에서 자유로워 질 것입니다. 테러 위협이 미국에서 사라질 때 국민들에게 참다운 자유를 안겨주고 경제 성장과 더불어 국민 소득도 순조롭게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03.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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