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보(僧寶)

2012.08.31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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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의 제자들이 모인 집안을 승가(僧家)라고 하기도 하고 상가라고 하기도 하는데, 부처님의 제자들이 모여 사는 공동체라는 의미이다. 이 공동체에는 살아 움직이시는 부처님이 계시고 살아 작용하는 부처님의 법이 있어 공동체와 회원 상호간에 포근한 사랑이 있고 이해(理解)가 살아있으며 항상 새로운 깨달음을 체험하고 이웃과 나누는 공동체회원들이 모이는 곳이므로 보배로운 부처님의 제자공동체라 하여 승보(僧寶)라고 한다.

 

부처님의 제자 마음 안에는 부처님이 계셔 가르침을 주신다. 한 숨을 들이쉬면서도 배울 수 있고, 내쉬면서도 배우고, 한 발 한 발 걸으면서도 부처님을 향하는 마음이 있는 곳에 부처님의 가르치심이 있고 따스함이 있다. 움직이는 손가락에도 그 가르침이 있고, 밥 먹는 밥상에도 가르치심이 계신다. 오직 들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들리고 보인다.

어떤 사람들에게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가? 생각이 많은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생각에 가려서 자기 마음의 부처님의 말씀이 차단되어 들릴 수 없고 보일 수 없다. 수심(愁心)이 많거나 고민이 많아도 그 수심이나 고민에 가려서 부처님과 멀어지게 된다. 지난날에 억울하게 당한 원한이나 미래 일어날 일에 대한 두려움 등에 싸여도 내 마음의 부처님의 말씀이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다. 내 생각이 내 마음의 부처님을 가리게 되면 결국 점점 더 어려운 길로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게 된다.

 

승가공동체가 부처님께 믿음을 일으키고 서로 간에 사랑과 신뢰가 일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공동체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깨어 있는 마음을 지키고 유지하는 수행을 간단없이 꾸준히 해야 한다. 했다 안 했다 하면 더 좋아 질 수 없다. 깨어 있는 마음 지키기 이것이야 말로 유일하게 내 안에 부처님과 만날 수 있고 대화할 수 있고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다. 왜냐하면 깨어 있는 마음에는 어지러운 생각들이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깨어 있는 마음 지키기”, 이 길이야 말로 내 스스로 나를 더욱 개발할 수 있게 하는 길이요, 참나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며, 주어진 조건을 바로 볼 수 있게 하는 길이기에 반야바라밀로 가는 첫 단추가 된다. 반야바라밀로 가는 길은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로 가는 길이다. 깨어 있는 마음으로 발걸음 하나를 옮기고 손가락 하나를 움직이며, 말 한마디 행동하나를 깨어 있는 마음으로 하는 곳에 내 마음의 부처님이 계신다.

 

이와 같이 수행하는 신도들이 모인 승가공동체에는 믿음과 신뢰가 쌓이고 두터운 사랑과 깊은 이해가 함께하며 새로운 깨달음이 일어나고 나누는 기쁨이 함께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깨달음이 일어나고 나누는 기쁨이 있는 곳에 즐거움이 있고 희망의 씨앗이 움트게 될 것이고 꿈이 살아 움직이는 극락의 세계가 펼쳐질 수 있게 될 것이다.

깨어있는 마음수행에 의해 현재의 수심도 없고 과거의 원한도 사라져 버리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없는 이 순간 이 자리, 오직 이 자리에서 이 순간에 해야 할 일에 내 자신을 완전 연소(燃燒)시킬 수 있을 때 최상의 요리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때 내 마음은 곧 부처님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오직 깨어있는 마음수련으로써 지금 하고 있는 수심을 멀리하고, 과거의 원한으로부터 자유로워지게 하고,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을 잠재울 수 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이 자리 이 순간에 정념(正念)에 들게 되고 정념에서 정정(正定), 정정에서 부처님 뵙고 정견(正見)의 문이 열리게 된다. 상가 공동체 회원들이 사랑과 이해로 많은 깨달음을 체험하고 나누는 기쁨이 있고, 즐거움과 희망의 꿈 씨앗 심고, 싹이 터고, 꽃이 피고 열매가 사방으로 퍼지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대한불교 조계종 시카고 불타사 현성 합장

2012.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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