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소리와 성령(聖靈)

2012.09.14 12:40

현성 Views:5167

종소리가 들린다. 어디서 나는 종소리일까? 우리는 종을 치는 소리가 어딘가에서 들린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소리에 마음을 집중하여 들어보면 그 소리는 어느덧 나와 하나 되어 나의 내면의 깊은 곳에서 메아리 되어 온 몸을 진동시키고 있음을 느낀다.

나는 이 순간 이 종소리 외에 나에게는 아무 것도 없었음을 후에 알게 된다. 이 때 나는 어떤 상태였을까? 몸과 마음이 하나 되어 영혼(spirit) 즉 참 나의 울림 속에 있었던 것이다. 마음의 집중이 선정에 들게 되면 일어나는 현상이다. 선정이 깊어짐에 따라 바르게 보는 혜안(慧眼)이 열린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집중을 하기 위해서는 모든 면에서 도덕적으로 정결(淨潔)해야 한다. 도덕적으로 정결하기 위해서는 내가 살기 위해 움직이는 모든 동작에서 마음 챙김 수행을 쉼 없이 진행해야 한다.

사람들을 만나고 일감을 만날 때마다 어떠한 마음의 반응이 내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지 스스로 알아차리기 위해 마음을 현재 이 순간에 모으는 것이다. 밖으로 나가는 마음을 현재 일어나고 있는 내 감정으로 가져오고, 추상적이거나 관념적인 생각들을 현재 이 자리의 문제에 집중함으로서 멈춰지게 하고, 과거에 있었던 괴로움이나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일어나는 고민도, 지금 이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100% 집중하는 수행을 통해 멀리하게 된다.

초보자의 경우 지금 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일에 집중하는 힘이 10% 정도가 보통이겠지만 마음 챙김수행을 열심히 해서 100% 집중력이 생겼을 때, 이때까지의 과정이 마음 챙김혹은 알아차림수행이고 일념(一念) 혹은 정념(正念)수행이라 한다. 그리고 100% 집중력이 일어날 때 선정(禪定)에 들었다고 한다. 선정에 든 나가 참 나’, 정령(精靈) 혹은 성령(聖靈)이라 하기도 한다.

 

생각하는 나와 참 나와의 관계는 생각이 많을수록 참 나와는 멀어지게 된다. 망상이나 과거나 미래에 대한 생각들을 비우면 비울수록 참 나와는 가까워지는 상반(相反)되는 관계이다. 도덕성과 성령과의 관계도 도덕적으로 불순하면 불순할수록 성령과는 더 멀어지게 된다.

도덕적으로 정결하면 할수록 성령과 가까워지는 관계에 있음으로 성령을 체험하고자 하는 사람은 우선 오계(五戒)를 잘 지켜 남의 생명이나 재물(財物)과 정(), 그리고 그들과의 관계가 얼마나 귀중하고 신비한 것인지를 체험해 이해하고, 그들에게 이로운 일을 함에서 얻어지는 기쁨을 즐기는 수행, 탐욕과 갈애(渴愛)가 일어날 때 마다 즉시 알아차리는 수행을 치열히 해야 하고, ()를 다스릴 줄 알고, 자기의 어리석음을 볼 수 있는 마음수행을 통해 맑게 지녀야 한다.

철저하게 자기 마음과 몸의 움직임을 알아차리는 수행을 해야 한다. 이렇게 할 수 있을 때, 보이는 것마다, 들리는 것마다 즐거움을 주고 행복감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될 때는 이미 선정에서 성령(聖靈)의 가피를 얻어 혜안(慧眼)이 열려 세상을 바르게 보고 바르게 할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음챙김 수행은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이 일어나는 즉시 알아차리도록 하는 수행이다. 손발을 움직일 때 일어나는 마음, 사람이나 일감 동물 혹은 물건을 만날 때 일어나는 마음을 즉시 알아차리도록 깨어 있는 마음을 유지하는 수행이다.

알아차릴 때마다 마음은 그만큼 정화(淨化)되어 도덕적으로 정결(淨潔)해 진다. 도덕적으로 철저히 정화되어 가는 자신이 곧 성령(聖靈)이요 참 나이다.

 

도덕적으로 순일(純一)한 수행자가 마음을 정중하게 가다듬고 종() 앞에 앉아 종을 향해 마음을 집중하고, 종에게 이제부터 종을 울린다는 신호를 준다. 그러고 종을 치면서, “이 종소리를 듣는 이는 일체 번뇌가 끊어지고 지혜가 자라나 보리심이 일어나게 하소서.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에서 부드럽고 사랑스런 말이 나오고 지혜로운 행동이 나와 모든 중생을 행복하게 하여 주소서라는 발원이 종소리의 메아리를 타고 온 누리에 퍼지고 이 종소리를 듣는 대중은 숨을 한 번 들이쉴 때 종소리에 담긴 소식은 그 숨결이 가는 곳을 따라 자기의 온 몸과 마음에 스며들고 있음을 관한다. 100% 집중하는 마음으로 관할 수 있을 때 선정에 들어 성령을 체험할 수 있다.

 

기도하는 사람이나, 음악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도 이와 같이 해, 매 순간 성령을 만나고 성령의 가피를 입게 되기를 발원한다.

 

 

대한불교조계종 시카고 불타사 현성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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