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음(오픈 마인드, Open Mind)

2012.10.16 19:30

현성 Views:5376

“마음을 열어라”, “마음을 열고 보라”, 오픈 마인드(open mind)하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자기가 옳다는 생각에 집착해 상대방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서로 대화를 해 보자고 청하는 말이다. 이럴 때마다 어떻게 하는 것이 “마음을 여는 것일까”고 생각해 본다.

 

최근 파키스탄에서 13살 난 소녀가 “교육을 받을 자유를 달라”고 아이들을 선동한다고 텔레반이 학교 가는 버스 안에서 그 아이 머리를 쏴, 머리에 총상을 입이고 현재 그 소녀는 중태로 병원에 입원 중이라 한다. 더 놀라운 것은 텔레반이 ‘그 총격은 자기들이 한 소행이며 앞으로도 이슬람율법에 위반되는 여성교육을 선동하는 자는 그 아이와 같은 처형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는 것이 세계적인 뉴스가 되었다.

총을 쏜 텔레반이든 이슬람율법에 충실한 이슬람교도가 아무리 마음을 열고 봐도 ‘여성이 교육을 받는 것은 이슬람율법을 위반하는 행위’이고 이를 처벌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결론을 내릴 것이다. 하지만 13살 난 소녀는 그의 마음을 열고 보면 볼수록 교육을 받으려고 하는 자신들을 처형하는 율법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천주교 기독교, 불교국가에서는 이슬람 교리의 ‘사람을 죽이는 것을 종교적으로 합법화하는 율법’에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중동지역에서 미국국기를 불사르는 극렬한 데모가 자주 일어나고 있는 것을 우리는 접하게 된다. 그들도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미국을 증오하는 이유가 있고 사상이 있을 것이다. 그들 역시 그 사상을 가지고 미국을 보는 한 아무리 마음을 열고 봐도 미국을 증오하는 마음을 떨쳐 버릴 수 없을 것 같다.

 

미국 정치에서도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나라를 보는 사상이 있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나라를 보는 사상이 있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그들의 사상에 집착하는 한 아무리 마음을 열고 봐도 상대방의 주장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당을 떠나 미국 시민의 노동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사상으로 이민법을 보는 미국 시민권자로서는 아무리 마음을 열고 봐도 이민법은 엄격히 집행되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 사랑이나 자비사상을 가진 사람에게는 어려운 환경에서 좋은 환경으로 일자리 찾아다니는 것은 사람의 자연스런 욕망이고 희망이며 자유이다.

한국 정치에서도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와 민주통합당 후보 그리고 무소속 후보가 각기 나라를 보는 사상이 다르기 때문에 그들이 제시하는 정책도 아무리 마음을 열고 봐도 다를 수밖에 없다.

기독교를 믿는 사람은 아무리 마음을 연다고 해도 천주교나 불교 신자를 이해할 수 없고, 천주교 신자나 불교 신자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리고 또 북한과의 관계나 일본과의 관계에서도 국가관이나 사상이 뚜렷한 사람들과는 아무리 마음을 연다고 해도 소통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현실적인 사정이 이러함으로, 아무리 “마음을 연다”고 해도 각자가 자기들의 정치적인 신념, 역사적 증오심, 인종이나 종교 간의 편견, 선입견 등에 집착하는 한, 소통과 화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마음을 연다. 는 것은 각자, 각 단체, 각 국가가 가지고 있는 정치적인 사상이나 종교 간의 편견, 역사적으로 생긴 증오심, 생활 습관에서 오는 선입견 등에서 자유로운 것이 “마음을 여는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

아버지가 아버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아들을 보는 한 아무리 아버지가 마음을 열고 아들을 본다고 해도 결론은 항상 부정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가 아버지라는 생각을 비우고 아들을 본다면 아들과 소통이 가능해 질 것이다.

그러므로 “마음을 연다. 는 것은 일체의 관념적 집착에서 벗어나, 선입견이 없는 마음에서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려고 하는 마음, 어떠한 종교적 교리나 정치적 이념이나 생활 관습에 의한 편견에서 벗어날 때만이 소통이 가능한 “마음의 문이 열린다.” 고 본다.

이와 같은 “열린 마음”으로 국민 상호간에, 지역 간에, 국가 간에, 종교 간에 소통한다면 중동지역을 비롯해 유럽, 한국, 미국 등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행한 일들을 평정하고 진정한 세계 평화와 지구상에 일체 중생에게 건강한 자유와 평화를 선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대한불교 조계종 시카고 불타사 현성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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