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력(願力)

2012.11.16 13:13

현성 Views:5448

서원(誓願)과 서원하는 사람의 내공(內功)의 힘을 원력이라 한다. 서원하는 사람에게 강력한 내공이 있음을 뜻한다. 서원에는 총원(總願)과 별원(別願)이 있는데, 총원은 누구나 다 공통적으로 해야 하는 서원으로서 사홍서원(四弘誓願)을 의미한다.

 

총원인 사홍서원은 1) 중생은 한없이 많지만 반드시 모두 행복하게 해 드리겠다는 서원이다. 2) 우리들의 번뇌는 끝없이 많지만 반드시 모두 끊어 행복하게 살겠다는 서원이다. 3) 세상의 진리 한없지만 반드시 모두 배우고 깨치겠다는 서원이다. 4) 부처가 되는 길이 아무리 어렵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성불하겠다는 서원이다.

별원은 우리 각자가 실현 가능하고 애매하지 않고 명확한 삶의 목표을 세우는 것이다. 삶의 목표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비교하면 10년 20년 후에는 천지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렇게 세운 한 평생 삶의 목표를 별원이라 부른다. 예를 들면 “나와 인연된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드리겠다.”라는 원을 내 인생의 목표로 발원하면, 이를 별원(別願)이라 한다.

 

이렇게 세운 원을 현실적으로 가능하게 하려면 첫째, 간절히 그 원을 달성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어야 한다. 열망이 있기 위해서는 그 원을 세운 동기가 지극히 순수하고 간절하게 원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나와 인연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나 자신을 바치겠다고 할 때, 이 마음이 지극히 순수하고 간절해야 한다는 말이다.

둘째, 이를 위해, 끝없이 스스로를 혁신시켜가는 노력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자기를 지속적으로 혁신시켜가기 위해서는 1) 볼 줄 알고, 들을 줄 알아야 한다. 관세음보살님께서 세상의 소리를 들을 수 있듯이 내가 듣기 좋아하는 소리나 듣기 싫어하는 소리를 분별하는 마음 없이, 있는 그대로 보고 들을 수 있는 마음의 자세가 될 수 있도록 꾸준히 자기 개혁을 해가야 한다.

2) 보고 들은 바를 나의 선입견이나 사심(邪心) 없는 마음, 고정된 관념이 없는 마음, 자비로운 마음으로 상대를 생각할 수 있는 나로 지속적으로 혁신시켜가야 한다.

3) 생각한 바를 실천할 수 있는 지혜개발을 위해 자기 혁신을 끝도 없고 한도 없이 지속적으로 해가야 한다.

 

사심도 없고 고정된 관념도 없이 있는 대로 보고 듣고 생각하고 자비심으로 실천하도록 할 수 있는 나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첫째, 먼저 자기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욕구(欲求)나 애욕(愛慾) 그리고 병(病) 등을 감지할 수 있는 나를 만들어 가야 한다. 상대를 애정의 대상으로 혹은 욕구의 대상으로 보는 마음은 순수한 마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순수한 마음이 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몸의 움직임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나를 혁신시켜가야 한다. 몸의 움직임을 세밀히 알아차릴 수 있는 나로 부단히 개혁시켜 갈 때, 부정(不淨)한 욕구나 애욕을 미리 감지하여 자재할 수 있게 된다.

둘째, 나에게 일어나는 감정을 알아차리는 나로 혁신시킬 수 있어야 한다. 감정은 화(火)의 근원이고 불화(不和)의 근원이며 환상적인 마음의 표출이다. 나쁜 감정이 발아(發芽)하려 할 때 처음부터 좋은 감정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는 나로 개혁시킬 수 있어야 한다. 나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릴 수 없다면 어떻게 나와 인연된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겠는가. 이들을 위해 나쁜 감정이 표출되려 할 때 신속히 이를 알아차리는 나로 긴밀히 개혁시켜 가야한다.

셋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시기심, 질투심, 미움, 두려움, 근심, 걱정 등을 신속히 알아차려 이러한 마음을 편안한 마음으로 전환하는 수련을 하기 위해 끝없이 자기 개혁을 해야 한다. 내 마음에 시기하고 질투하는 마음이 있다면 어떻게 다른 사람을 편안하게 해 줄 수 있겠는가.

넷째, 세상사와 나와의 관계에서 그리고 나와 내 몸과의 관계에서 어떠한 것도 영원불변한 것은 없으며, ‘나’라고 할 수 있는 것이나 ‘내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을 깊이 뼈저리게 인식할 수 있는 나로 만들어 가야한다. 나에게 내가 살고 싶은 만큼 살 수 있는 고정된 수명이 있다거나 물건이 있다고 믿는다면 내 자신의 문제도 아직 해결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나와 인연된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내가 될 수 있겠는가. 그럼으로 모름지기 ‘나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음을 깨칠’ 수 있도록 끝없이 스스로를 개혁시켜 갈 마음의 자세가 되어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이와 같이 자기 개혁을 위해 하는 노력의 결과가 힘이 되어 내공이 되고, 내공이 깊이 쌓이게 되면 그 힘으로 선정에 들게 된다. 이 선정에서 무궁한 희망의 환희가 있음을 체험하게 되고, 인연된 세상의 소리를 바로 듣고 바로 행할 수 있는 자비와 지혜의 문이 열려 원력의 가피를 입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스스로를 개혁시켜 간다면 그 개혁 속에 샛별처럼 밝은 희망의 광명이 항상 밝게 빛나 마음의 근심은 희열(喜悅)이 감싸 녹아지고, 총원인 사홍서원을 발원하게 될 것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시카고 불타사 주지 현성 합장

2012.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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