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2008.01.21 04:41

bultasa Views:6852

사랑은 모든 것을 초월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 국경도, 인종도, 귀천도, 부모도, 나이의 고하도, 학력의 유무도, 계급의 고하도, 그 어떠한 것도 사랑을 가로 막을 수 있는 사유가 되지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초월적인 사랑도 일평생 지속되는 예를 보거나 듣기는 극히 어려운 일이다.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을 만날 수만 있으면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한 인생이 될 수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했다고 해도 현실을 떠나 살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한 사람도 없기에 현실에 맞추어 상응(相應)할 수 있는 사랑만이 지속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무릇 사랑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고 원천(源泉)이기에 우리들의 삶에 사랑은 있어야 하고, 그것은 지속적일 때 그 가치가 있다. 그러면 사랑의 연을 맺고 지속적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선결요건일까? 사랑은 두 사람의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곳에서 샘솟는 법이므로 두 사람의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두 사람의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것은 하나의 이상으로 남게 된다.

가정적으로 행복한 부부도 많이 있지만, 불행한 사람도 많이 있어 가정법원에 호소하는 극한 상황을 주변에서 드물지 않게 접하는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 때, 이 불행이 상대방에 의해서 생긴 것이라고 서로가 상대에게 책임을 돌리는 예가 보통인데, 그 책임을 서로 상대에게 돌리기 시작하면, 불행의 눈 덩이는 점점 커질 수밖에 없고, 서로 외면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감당하기 어려운 사이가 된다.      

사랑은 하자고 해서 사랑이 되는 것도 아니요, 네 잘못을 고치면 된다고 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내가 잘못했다고 항복해서 사랑이 솟아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상대방의 항복을 받았다고 사랑이 다시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부부란 완전히 다른 성격을 가진 남(男)과 여(女)가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다는 사실이 인식되어지면 성격상의 충돌을 충돌이라고 보지 아니하고 성격상의 차이라고 받아드릴 수 있을 것이다. 서로는 그 차이를 가진 상대의 성격을 존중하고 자기의 성격을 다듬어 상대가 좋아하게 하고자하는 사랑이 있을 때, 사랑은 저절로 솟아나고 짙어지게 될 것이다. 이렇게 사랑을 위해 서로가 자기의 성격을 가꾸어가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두 사람의 모난 성격들이 점차 다듬어져 실생활 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서로가 원만하게 융합되어짐에 따라 더욱 깊은 사랑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서로 노력할 때, 사랑은 현실에서 나날이 새로운 Honey Moon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불교에서는 하심(下心)을 수행의 근본으로 한다. 하심이 잘된 사람을 도인(道人)이라고 부르는데, 하심(下心)이란 내가 잘났다고 생각하는 마음,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마음 등을 아래로 놓아 버리는 마음이니 남을 탓하거나 비방하는 마음은 하심(下心)이 아니라 상심(上心)이다. 상심(上心)은 불교를 믿는 사람들이 갖는 마음이 아니라 시기 질투 투쟁을 좋아하여 복(福)이나 덕(德)을 모르는 아수라들의 마음이다. 불교를 믿는 사람들은 모름지기 하심(下心)을 해야 한다. 복(福)과 덕(德)은 마음을 비운만큼 채워지게 되는 것이 그 이치이니 마음을 땅 아래로까지 깊숙이 비우게 되면 하늘과 땅이 신령스러운 감로수로 가득 차 극락세계를 이루게 된다. 하심(下心)을 바꾸어 말하면 상대방을 공경한다는 말이므로 자기의 성격을 완전히 지워버리지 않고는 될 수가 없다. 성격의 형성은 전생에서부터 지금까지 쌓여져온 버릇이니 세살 버릇을 여든이 되어도 못 고친다는 속담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금생에 나쁜 성격을 고치지 못하면 내생에도 금생과 같은 생활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니 지금 이때 행복할 수 있는 좋은 성격으로 가꾸는 것이 좋을 것이다. 성격은 관습적(慣習的) 행위에 의해 내가 만든 것이니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내 버릇도 내가 고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서로가 상대방의 성격을 존중하고 받아 주면서 자기의 성격을 그에 맞게 다듬고자하는 사랑이 있을 때 우리는 우리의 이상적인 사랑을 현실에서 꽃피워 나날이 새롭고 향기로우며 더욱 깊어져가는 지속적인 사랑을 맛볼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랑은 몇 만금의 돈으로도 바꿀 수 없고, 그 아무 것도 이들의 사랑을 가로막을 장애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시카고 불타사 주지 현성

2008.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