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시장 경쟁과 불교

2007.02.25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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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장 경쟁과 불교


미국과 같은 자유민주주의 사회는 시장경제 원리에 의하여 운영되고 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상품을 만들거나 수입, 수출하여 시장에서나 고객에게 팔고 살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는 것을 시장경제라 하고 이에 반대되는 용어를 기획경제라 한다.

누구나 자유롭게 사고팔고 할 수 있음으로 같은 업종 간에는 자연히 품질, 가격, 서비스 등으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있게 된다. 이러한 경쟁은 상인(商人)이 저렴한 가격에 좋은 품질의 상품을 친절한 서비스로 손님을 맞이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품질과 가격 그리고 서비스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高地)에 오르기 위해서는 박리다매(薄利多賣) 정책을 현실화 할 수 있는 대자본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대자본가가 대량으로 상품을 구매해서 판매하게 되면 소상인(小商人)들의 것보다 더 좋은 품질의 상품을 더 싼 가격과 좋은 서비스로 공급할 수 있게 됨으로 소비자에게 이익을 주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소자본가(小資本家)는 그들의 시장을 대자본가에게 빼앗기고 이들의 직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며 소자본가는 더욱 영세(零細)하여져 일꾼 없이 긴 시간 노동을 해야 먹고사는 악조건에 놓이게 되든지 상점 문을 닫고 다른 일자리를 구해야하는 허무감에 사로잡힌 좌절감과 모욕감에 휩싸이는 신세가 되기도 한다.

대자본가의 경우 일단 시장을 석권(席卷)하겠지만 그들의 자본이 원활하게 회전하기도 전에 또 다른 대자본가가 경쟁자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 또한 자유시장의 원리이다. 이러한 경쟁자가 생겨 같은 시장을 서로 뺏기 위해 공략하기 시작하면 대자본가도 밤잠 못자고 뛰어야만 자본을 회전시키고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자본을 회전시키지 못하면 경쟁에서 낙오자가 되기 때문에 자본을 회전시키기 위한 강박감에 싸여 소자본가와 같이 긴 시간 뛰어야 하는 처지가 되기 쉽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국내슈퍼마켓(Dominic's Super Market)처럼 점포 문을 닫지 않을 수 없는 처지가 된다. 그러한 경쟁이 심하면 심할수록 소비자에게는 이익이 된다.

자유시장 경제원리 하에서 돈을 벌수 있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여 실용성과 생산성을 높여 소비자의 삶의 질을 높여갈 수 있어야한다. 상품의 실용성과 생산성을 높여 소비자의 삶의 질을 높여 주고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피해를 보는 사람도 많이 있다는 사실은 시장경제 원리가 갖는 불가피한 내적 모순이다. 토요타 자동차가 지엠이나 포드 차를 누르고 앞서갈 줄 누가 알았겠는가? 삼성이 소니를 누르듯 현대 차가 토요타 차를 누르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이와 같이 한 때 대자본가로 시장을 석권하여 소자본가들을 압박하던 기업들도 시간의 변화에 따라 다른 자본가에게 선두 자리를 빼앗기지 않을 수 없는 무상(無常)한 진리로 인하여 지엠, 포드, 소니의 손실은 막대한 것이다. 이와 같이 시장경제 원리가 소비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준다는 장점도 있지만 패자와 그와 연관된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단점을 공유(共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일들이 자주 있음으로 실업률(失業率)이 높아져, 있는 자와 없는 자의 양극화를 부추겨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는 사회적인 문제로 등장하는 예가 된다. 예를 들면 현재 남미(南美)의 여러 나라에서 반미(反美) 성향이 짙어지는 것은 정치적 문제라기보다 미국자본가들이 그 나라들의 경제를 독점하는 경향으로 말미암아 원주민들이 경쟁으로서는 도저히 당할 수 없는 좌절감에서 희망의 길을 찾으려는 절규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이 경쟁을 근본으로 하는 시장경제 원리에 반대되는 기획경제인 국유화 움직임으로 나타난다. 소위 좌파의 움직임이 사회적으로 호응을 받는 이유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부처님께서는 ‘어떠한 일도 영원할 수 없다’는 진리를 알라고 하시고, ‘남에게 이로운 일을 하면 이로운 과보를 받고 남을 해치는 일을 하면 그 과보로 자기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해침을 받게 되는 이치’를 알라고 하셨다. 그러므로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남을 해침으로서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사업을 할 때는 자기도 그와 같이 패자의 신세가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음을 인식하고, 자기로 인하여 패자가 되는 사람들을 위한 보완조치를 미리 취하여 그들도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베려하는 마음을 가짐으로서 상생(相生)하는 선(善)한 공덕을 쌓아 큰 복(福)을 짓게 되고, 돈만 있고 사람이 없는 이 강박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도 있고 사람도 있는 사회를 건설하는데 기여함으로서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인이 되고자 하면 얼마나 좋을까.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 중에 무엇보다 복덕을 당할 수 있는 재주는 없다는 것은 누구나 경험하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이유로 부처님께서는 ‘이 세상사(世上事)가 무상(無常)한 줄 알고’, ‘남에게 해로운 일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이로운 일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복덕을 짓는다.’고 하셨다.


2006. 10. 15
대한 불교 조계종 시카고 불타사 주지 현성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