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하례(新年賀禮)

2007.02.25 19:48

bultasa Views:6372

신년하례(新年賀禮)


새해를 맞이하여 지난해에 과연 행복하게 살았는가 돌이켜보자.

문화가 발달하고 문명이 진보될수록 우리의 생활이 편리해지고, 세계가 지측지간(指側之間)에 있다고 착각할 정도로 정보교환이 빨라지고, 세계는 무척 빠른 속도로 변해가고 있다.

과학이 발달하여 가면 갈수록 우리는 그 기술에 의존도가 높아지고,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필요한 경비의 지출도 많아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에 비해 수입이 증가한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오히려 낮아지는 것이 현실이니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의술의 발달은 사람의 평균수명을 늘이고 또 한편 한참 나이에 퇴직해야만 하는 사람들도 늘어남에 따르는 문제도 심상치 않다. 그리고 고령의 나이에 살아가기 위해 의약의 의존도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통계에 의하면 2004년 전까지만 해도 국가 총생산의 10%가 의료비로 사용되었으나 2005년도에는 14%로 증가하였는데 그 주된 원인은 처방 약값의 증가라고 한다. 이는 국가 운영에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이 빠르게 변하여가는 세계 속에서 바쁘게 인생을 살아오기는 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무엇을 위해 살아 왔는가? 의아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내가 살아온 나의 인생이 내가 원했던 나의 인생인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것은 아닌 것 같다.
왜 그럴까?

바깥으로 변화하는 세계의 겉모습만 보고 살아왔기 때문이 아닐까? 밖을 보고 그들을 쫒아 살아가다보니 밖으로 이루어 놓았다고 생각되는 이룸은 밖의 변화에 따라 이제는 별로 가치가 없어지고 삶만 고달파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취약한 경제나 건강 때문에 혹은 허무한 인간관계 때문에 고달픈 것이 아닌가?  

밖에서 일어나는 것을 가지고 내 안에서 고민하는 사람은 나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니요 밖의 삶을 사는 것이니 그것은 허망한 것이요 꿈과 같고 이슬과 같다고 했다. 내 안에서 일어나는 것을 깊이 관찰하고 내 안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내가 해결하여 나를 맑고 향기롭게 만드는 것이야 말로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요건이요 이웃과 사회를 평화롭게 만드는 비결이다.

발달하는 물질문명에 의지하면서도 물질이 나의 주인이 되지 않게 하고, 모든 인간관계를 맺고 살면서도 남이 나의 인생을 망치게 하지 말고 모든 걸림돌에 내가 걸려들지 않으면 내가 나의 주인이 된다. 내가 나의 주인이 됨으로서 자연스럽게 모든 물질을 비롯한 이 지구촌의 모든 사람들과 이 우주의 삼라만상의 주인이 될 수 있는 비결이 여기에 있다.

내가 나의 주인이 되었을 때 나의 인생을 돌이켜보고 보람 있게 살았다는 안도와 편안한 마음으로 미소 지으며 행복하게 이생을 마감하고 다음 생을 여유있게 맞을 사람이 될 수 있다.

정해(丁亥)년을 맞이하면서 지나간 세월에 있었던 일들을 엄밀히 관찰 반성하고 새해를 비롯하여 남은 생애동안 자신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주인이 되어 이웃과 사회를 위하는 아름다운 공덕을 지어가며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즐기시기를 기원한다.


2006.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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