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나는 禪여행(1) : 죽음의 계곡(사수관)


「나를 찾아 떠나는 禪여행」의 제1여정은 ‘죽음의 계곡’이다. ‘죽음의 계곡’이란 자기가 죽어가는 모습이나 다른 사람 또는 동물이 죽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수행법으로 정식 이름은 사수관(死隨觀)이다.


자기가 자기의 죽어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무엇인가 괴로움에 빠져있는 자기를 보기도 하고 어떤 두려움에 직면해 있는 자기를 보기도 한다. 옛날에 원수진 사람과 만나기도 하고, 사랑하였던 사람과 만나기도 한다. 한 없이 기뻤던 일, 한없이 슬펐던 일들이 생각나기도 하고, 무엇인가 감정에 복받쳐 눈물이 한없이 쏟아지기도 한다.

이러한 일들에 대하여 차근차근히 그 원인을 찾아 들어간다. 일념으로 열중하여 그 사실을 바라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그 모든 원인들이 드러나게 된다. 이 때 자기의 생각이 부족하였음을 인식하고 자기 잘못을 참회하고 남을 용서하고 나면 한결같이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가벼워진다.

계속해서 죽어가는 자기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잠든 듯이 명이 끊어진 자기를 발견하기도 하고, 죽음이 두려워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기도 하며, 어떤 때에는 한없이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도취되어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기도 한다.


이러한 선정에서 깨어나 자기의 지금 생활을 돌이켜보면 하찮은 일들에 지나치게 집착했던 자기가 초라하게 보이기도 하고, 어리석었던 자기가 부끄럽기도 하여진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지금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이 세계 외에 진정 다른 세계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그 다른 세계란 순수하고 조용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계이다. 반면, 우리는 지금 너무도 시비가 많고 복잡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그 원인은 좁은 생각에 걸려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결과임을 깨닫게 된다.


자기의 시신을 좀 더 열중하여 바라보고 있으면 자기가 시신으로부터 나와 점점 멀리 멀리 떨어지면서 한 없이 높은 공중으로 올라가 시신은 보이지 않고 이 지구가 조그마한 공처럼 보이게 된다. 자기 마음이 한없이 가벼워짐에 따라 한없이 높은 곳으로 올라가 흰 새처럼 공중을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자기를 보게 된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의 죽음을 바라보고 있는 동안 과거에 자기가 지은 모든 잘못된 업장에 대하여 모두 진심으로 참회하고 용서를 구하여 무거웠던 자기 마음이 하늘을 나르듯 가벼워졌다는 것이 영적인 세계에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자기의 죽음을 바라보는 동안 잘 죽어지지도 않고 슬펐던 일도 기뻤던 일도 생각나지 않는 사람은 홀가분한 자기 모습을 체험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정신이 일치되었을 때 일어나는 현상들도 체험할 수 없어 수행이 별로 제미 있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러한 사람은 신심이 일어날 수 없다.

하지만 과거에 자기가 지은 일들이 회상되고 잘못을 인식할 수 있는 사람은 참회를 통해 자기의 마음이 가벼워짐을 체험하게 된다. 이러한 사람들은 모든 일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고 원인이 있으면 그에 따르는 과보가 있고 그 과보는 새로운 행의 원인이 된다고 하신 부처님의 말씀을 믿게 된다.

내가 좋은 일을 하면 좋은 결과가 오고 그 좋은 결과는 새로운 행의 원인이 되며, 나쁜 일을 하면 나쁜 결과가 오고 그 나쁜 결과는 새로운 행의 원이 된다는 진리이다. 전체적으로 자기의 삶이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좋은 법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참선수행을 원하는 초보생에게 이 사수관을 권한다. 사수관은 참선수행을 하고자 하는 분에게 가장 기본적인 수행이다. 복잡한 생각들을 정리하고 중요하지 않은 일들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자기의 과거를 뉘우치게 하고, 사고방식의 잘못이나 그릇된 견해, 성격 등을 스스로 진단하고 치유하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수행법이다.


※ 상세한 수행법은 「나를 찾아 떠나는 禪여행」의 제1, 2여정, ‘죽음의 계곡’에서 설명하고 있다.
No. Subject Author Date Views
58 죽어가는 사람들(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bultasa 2007.02.25 6768
57 우리들의 삶을 자비와 지혜로서 영위하는 법 bultasa 2007.02.25 6413
56 저 언덕으로 가기 위해 먼저 지혜의 공덕을 닦자 bultasa 2007.02.25 6557
55 실상반야, 관조반야, 문자반야 bultasa 2007.02.25 9725
54 체(體)로 하여 용(用)을 일으키는 나를 비무아(非無我) bultasa 2007.02.25 6881
53 일상생활의 꾸준한 삶을 통해 지혜와 복덕을 쌓자 bultasa 2007.02.25 6684
52 참선수행의 목적은 반야지(般若智)에 도달하여 실상을 보는 지혜 bultasa 2007.02.25 8433
51 오직 할 뿐인 사람이 진정한 인욕바라밀 bultasa 2007.02.25 7162
50 물은 불생불멸인 실상의 세계를, 파도는 생멸인 현상의 세계 bultasa 2007.02.25 7171
49 나를 찾아 떠나는 禪여행(7) bultasa 2007.02.25 6420
48 나를 찾아 떠나는 禪여행(6) bultasa 2007.02.25 6478
47 불교란 마음 다스리는 법을 가르치고 배우는 종교이다 bultasa 2007.02.25 7548
46 나를 찾아 떠나는 禪여행(5) : 오근의 평형, 호흡념(사마타선) bultasa 2007.02.25 6879
45 나를 찾아 떠나는 禪여행(4) bultasa 2007.02.25 6741
44 나를 찾아 떠나는 禪여행(3) : 보시바라밀, 염불선 bultasa 2007.02.25 6797
43 대광(大光)선사 불타사 법문 bultasa 2007.02.25 6608
42 나를 찾아 떠나는 禪여행(2) : 자비의 바다(자심관) bultasa 2007.02.25 6364
» 나를 찾아 떠나는 禪여행(1) : 죽음의 계곡(사수관) bultasa 2007.02.25 6470
40 사무량심 결사 운동 bultasa 2007.02.25 6884
39 인도 성지 순례기(6) bultasa 2007.02.25 70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