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나는 禪여행(4)

2007.02.25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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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나는 禪여행」(4)


우리들의 마음속에 잠재하는 인색한 마음과 탐욕은 결국 우리들 자신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화나게 하며, 이들이 점점 쌓이면 정신적 신체적 병의 요인이 된다.

이렇게 작용하는 마음을 인식하기 위해 자신의 마음의 움직임을 바라보는 참선을 하고 보시바라밀로 대치(對治)하라는 것이 선여행의 <제5여정>이었다.

사람에 따라 산만한 마음 때문에 집중이 잘 되지 않거나 불안하거나 잠을 편안하게 잘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게는 염불선이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대치(對治)법이라는 것이 <제6여정>이었다.


위빠사나선은 모든 몸과 마음의 작용을 깨어있는 마음(mindfulness)으로 관하는 선(禪)이다. 걸어 다닐 때, 밥 먹을 때, 말할 때, 화장실에 갔을 때 등 우리들의 동작 하나 하나를 모두 관하면서 깨어있는 마음으로 그 행동과 마음과의 상호 작용을 관(觀)하는 수행이다. 여러 가지 동작 중에서 보행(步行)이 가장 보편적으로 이용되는 수행법이고 이를 행선(行禪)이라 한다.


사람에게 관상(觀相)이나 수상(手相)이 있듯이 마음속에는 심상(心相)이 있다. 사람이 보고 듣고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행은 모두 이 심상에 비추어진 것을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심상은 오랜 세월 동안에 쌓여진 자기의 습(習)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자기의 습에 따라 작용한다. 그러므로 사람은 자기의 습의 범위 안에서 살고 있다. 그러기에 이 심상에 그려진 그림이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가를 알고자 하는 수행이 행선이다.


먼저 왼발이라고 마음속으로 새기면서 왼발을 움직이고 오른발 하면서 오른발을 움직이면서 몸과 마음의 동작을 면밀히 바라본다. 마음의 작용과 몸의 작용이 얼마나 밀착되어 있는가를 알아차리고자 한다. 몸과 마음의 작용이 산만하게 분산되는 자기를 발견하기도 하고 몸과 마음이 잘 일치되지 않는 자기를 발견하기도 한다.

이 한 박자 행선이 잘 되면 삼박자 행선을 한다. 왼발을 들고 밀고 놓고, 오른발을 들고 밀고 놓고 라고 마음속으로 새기며 동작 하나하나를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며 행한다. 이 행선이 잘 되면 아홉 박자 행선까지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하는 사이에 마음이 다른 곳으로 달아나 방황하기도 하는데 이를 빨리 알아차리고 행선에 집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와 같이 노력하는 사이에 자기의 심상에 그려진 자기 모습을 자기 스스로 볼 수 있게 되어 자기를 좀 더 잘 알 수 있게 되고 고쳐야 할 것은 고치게 된다.

이와 같은 행선은 집에서나 공원, 호숫가 혹은 바닷가에서도 할 수 있다. 새벽 일찍 장애가 없고 맑고 향기롭고 고요한 분위기에서 한 걸음을 옮기는 발의 움직임과 그 움직임을 새기는 마음이 일치되었을 때 자신도 모르게 비마(飛馬)처럼 공중으로 걸어가는 자신이 너무나 신비하게 느껴지는 때도 있다.


때에 따라 생각할수록 고민이 많을 수도 있지만 어느 순간 이 숨을 쉴 수 있다는 이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하고 다행한 일이라고 여겨지기도 한다. 숨을 들이쉬면서 대지(大地)의 아름다운 향기와 허공의 걸림 없는 자유가 발바닥과 정수리를 통해 하복부에 가득히 채워진다고 생각한다.

내 마음속의 더러운 때와 모든 번뇌는 대지의 아름다움과 허공의 자유로 정화되어 자비심으로 화하여 내쉬는 숨결 따라 대지와 허공으로 조금도 남김없이 돌아가게 한다.

이와 같이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을 반복하는 것에 익숙하게 되면, 호흡을 반복하면서 내 몸에 체온이 지금 있다는 것, 내가 지금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여 본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이 발이 움직일 수 없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이 팔이 움직일 수 없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이 허리를 움직일 수 없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먹는 것이 소화가 안 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등등을 생각하면서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천천히 걷는다.

이 순간 내가 이렇게 걸을 수 있다는 이 사실만으로 너무나 신비롭고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상세한 수행법은 「나를 찾아 떠나는 禪여행」의 제7여정 ‘선녀가 산책하는 호숫가’와 제8여정 ‘평화로운 대지’ 에서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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