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구일까?

2007.02.25 18:59

bultasa Views:6685

내가 누구일까?


이 세상에는 고통 없이 편안히 살아가는 사람이 많이 있다. 그런가 하면 고통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다. 고통 없이 편안히 살아가는 사람은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보겠다. 그러나 고통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그 고통이 자기의 일부가 되어 살아가고 있지만 그 고통이 자신의 일부인가 아닌가 하는 것은 분명히 해야 할 부분이다. 누구나 그 고통을 소멸하고 편안하게 살기를 원하는 것을 보면 고통은 자신의 일부가 아닌 것이 분명하다.

고통에는 정신적인 고통과 육체적인 고통이 있다. 이들은 분명히 내 자신이 아닌데도 나와 더불어 있다. 어디에서 온 것인가? 그것은 자기의 옳지 못한 견해를 옳지 못한 줄 알지 못하여 옳다고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함으로서 지은 업이 되풀이 되면서 쌓인 과보에서 오는 고통이다. 자신이 주장하는 옳지 못한 견해가 자신의 견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이 혼란스럽게 생각되는 것이다. 이렇게 일어나는 혼란스러운 생각들이 고통의 원인이 됨으로 자신의 옳지 못한 견해는 비록 자기가 착각하여 주장하기는 하지만 깨어난 마음으로 바라보면 자기 자신의 견해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어리석은 중생들은 바르지 못한 견해를 자신으로 착각하고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함으로서 지은 업의 과보로 고통을 받아가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어떠한 것이 바르지 못한 견해인가? 바르지 못한 견해는 아상(我相)이나 아만(我慢)으로 나타나거나, 남을 속여 자기의 부를 챙기고자 하거나, 득을 보려고 선심을 쓰거나, 불만이 생기거나, 화가 끓거나, 남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 좋아하거나, 거짓말하기를 좋아하거나, 환각제에 의지하거나, 사음을 하거나, 남을 경멸하거나, 지배하기를 좋아 하거나, 인색하거나 하는 것 등 다양하게 바르지 못한 견해는 표출된다. 일단 말로나 행동으로 표출되면 그 과보는 면할 수 없고, 그 과보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인 고통의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인 병으로 발전되면 우리는 의사에게 찾아가게 된다. 의사는 많은 병을 치유하지만 병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기 전에는 또 재발하기 마련이다. 우리는 고통의 참된 원인을 확인하고 제거하는 법을 배우고 익히고 숙련하지 않으면 편안한 날을 맞이하기 어려워진다.

고통의 원인은 바르지 못한 견해에서 비롯된 것이니 바르지 못한 견해를 나의 생각이라고 착각하는 한 나는 내가 아닌 것이다. 나는 착각을 일으키는 나에 의하여 지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비진(非眞)이라고 하고 참내가 아니라고 한다.

내 속에 비진(非眞)이 있음을 깨닫고 찾아내어 소멸함으로서 참 나로 돌아오고자 수행하는 것을 위빠사나 선이라고 한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비진(非眞)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 이 비진(非眞)의 세계에 있는 자신을 깨닫고 그 속에서 나오는 것을 해탈(解脫)이라고 한다.

비진(非眞)의 세계에서 해탈하여 참 나를 찾게 되면 더 이상 “내가 누구인지” 혼돈할 이유가 없고 나는 나의 삶의 주인공이 되게 된다. 스스로 자신의 삶의 주인공이 되었을 때 “자기 자신이 누구인가”를 비로소 알게 되는 것이다. 참 나의 세계는 고통이 없는 세계이므로 극락세계라고도 한다.

불가(佛家)에서는 그릇된 견해가 없는 견해를 지혜(智慧)라고 한다. 자기 자신을 알고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견해이기 때문에 우리는 지혜롭게 살기를 원하는 것이다.


2004. 1. 24.
시카고 불타사 주지 현성스님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