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하나다.

2007.02.25 19:04

bultasa Views:6316

하늘은 하나다.


인간과 삼라만상은 하늘에서 비롯되어 나왔다. 인간과 삼라만상이 어떠한 변화를 일으키며 살아가더라도 결국 하늘로 돌아가고, 하늘에서 또 다시 새로운 몸을 받아 태어난다.

인간이 하늘에서 나와 하늘로 다시 돌아가는 까닭에 인간의 마음의 근원은 하늘이고, 하늘을 그리워하고 또 하늘로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다. 이러한 까닭에 사람이 종교를 갖는 목적이 천국(天國), 천당(天堂), 하늘나라에 태어나고자 함에 있다고 한다. 이 천국을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나라, 깨끗한 땅, 불국정토(佛國淨土) 혹은 극락세계라고 부른다. 모든 자유를 누리고 지극한 복을 즐기는 하늘나라인 것이다. 이 하늘을 천국이라고 부르든 천당이라고 하든 불국정토라고 부르든 하늘은 하나이다.

이 하늘나라의 상대되는 세계가 지옥이다. 이기심에서 솟아나는 욕망을 채우기 위하여 남을 이용하거나 잘못된 관념이나 사상 혹은 종교로 남을 해롭게 하거나 편을 가르는 사람들은 그 과보를 받게 된다. 이기적인 집착과 소유욕에서 일어나는 행동은 집착과 소유욕을 더욱 증대 시킬 뿐, 지속적인 평화를 얻게 하지는 못한다. 이러한 까닭에 이기심에서 나오는 잘못된 관념이나 사상 혹은 종교에 집착하여 남을 해하지 말고, 이기심에서 나오는 소유욕으로 남을 해롭게 하지도 말고, 무소유(無所有), 무집착(無執着)하는 관념에서 살라고 한다.

무소유(無所有)의 사상에서 사는 사람은 이기심에서 생기는 소유(所有)를 부정하고 이타심(利他心)에서 생기는 소유를 긍정하는 사람이다. 즉 이타심에서 소유한 바를 남에게 나누어 줌으로서 얻어지는 소유라는 말이다. 이러한 사람은 부(富)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부(富)가 저절로 생기는 것이다. 과거에 나누어 줌에서 쌓여진 공덕으로 현세에 다시 나누어 줌으로써 얻어 지는 무한한 소유이다. 이기심에서 오는 소유는 유한한 것이지만 이타심에서 오는 소유는 무한하다. 그러기에 이기심에서 생기는 소유는 지옥문과 가깝지만 이타심에서 얻어지는 소유는 하늘나라의 문을 열게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하늘 가운데 떠 있고, 우리는 현재 하늘 속에서 살고 있다. 우리와 하늘을 분리할 수 없고, 우리의 마음도 하늘과 분리할 수 없다. 하늘이 곧 우리의 마음이요 우리의 마음이 곧 하늘이다. 하늘나라는 곧 우리의 마음이기에 그곳에 천당이 있고 천국도 있다. 물론 지옥도 우리 마음 밖에 있을 수 없다. 즉 우리 마음 안에 지옥과 천국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이기심이 많은 사람은 마음이 항상 지옥에 있지만, 이타심이 많은 사람은 마음이 이미 천국에 있다.

천국, 천당, 불국정토, 극락세계, 지옥은 그 대상을 가리키는 이름일 뿐이다. 이름은 천국 자체도 아니고 지옥 자체도 아니다. 이름에 집착하는 것은 달을 보라고 가리키는 손가락만 보는 격이다. 우리는 이름을 떠난 진리에 살고자 한다.


대한불교 조계종 시카고 불타사 주지 현성 합장
2004.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