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즉시불(心卽是佛)

2015.11.01 23:57

현성스님 Views:4801

마음이 곧 부처다라는 말씀은 부처님의 말씀이다.

오늘 이 말씀에 대해 공부해 보고자 한다.

우리들의 마음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한 마음은 순수한 부처의 마음인데, 이 마음은 청정해 조금도 업장이 없는 마음이다. 그리고 우리가 생활 속에서 쓰는 마음은 자기의 습관이나 체험에 의해 쓰는 마음으로 업식(業識)이라 한다. 업식도 그 근본은 청정한 부처이므로 마음이 곧 부처라고 하는 심즉시불(心卽是佛)이 된다.

중생은 누구나 부처님의 마음과 똑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말씀이다. 부처님의 수하항마상에서 보인 바와 같이 일체 마군을 항복받았을 때, 순수한 부처의 마음이 된다, 모든 업장을 소멸하고 큰 깨달음을 얻으셨을 때, 곧 청정한 부처의 마음이다.

 

업장이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 까

우리들의 의식(意識)은 곧 업식(業識)이다. 업식(業識)이란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가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과 접촉하였을 때,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에 깊은 관심을 갖는 것이 업식이다.

즉 눈이 눈의 대상인 사물이나 사람을 접촉했을 때, 업식은 사물이나 사람에 대한 분석을 하고, 좋다거나 나쁘다고 분별한다. 좋아하면 집착하기도 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화를 내기도 한다. 이렇게 하여 모든 번뇌와 망상 그리고 증오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이 마음은 업에 의한 세속적 마음이다.

 

이러한 현상은 모든 사람이 경험하는 의식작용인데 자기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분별하는 의식작용과 자기 몸과 마음에 해()가 될 수 있다 없다, 혹은 위험하다 안전하다 등 위험을 분별하는 의식작용이 재물이나 권력에 대한 욕망과 결탁되어, 그들의 안전을 기하고자하는 안전욕망으로 발전할 때, 그 욕망은 다음 욕망으로 한없이 전개된다.

이것이 불만과 증오 투쟁과 불행의 원인이고, 가정과 사회질서의 불안 요인이 된다. 세속적 마음이 공중(公衆)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이유이다.

 

이렇게 발전해 가는 요인을 탐구해 보면, 사람의 업식은 눈이 눈의 대상인 사람이나 사물을 분별하여 그 사람이나 사물을 좋아하여 집착하기도 하고, 싫어하여 스트레스, 불만이나 화를 내기도 한다. 이 때, 이 사람의 업식, 즉 어떤 업을 가진 마음이냐에 따라 집착하고 화내는 것이 착각 혹은 환상에 의해 일어나는 감정일 수 있다.

착각이나 환상이 일어나는 원인은 그 사람의 업에 재물욕, 명예욕, 권력욕, 애욕, 식욕 등으로 이기심이 강하면 눈, , , , , 의식의 대상을 만날 때 그 욕구(欲求)에 끌려 착각이나 환상을 일으킴으로 그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착각이나 환상으로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게 반응하게 된다. 그러나 본인은 착각이나 환상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도 알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마음에 부당한 욕심이 있는 업을 가진 사람은 사람이나 사물을 잘못보고 판단하여 본인과 상대와 이웃사람들을 괴롭히고 고통을 주게 된다. 이러한 고통을 예방하기 위해, 감정을 일으키는 대상을 만날 때, 그 대상을 보는 마음을 자기 마음 안으로 돌려, 그것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마음의 업을 관찰하여 그 업을 확인하고 내려놓게 하는 것이 수행이다.

이러한 욕심의 업이 모두 사라지고 없는 사람은 탐진치 삼독에서 자유로운 사람이니 부처의 마음을 이룬 사람이고, 탐욕의 업이 남아 있는 사람은 세속적인 사람이다. 세속적인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부처의 마음이 함께 있음으로 양심은 살아 있는 사람이고, 양심도 없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양심이 다시 회복될 수 있는 가능성은 가지고 있으니, 그에게도 부처의 마음이 있다.

 

위에서 수행이란, 감정을 일으키는 대상을 만날 때, 그 대상을 보는 마음을 자기 마음 안으로 돌려, 그것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마음의 업을 관찰하여 그 업을 확인하고 내려놓게 하는 것을 수행이라 한다고 했다. 자기 마음의 업을 관찰하여 소멸하는 수행법에는 백팔배, 3천배, 염불, 참회, 기도, 참선 등 여러 가지가 있는 데, 어느 것이든 열심히 정성껏 하면 모두 효험 있는 방법이다.

참선 법 중에 숭산큰스님께서는 나는 모른다를 화두로 잡고 참선하라 하셨고, 전통적인 대승불교 권에서는 이 무엇고를 화두로 잡고 참선하라 하셨다. 이 두 방법은 큰 깨달음을 목적으로 하는 참선수행법이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으신 후, 다섯 비구에게 설하신 수행법은 사념처경에 잘 설명되어 있다. 이 경에 의하면 코 끝에 집중점을 두고 깨어있는 마음으로 들숨과 날숨을 알아차리는 수행을 꾸준히 하여 알아차리는 마음의 힘을 기른다. 그 알아차리는 힘으로 몸과 감정에 있는 고통을 알아차리고 그 고통의 원인이 되는 업을 인식하고 소멸하여, 몸과 감정을 편안하게 한다.

그리고 눈, , , , 몸이 접촉하는 대상, 주어진 조건, 주위환경과 대자연에서, 이들을 알아차리고 분별할 줄 아는 눈, , , , 몸의 신비롭고 조화로운 작용에서 만족, 감사, 경의, 기쁨, 보답코자 하는 자비심이 일어난다.

마음을 관찰해 보면 마음은 시작이 없는 과거와 끝이 없는 미래 그리고 현재를 한 생각 속에 담기도 하고 풀어주기도 하며, 아무리 넓은 우주라도, 아무리 작은 먼지라도 한 생각 속에 담고 푼다. 법을 관찰해 보면, 우주에 있는 모든 존재는 연기하는 존재로서 독립하여 홀로 존재하는 것은 없다. 연기로서 다른 존재들과 연결되어 있는 나는 나와 연결되어 있는 모든 인연의 덕분에 현재 여기에 존재한다.

그러므로 나는 모든 존재들이 함께 잘 살 수 있게 하는 바른 일을 많이 할 것이며, ()가 되는 일을 하지 말고, 업이 없는 청정한 마음을 항상 유지하도록 하라고 하셨다.

 

부처님께서 사념처경에서 말씀하신 수행방법은 마음의 주의를 코 구멍 끝에 집중하고 들숨 할 때 온 들숨을 알아차리고, 날숨 할 때 온 날숨을 알아차리라고 한다. 앉거나 서거나 숨을 알아차리는 수행을 한 시간, 두 시간,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 일년, 이년 쉬지 않고 하면, 알아차리는 힘이 코 끝과 온 몸에 집중한다. 이 힘에 의해 정념(正念)이 완성되는 과정에서 업장소멸로 번뇌가 사라지고, 마음이 청정해 지며 편안해 진다.

마음이 청정해 편안해 짐에 따라 선정에 들게 되고, 선정에서 깨달음을 얻어 지혜를 얻는다. 이 지혜를 다른 사람들게 전하여 다른 서람들도 선정에 들어 깨달음을 얻어 지혜의 문이 열리게 하는 보시바라밀을 일념으로 행하는 보살이 되라고 하셨다.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살아있다는 사실은 모든 사람, 문명, 문화, 하늘, , 식물, 동물, 태양, , 바람. 무엇하나 나에게 도움을 주고 있지 않은 것은 없다는 사실이다. 이들에게 감사하고, 존경하며, 은혜에 보답코자 하는 마음으로 나의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해 제 자신을 모두 받친다. 부처님의 마음이 곧 내 마음이다.

 

2015. 1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