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禪敎)

2009.01.18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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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은 부처님의 마음이요,

교는 부처님의 말씀이다.


禪是佛心  敎是佛語

선시불심  교시불어


- 선가귀감, 청허 휴정 선사


청허 휴정은 조선 중기에 불교 중흥을 위해 일생을 바치신 서산대사이다.


그 당시 참선 수행을 으뜸으로 생각하여 교리공부를 등한시하는 경향이 심하였다. 이러한 경향을 바로 잡기 위해 하신 말씀이다.

선(禪)은 부처님의 마음이요 교(敎)는 부처님의 말씀이라고 간단히 표현하시므로써 선(禪)과 교(敎)는 불이(不離)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니 선과 교를 겸수해야 한다는 서산대사께서 제자들을 위해 하신 교훈이다.

말과 마음은 다른 것같이 보이지만 말은 마음의 표현이요, 마음은 말로서 나타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이치이다. 그러하니 선(禪)을 통해 마음에 바로 들어갈 수도 있지만 말로서 표현된 마음을 전혀 무시하고 선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이다.

참 마음을 체험해 보기 위해 부처님께서 설하신 교학의 이해가 지중하다. 그렇다고 교학에 편중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선과 교를 겸수해 감으로서 수행의 경지가 높아 가면서 그 이론적인 뒷받침이 따르게 됨으로서 믿음이 경고해 질 수 있다.


수행을 하다보면 많은 어려움을 경험한다. 그럴 때 교학의 뒷받침은 그 어려움을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고, 도움이 될 때 뒤로 물러나지 않게 됨으로 믿음을 견고하게 해 주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선(禪)은 시대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시켜가야 한다고 생각된다. 옛날에는 어려울수록 어려움에 도전해 보고자 하는 성향(性向)때문에 교학이든 선(禪)이든 한자(漢子)로 어렵게 만든 경향 있어 요즈음 사람들이 이해하기에는 좀 어렵다. 그리고 요즈음 사람들은 어려운 것을 싫어하고 또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도 싫어한다. 쉽고 당장에 할 수 있는 것을 선호한다.

그러하기에 ‘믿기만 하면 천국에 간다.’는 말씀이 통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불교에서는 ‘있는 그대로 부처다.’ ‘당신은 부처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대를 존경합니다.’라는 가르침이 있는데 이렇게 쉬운 가르침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 잘못도 있다.

선(禪)이라는 것도 사람들이 요가가 곧 선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요가가 곧 선이니 참선이 얼마나 쉬운가. 반드시 요가가 아니더라도 밥 먹기 위해 숟가락하나 드는 동작도 참선이요 변소에 가는 것도 참선이요, 앉는 동작도 걷는 동작도 선이 아닌 것이 없으니 불교가 얼마나 쉬운 것인가. 그리고 원하시는 대로 당장 이 자리에서 불교를 완전히 마스터할 수 있다.


내 마음이 곧 불교요 말이 곧 불교다. 앉았다가 서는 것도 불교요 친구와 인사하는 것도 불교이다. 이 세상에 불교가 아닌 것이 없다. 너무 쉬워서 해 보지도 않고 사람들이 어렵다고만 생각하는 것이다.  

어떻게 해서 이 세상에서 불교 아닌 것이 없다고 하는가? 세상에는 내 마음이 들어가 보지 않은 곳은 하나도 없다. 왜냐 하면 내 마음이 들어가 보지 않은 곳은 나는 모르기 때문이다. 내 마음이 들어가 본 곳에서는 반드시 불교가 있다. 왜냐하면 불교는 그 마음의 움직임을 알라고 가르치는 종교이기 때문이다.

그 마음의 움직임이 바르면 좋은 일이 생기고 기쁜 일이 생기지만 그 마음의 움직임이 바르지 못하면 본의 아니게 남에게 해가 되는 일을 저질게 되니 남이 나를 해치려고 하는 불행이 생긴다. 마음을 바르게 움직이게 하기 위해 참선을 해 마음을 닦아라. 항상 바로 보고 바로 듣고 바른 마음으로 생각하고 말과 행동을 바르게 해라.

그러면 모든 이웃이 너를 사랑하고 존경하고 따를 것이고, 기쁨의 축복을 받을 것이다.

선과 교는 불교를 바로 세울 수 있는 두 개의 기둥이고 새의 두 날개이다.

내 마음이 있고 말이 있는 한 불교는 그 안에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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