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하는 마음과 실상을 보는 눈

2011.12.07 14:32

심광@바라밀 Views:13738

오랫만에 글을 쓰려니 생각대로 쉽지는 않군요. :)
저 스스로도 요즘 일도 많고, 생각도 많아 머리가 복잡하지만,
그래도, 수행이라고 조금 한 것이 도움이 되었기 때문일까요.
예전같으면 이생각 저생각에 머리는 아프고, 몸은 고단하고, 스트레스로
쓰러졌을 상황이지만, 현재 그렇지는 않으니 감사한 일입니다.

자유게시판에서 허영애보살님의 글을 읽다가 문득 든 생각을 올려봅니다.
우리가 살다보면 내 무릎 위에 있는 내 과자는 잊어버리고, 옆에 있는 타인의
과자를 집어먹게 되는 일이 본의 아니게 있게 되고, 더 심한 경우는 그게 나의 
과자라며 상대방을 비난하게 되기도 합니다.
나중에야 사실을 알고 부끄러워하기도 하고, 오히려 더 화를 내기도 하지요.
내 옆에 과자가 있으니, 내 것이라고 생각하고, 남이 먹으려 들면 왜 내것을
먹느냐고 화를 내는 것이 당연한 것이 요즘의 세상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상대가 점잖은 사람이라 그냥 조용히 웃고 넘어가면 나도 모르게 지나가기도 
하지만 말이지요.

이렇게 내것만 챙기려는 마음은 눈앞에 뭔가가 있어도 안보이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파생되는 수많은 일들을 만들기도 하면서 말입니다.
불교에서 열반에 이르는 길로 육바라밀을 말하는데, 그 중 가장 먼저 
보시바라밀을 말하는 것은 이런 점에 있어서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보시하는 마음이 없이는 탐하는 마음, 성내는 마음, 어리석은 마음을 버릴 수 없고,
탐진치의 세가지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는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의 바라밀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보시바라밀의 행의 방법은 재물을 보시하여 경제적으로 돕는 것 뿐만 아니라, 
바른 법을 알려줘서 바르게 알고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도와 주는 법시도 있고,
무외시라고 하여 다른 이들의 어려움과 슬픔을 함께 나누어 마음을 편케 하는
보시도 있습니다.
어떤 방법이든 보시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결과적으로는 보시행을 하는 이의 
마음이 맑아지고 업에 따른 장애를 제거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눈앞의 일들을 깨끗하게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되고, 이것이 실상을
본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즉, 옆에 있는 과자는 다른 사람의 과자이고, 내 과자는 내 무릎 위에 있음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바라밀회의 회원들 중에서 스스로 불교 교리도 잘 모르고, 수행이나 기도도
잘 해본 적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간혹 있는 것 같습니다만, 이와 같은 
무외시의 마음을 가진 분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마음이야 말로 따로 수행의 기회를 가지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마음바탕에 이미 불자로서 갖추어야 할 참된 덕목을 지니고 있어서 스스로의 마음을
보고, 닦고, 보시행을 계속 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거기에다 기도와 수행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가 되겠지요. :)

간혹 마음씀씀이를 말하곤 하는데, 이 말은 자기 자신에 대한 마음을 쓰는 것이 아니고,
다른 이들을 위하여 또는 공동체를 위하여 마음을 쓰는 것임을 잘 아실 것입니다.
이번에 새로 회장이 되신 두 분은 이러한 마음씀씀이가 좋은 분들입니다. :)
그리고, 특별히 임기 중에 절 내 경조사에 대해서 좀 더 신경을 쓰겠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이러한 무외시의 행을 위하여 회원 여러분이 많이 도와주시고 함께 해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

심광@바라밀 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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