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천국

2010.11.14 16:56

현성 Views:6579

미국 사회의 좋은 점은 평균수입이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높다는 점, 병원시설이 잘 되어 있고, 의사가 많고, 사회보장제도와 인권보장이 어느 정도 잘되어 있으며,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대로 살기 좋은 나라라고 할 수 있는 점이다.

그러나 나쁜 점은 감옥소에 수감되어 있는 죄수의 수가 비교적 높은 편이며, 실직자가 많고, 이혼율이 높으며, 가정불화가 심하고, 마약, 노름, 담배 등에 중독된 사람의 수가 많으며, 암환자 등 불치병 환자와 장기간 요양원에 있는 환자의 수가 비교적 많은 편이며, 의외의 총기 난사, 자살률이 높고, 직업상 배타적이고 경쟁이 심해 정서적으로 불안한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부처님께서는 삶 그 자체가 고통(苦痛)이라 하셨는데, 그 때의 고통을 현대적인 용어로 바꾸면 스트레스가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본다. 즉 삶이란 그 자체가 스트레스다. 남편을 섬기고 아내를 사랑하는 것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고, 아들딸을 위해 주는 것도, 부모를 섬기는 것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며, 직업인이 직장에서 일하는 것도, 사업가가 사업하는 것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며, 선생이 학생을 가르치는 것도, 학생이 공부하는 것도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는 것이 현실이 아닐까? 삶이란 곧 스트레스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스트레스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정의하기도 어렵지만, 스트레스를 일으키게 하는 원인을 들여다보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나 광범위하다. 무엇이 어떤 사람에게 감정적으로나 정서적인 압박감, 시련, 곤경, 긴박감, (상황에) 쫓기는 감정을 받았을 때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하지만, 외부와는 전혀 상관없이 본인이 가상해서 만든 생각에 지배되어 강박감을 받고, 심화되어가는 강박감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스트레스도 있다.

무엇이 어떤 사람으로 하여금 스트레스를 받게 했느냐고 하는 “무엇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의 원인을 추정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에게는 우리가 흔히 먹는 ‘국수가 심한 스트레스가 될 수 있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기분 좋은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같은 말을 A에게 하면 A가 심하게 화를 내는 것을 경험할 수 있지만, B는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 들이고 대화를 잘 나누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사람마다 스트레스를 받는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남편은 부인이 받는 스트레스를 알아차리기 어렵고, 부인은 남편이 받는 스트레스를 알아차리기도 어려우며, 어머니가 아들딸이 받는 스트레스를 알아차리기는 더욱 어렵다. 그리고 자녀들은 부모가 받는 스트레스가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

왜 스트레스를 논하고자 하는가? 스트레스는 감정적인 것이기에 사람들이 중요하게 받아들이지 않지만, 실제로는 감정이 곧 육체로 전파되고, 육체의 상태가 곧 마음으로 전달되는 관계에 있다. 그러므로 마음에 일어나는 것은 곧 몸에 일어나는 것이요, 몸에 일어난 것은 곧 마음에서 일어난 것임을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으면 좋겠다. 꿈속에서도 무엇에 쫓기면 심장이 실제로 급하게 박동하는 것을 우리는 흔히 느낀다. 크고 작은 감정적인 스트레스도 그와 같이 즉각적인 육체적 스트레스로 나타나 몸이 긴장되고 심하면 경련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으니 스트레스를 인식하고 그를 제어하는 작업을 하루의 일과 중 가장 중요한 과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스트레스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스트레스를 바르게 이해하면 내 마음의 움직임을 이해할 수 있고, 내 마음의 움직임을 이해했음으로 스트레스가 일어나지 않는 방향으로 내 마음을 운전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내가 받은 스트레스를 이용하는 것이 바로 나를 즐겁게 하는 열쇠요, 행복한 길로 들어서게 하는 문이며, 하는 일의 능률도 오르게 하는 법이다. 불교의 수행은 바로 여기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수행을 알지 못할 경우, 화를 잘 내고, 성질이 난폭해지고, 중독성 질환에 걸리기 쉽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하루에 받은 스트레스를 당일 해소 해 버리고, 다음 날로 짊어지고 가지 않도록 하루 일정을 잡으면, 병의 근원을 소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방법은 첫째 육체적인 운동을 하루에 한 시간 정도 하는 것이다. 운동을 하는 동안에 그 날 쌓아진 피로와 스트레스가 해소되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방법은 불타사에서 하는 염불수행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 수행은 매일 월요일에서 토요일, 저녁 8시에서 9시에 하는 염불인데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여 집에 돌아가 편안히 쉴 수 있게 해 준다. 부담 없이 참여해 시험해 보시면 즐거운 일이 일어나는 것을 스스로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스트레스라는 불치병을 예방하고 이 세상을 가장 즐겁게 살 수 있는 한 가지 길을 밝혀드리고자 할 뿐이다.




2010.11.15

시카코 불타사 주지 현성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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