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위법(有爲法).

2008.08.26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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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유위법(有爲法).


금강경 제32품에,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


일체 만들어진 것은

꿈과 같고, 환상과 같고, 물거품과 같고, 그림자와 같으며,

이슬과 같고, 또한 번개와 같으니,

응당 이와 같이 관할지니라.


풀어서 말씀드리면, 유위법(有爲法)이란 다양한 원인과 조건에 따라 생성된 존재, 인연에 의해 생멸하는 일체 현상계의 사물, 여러 연(緣)에 의해 집합되어 만들어진 것 등이 유위법이다. 어떠한 것도 하나의 인연에 의해 생겨나는 법은 결코 없다.

유위법이란 이러하기에 사람이 아무리 대단한 고등동물이라 하여도 사람의 한 평생을 살고, 죽을 때 가서 자기 인생을 돌이켜 보면, 잠잘 때 꾸는 꿈과 같이 살았고, 내 마음대로 살지 못하고 무엇인가 의해 지배당하며 꼭두각시처럼 살았으며, 수 없이 주고받았지만 모든 것이 알맹이 없는 거품과 같고, 수많은 희망을 가지고 살았지만 모두 진실 아닌 그림자였고, 이 몸은 해가 뜨면 사라지는 이슬처럼 사라지게 되었으며, 현재는 번개 빛처럼 빠르게 지나가는 것이라고 관해야 한다고 했다.

꿈, 꼭두각시, 거품, 그림자는 일체유위법의 형상이 공(空)한 모양임을 표현한 것이고, 이슬과 번개는 일체유위법을 시간적으로 봐 무상(無常)하다는 것을 보인 비유이다. 즉 일체유위법은 바로 제법무아(諸法無我)하고 제행무상(諸行無常)하다는 부처님의 말씀을 다르게 표현한 말씀이다.


건강할 때는 하고자 하는 일도 많고, 의욕도 커서 그것에 가리어 잘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지만, 죽음에 임해보면 인생을 꿈과 같이 살았고, 꼭두각시처럼 살았으며, 주고받은 것이 모두 거품과 같고, 수많은 희망 욕망 생각들이 그림자와 같았음을 알게 되었으니 이 세상의 모든 법에는 조금도 의지할 바가 못 되며, ‘나’라고 할 만한 것도 없으니 무엇에나 욕심내지 말고 집착하지 말라는 말씀이다.

‘나’라고 할만한 것이 없으니 제법무아(諸法無我)라 했고, ‘나’는 공(空)하다고 했으니, 눈이 있어도 있는 것이 아니요, 귀가 있어도 있는 것이 아니어서, 사물이 있어도 바로 보지 못했으니 있어도 있는 것이 아니요. 내 몸이 있어도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몸이 아니니, 내 몸이라 할 수 있는 몸도 아니다. 이러하니 내 몸은 공(空)했고, 제법무아(諸法無我)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이 몸이 이슬처럼 사라지고 세월은 번개처럼 빨리 지나가니, 제행이 무상한 현재를 참되게 살아야 한다는 교훈이다.


일체유위법이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하고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하다고 한 것은 모든 법이 허망(虛妄)하니 단념하고 체념(滯念)하라는 말이 아니고, 일체유위법에 대해  착각을 하지 말라는 말씀이다. 이기심에 물든 우리들의 느낌으로 사물을 보면, 착각을 일으켜 허상(虛像)에 집착하게 되어, 결국 꿈, 꼭두각시, 거품, 그림자와 같은 인생을 살게 될 것이므로 고통을 면할 수 없으니, 일체 유위법이 허망한 줄 알고 욕심이나 집착을 하지 아니하면 제법무아(諸法無我)를 알아 고요하면서도 모든 것이 충만하여 원하는 대로 이룰 수 있는 지혜(智慧)를 얻게 되고, 그로써 이웃을 위해 자비공덕을 베풀게 된다는 말씀이다. 일체유위법은 내생에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중생을 위해 베푼 자비공덕은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항상 그와 더불어 있기에 허망하지 않다는 말씀이다.


일체 유위법이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하여 무상(無常)하다고 하는 것도 아무리 돈이 많이 있어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없을 수도 있으며, 아무리 아름다운 몸매를 가지고 있어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것이니 믿을 것이 못되지만, 일체 유위법을 개인의 욕망추구의 대상으로 삼지 말고, 이로써 중생을 위하고자 하면 필요한 유위법을 창조할 수 있는 진리가 그 속에 있다는 말씀이다.

이러하기에 세월의 변화에 맞추어 참다운 자기 모습을 찾으려 노력하고, 그를 위해 그리고 중생들을 고(苦)에서 구원하기 위해 자비 행을 함으로서 공덕을 지어가라는 말씀이다. 오직 이 공덕이 우리의 의식에 저장되어 내생에 과보를 받게 된다는 이치이다.  


이 게송을 다시 읊어보면,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


일체 조작된 것은

꿈과 같고, 환상과 같고, 물거품과 같고, 그림자와 같으며,

이슬과 같고, 또한 번개와 같으니,

응당 이와 같이 관할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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