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양구(供養具)

2008.12.02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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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화가 없는 것이 공양구요,

입에 화가 없으니 신선한 향기가 난다.

마음에 화가 없으니 진귀한 보배가 넘치고,

때도 없고 오염도 없으니 참되고 영원하다.


面上無嗔供養具  口裡無嗔吐妙香

면상무진공양구  구리무진토묘향

心裡無嗔是珍寶  無垢無染是眞常

심리무진시진보  무구무염시진상


- 균제동자


이 게송은 문수보살의 시자인 균제(均提) 동자의 게송이다. “성 안내는 그 얼굴이 참다운 공양구요, 아름다운 말 한마디에 미묘한 향기가 넘친다. 화냄이 없는 마음에 진귀한 보배가 있고, 깨끗해 티가 없고 청정(淸淨)하여 오염이 없는 마음이 진실(眞實)한 마음이고 영원히 변함이 없는 부처님의 마음이다.”로 번역되어 널리 알려져 있는 게송이다.


균제동자는 화를 바르게 다스릴 것을 청하시는 글을 남겼다.

생각해보면 바라는 것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의지했던 것이 무시당했을 때, 손해 봤다고 생각될 때, 기대에 어긋났을 때, 조급해질 때 등 다양한 원인으로 화를 내게 된다. 화가 나게 되면 얼굴이 상기되어 굳어지고 말에는 독기가 솟는다. 화가 없으면 얼굴 표정이 편안하게 보이니 상대방에게 편안함을 선물하게 되는 것이니 편안한 얼굴을 공양 올리는 그릇에 비유했다.

화가 났을 때의 말은 독기가 서리어 상대방에게 불안함과 두려운 감을 갖게 하여 멀리하고자 하는 마음을 일어나게 한다. 그러나 화가 없는 말에는 상냥하고 다정(多情)한 감을 주고 기묘(奇妙)한 향기가 있어 가까이 하고자 하는 느낌을 준다.


마음에 화냄이 전혀 없게 되면 진귀(珍貴)한 보배(寶貝)로 가득하게 된다고 했다. 백가지 일을 잘하게 되면 백가지 공덕이 쌓여 백 가지 보배가 마음에 저축되고, 천 가지 일을 잘하면 천 가지 공덕이 쌓여 천 가지 보배가 더해지고, 만 가지 일을 잘하면 만 가지 공덕이 쌓여 만 가지 보배가 더해진다.

그러나 백 가지를 잘 하다가 한 번 화를 내면 백 가지 공덕이 찰나지간에 사라지고 오히려 원한이 쌓이게 되어 계속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은 진귀한 보배가 계속 쌓이기만 하여 그 보배는 크나큰 덕(德)으로 화하게 된다.

덕인(德人)은 이루지 못할 것이 없는 사람이기에 그의 덕(德)을 여의주(如意珠)라고도 부르니 모든 수행자들이 선망하는 대상으로 육바라밀 중에 인욕바라밀이 있는 이유이다.


때가 없고 오염(汚染)이 없으니 참되고 변함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때(垢)가 있다는 것은 재욕(財慾), 명예욕(名譽慾), 음욕(淫慾) 등으로 표출되는 이기심(利己心)이 있다는 것이다. 이기심(利己心)은 연기법(緣起法)을 위배(違背)하는 마음이기에 완전히 소멸되어야 할 대상이다. 이러한 이기심이 완전히 소멸되었을 때, 탐욕이 소멸 된 것이고, 탐욕이 완전히 소멸되었을 때, 때(垢)가 없다고 한다. 때가 없다는 것은 연기법이 탐욕이라는 장애물 없이 자연스럽게 운영되는 것을 말한다.

오염(汚染)이란 남이 재욕, 명예욕, 음욕 등으로 재미를 보는 것을 보고 자기도 그들을 따라 그렇게 하는 것을 물든다고 하여 오염(汚染)된다고 하는데 그럴 수 있는 기질이 있으니까 물드는 것이지 그럴 수 있는 기질을 단호히 거절할 수 있으면 오염될 수가 없는 것이다. 무염(無染)이라 함은 오염될 수 있는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무구(無垢) 무염(無染)하다함은 가장 청정한 것을 부정법(不定法)으로 강조한 것으로 해석한다. 가장 순수하게 청정한 것이 우리 중생의 본래의 모습이다. 본래의 모습이기에 참된 것이라 하고, 그 본래의 모습은 무시(無始) 이래(以來)로 변함없이 존재하고 있으므로 무상(無常)이 아니라 항상(恒常)하다고 하여 상(常)이라고 했다.

우리들 모두에게는 진상(眞常)이 있으나 때(垢)와 오염(汚染)으로 가려져 있기 때문에 그 작용하는 바가 우리들의 의식으로 인식되기 어렵다. 그러나 이 진상(眞常)은 때와 오염에 가려진 상태로 분명히 우리들의 마음속에 있으므로 이를 감추어진 여래라 하여 여래장(如來藏)이라고 부른다. 불교인의 수행목적이 바로 때와 오염을 여의고 참되고 영원한 진상(眞常)을 체험함에 있다.  

 

이 게송을 다시 읊어보면,


얼굴에 화가 없는 것이 공양구요,

입에 화가 없으니 신선한 향기가 난다.

마음에 화가 없으니 진귀한 보배가 넘치고,

때도 없고 오염도 없으니 참되고 영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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