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의 잠속에서

2009.04.15 22:43

현성 Views:12658

슬프고 괴로운 일에

유혹 당하여

가슴 아파하지 말라.

오랜 시간 이전

무명의 잠속에서

생각이나 행동으로 만들었던 것이

이제 다시 나타남이니

슬픈 일이 있으면 그 슬픔을 보라.

존재의 무게를 느낄 것이다.

괴로운 일 당하면

그 괴로운 일 살펴보라.

신비로운 위대함을 발견할 것이다.

슬픔에 괴로움에 협조하거나 동화하지 말라.

그것 또한 마음의 아름다운 파도이니라.

그것 또한 생명의 불꽃이니라.

슬픔과 괴로움에는 참모양이 없다.

한번 되받아 지나가면

소멸되는 업고의 원칙

소박한 축복을 보내어라

콩심어 팥 거둘 수 없지 않는가.

 

슬픔이 있는 곳에는 즐거움이 있고, 기쁨이 있는 곳에는 괴로움이 있는 법이다. 마치 좋아함이 있는 곳에 미워함이 있고, 미워함이 있는 곳에 사랑함이 있는 것과 같다. 행복이 있는 곳에 불행이 있고, 불행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행복이 있는 법이다. 왜냐하면 불행이 없다면 행복 또한 있을 수 없고, 슬픔이 없다면 즐거움 또한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나의 슬픔과 괴로움은 지난 세월에 지은 나의 업의 과보이니, 그 슬픔과 괴로움을 자세히 살펴보면 거기에는 반드시 그 원인이 있고, 그 원인 속에는 즐거움과 기쁨의 씨앗도 함께 있는 법이니 슬픔과 괴로움에 휩싸여 슬픔과 괴로움에 더 깊이 빨려들면 더 심한 업을 지어 헤어나기 어렵게 되는 것이니, 생각을 멈추고 슬픔과 괴로움 그 자체를 조용히 살펴봐야 한다. 지나온 세월 속에 담긴 수많은 사건들이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그 속에는 역동하는 즐거움과 기쁨의 씨앗도 있고, 슬픔과 괴로움의 원인도 있다. 그 원인들에 대해 참회하고 즐거움과 기쁨의 씨앗을 심기시작하면 그 안에 즐거움과 행복이 봄 하늘에 수목처럼 자라기 시작할 것이다.

 

괴로움을 심은 것은 너 때문이지만 괴로움에서 나오는 것은 너 때문일 수 없고, 오직 내 스스로 괴로움을 딛고 일어서야 한다. 오직 내 스스로 괴로움을 딛고 일어설 수 있다면, 나에게 그렇게 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 현재 나에게 있는 괴로움이 너 때문이라고만 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닐까? 내 마음이 그 괴로움을 허용했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은가. 만일 내 마음이 그 괴로움을 허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믿을 수 있는 사실이라면 괴로움도 즐거움도 모두 내 마음이 짓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와 같이 괴로움도 즐거움도 모두 내 마음이 짓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때

그것 또한 마음의 아름다운 파도임을 볼 수 있고,

그것 또한 생명의 불꽃임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괴롭고 즐거움이 우리 인생에 있다는 사실은 세상은 한 없이 변해가는 진리 있음을 웅변하는 것이니 괴로움이 곧 생명의 불꽃이요 또한 아름다운 파도이다. 왜냐하면 괴로움과 슬픔은 변화의 과정에서 무엇인가 내가 바로 보지 못한 사실이 있음을 나에게 알려주는 신호이기에 그 신호를 받고 바로 그것을 살펴보고 바로 잡으면 즐거움과 기쁨이 이미 내 앞에 와 기다리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니 ‘그것 또한 마음의 아름다운 파도’인 것이다.

게송을 다시 한 번 읽어보겠다.

 

슬프고 괴로운 일에 유혹 당하여 가슴 아파하지 말라.

오랜 시간 이전 무명의 잠속에서 생각이나 행동으로 만들었던 것이

이제 다시 나타남이니 슬픈 일이 있으면 그 슬픔을 보라.

존재의 무게를 느낄 것이다.

괴로운 일 당하면 그 괴로운 일 살펴보라.

신비로운 위대함을 발견할 것이다.

슬픔에 괴로움에 협조하거나 동화하지 말라.

그것 또한 마음의 아름다운 파도이니라.

그것 또한 생명의 불꽃이니라.

슬픔과 괴로움에는 참모양이 없다.

한번 되받아 지나가면

소멸되는 업고의 원칙

소박한 축복을 보내어라

콩심어 팥 거둘 수 없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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