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법게(傳法偈)

2007.09.19 12:31

현성 Views:9983

가사정대경진겁(假使頂戴經塵劫) 신위상좌변삼천(身爲床座遍三千)

약부전법도중생(若不傳法度衆生) 필경무능보은자(畢竟無能報恩者)




풀어서 말씀드리면,

아무리 오랜 세월동안 불교경전을 공부한다고 해도,

몸과 마음을 다해 삼천대천세계에 계신 부처님을 공경하고 편안히 모신다고 해도

중생들에게 부처님의 법을 전하여 그들을 고통에서 구원하지 못하면

끝내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하지 못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사람들 중에는 불교공부를 많이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부처님을 공경하여 예불을 빠짐없이 모십니다. 그리고 절에 따라서는 부처님을 모시기 위해 큰 절을 짓거나 탑을 세우는 불사를 하는 곳도 있습니다. 이러한 일들이 사람들이 받는 고통을 해소해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 아니라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여기에서 말씀하시는 부처님은 나와 인연된 모든 중생을 의미합니다. 중생이라 함은 사람은 물론이고 동물, 식물, 자연 전체를 의미합니다. 나와 인연된 일체 만물이 모두 나의 부처님이 됩니다. 그러하니 나와 인연된 모든 중생에게 이로운 일을 내가 할 때 이들에게서 내가 받은 은혜에 보답하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아무리 경전공부를 많이 한다고 해도 나와 인연된 사람들에게나 동물 식물 자연에 이로운 일을 할 수 없다면 그 공부, 전각, 불상의 가치가 없다는 말씀이 됩니다.

그리고 아무리 절이 크고 탑이 크며 종각이 근사하다고 해도 이들이 사람들의 안정적인 생활과 평화에 도움이 되지 못하다면 끝내 그와 인연된 모든 사람들의 은혜에 보답하는 일이 되지 못한다는 말씀입니다.

자연을 사랑하고 귀중하게 여기기를 부처님을 섬기듯이 하라는 말씀이고

불교공부를 한다는 사람들은 아내와 남편을 섬기기를 부처님을 섬기듯 하라는 말씀입니다. 오늘날 불교를 믿는 사람들이 평화롭고 화목한 가정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을 경계하는 말씀입니다.

은혜에 보답하지 못한다는 말씀은 빚을 갚지 못한다는 말씀이니 여기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이웃을 존경하고 사랑하고 어려움을 도와주었다고 해도 빚을 갚은 것이니 당연할 뿐 생색낼 것이 없다는 의미가 있고, 다른 하나는 은혜를 보답하지 않고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가면 빚이 탕감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빚이 가중되어 내생에 그 빚을 갚지 않을 수 없는 어려운 처지에 몰리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자유롭게 살지만 남에게 진 빚을 갚지 않으면 신용이 하락되어 이 세상을 살아가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이치가 바로 자연의 이치이며 부처님 법에서 말씀하시는 진리입니다. 항상 부모의 은혜에 감사하며 보답하고, 남편의 은혜 부인의 은혜에 감사하고 보답하는 마음이 끊어지지 않도록 하고, 오히려 항상 든든하게 되도록 하라는 말씀입니다.

부모의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에서 시작하여 부부사이의 사랑, 자녀들을 바르게 기르는 마음, 어른들을 공경하고 선지식들을 존경하는 마음, 모든 자연에 감사할 줄 알고 보호할 줄 아는 마음이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법이니 이러한 법이 바로 부처님의 법입니다. 내 스스로 이러한 법을 실천하여 많은 공덕을 쌓고, 그 공덕을 회향하는 마음으로 이러한 마음을 이웃에 전달하여 이웃으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실천하여 공덕을 쌓게 하고 또 그들의 이웃에게 그와 같이 전하라고 하는 것이 전법게의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