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자(出家者) (2/2)

2007.09.19 12:32

현성 Views:8163

그 네 가지 은혜 중, 부모의 은혜, 스승의 은혜, 자연의 은혜에 대하여는 일반사람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므로 시주자의 은혜에 대하여 간략히 설명하겠습니다. 출가한 스님들은 당신 스스로 돈을 벌어 생활하게 되어 있지 않고 재가자의 시주에 의해 생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시주에 의해 절을 짓는 불사, 경전을 편찬하는 불사 등이 진행됩니다. 이러한 시주자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스님은 무소유(無所有)를 철칙으로 삼고 청정한 마음으로 그들의 안녕과 소원성취를 기도해 주고 부처님의 법을 그들에게 전하여 삶의 의미와 목적을 바로 세워 감정을 조절할 줄 알고, 모든 사람들이 화목하고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입니다.

셋째로 스님은 일체 고통 받는 중생을 구원하겠다는 뜻을 세우고, 이를 발원하고, 이를 위해 수행하고, 실천하는 것을 본분으로 삼아야 합니다. 일체 중생이라 함은 이 세상에서 고통 받는 중생, 하늘 세계에서 고통 받는 중생, 지옥중생을 말합니다. 그리고 중생이라 함은 사람뿐만 아니라 육상에서 사는 동물, 수중(水中)에 사는 물고기, 하늘을 나는 새들도 포함하므로 인간이 이들에게 고통을 주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환경오염이나 이들의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도록 자연을 사랑하고 보호해야 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네 가지 은혜, 부모의 은혜, 스승의 은혜, 자연의 은혜, 시주자의 은혜 중 한 가지를 꼽는다면 부모의 은혜입니다. 부모의 은혜에 감사하고 이에 보답하고자 하는 사람의 마음은 자연스럽게 스승의 은혜, 자연의 은혜, 시주자의 은혜도 갖게 되며, 모든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자비심(慈悲心)도 그 마음 가운데 있게 되기에 불교 신자로서 취해야할 가장 큰 덕목은 효(孝) 사상의 실천입니다. 각자의 부모님께 효도하는 마음에서 시작하여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을 자기의 부모와 같이 존경하고 사랑하는, 한없이 깊고 넓은 마음으로 생명사랑을 실천하게 하는 가르침이 곧 불교입니다. 이와 같은 마음을 불성(佛性)이라 하고 일체 중생을 부처님으로 보라는 가르침의 참 뜻입니다. 이와 같이 되기 위해서는 한없이 하심(下心)하고 모든 생각들을 비우는 진마군(震摩軍)이 ! 선행되어야 합니다. 진마군하기 위해 출가하여 일념으로 수행에 전념하라는 말씀입니다.

이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출가한 수행자의 마음은 부모의 은혜, 스승의 은혜, 모든 생명들의 은혜에 가장 고귀하고 성스럽게 보답하는 마음입니다. 이러하기에 「부모은중경」은 부처님께서 불교가 무엇인가를 대답하신 경전이고, 「심청전」은 이러한 불교사상을 일반대중에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걸작입니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법구경 게송 109에서, 「덕이 높고 나이 많은 어른들을 항상 존경하고 받드는 사람에게는 네 가지 이익이 따른다. 수명장수(長壽), 용모의 아름다움, 행복, 그리고 건강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더 이상 바랄 것이 있을까요?

이와 같이 막중한 원을 세우고, 발원하여, 출가한 이상, 철저한 수행력으로 일체 마군(魔軍)을 항복받아 잡된 생각을 여의고, 청정한 몸과 마음으로 위의를 지키며, 네 가지 은혜에 보답하고, 내 목숨을 버리어도 모든 생명 사랑하여 지성으로 보호함으로서 부처님으로부터 내려오는 일체 조사들의 맥을 이어가고, 불법을 이 지구상에 풍성하게 채울 수 있게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