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은 도의 근원

2008.08.26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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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믿음은 도의 근원


믿음은 도의 근원이요, 공덕의 어머니이다.

일체 좋은 일들을 길러주고

의심의 그물을 끊어버리며

애욕의 물결에서 나오게 하고

열반(涅槃)의 무상도(無上道)를 열어 보인다.


信爲道元功德母  長養一切諸善法

신위도원공덕모  장양일체제선법

斷除疑網出愛流  開示涅槃無上道

단제의망출애류  개시열반무상도


- 화엄경


불교에서 위없이 높은 도(道)를 열반(涅槃)이라고 하는데 열반이란 자신의 마음 안에 이 세상에 살아가는데 필요한 일체가 이미 갖추어져 있음을 볼 수 있고, 그들을 활용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이로운 일을 함으로서 얻어지는 잔잔한 평화가 충만한 세계이다.

이러한 복과 지혜가 함께하는 열반의 세계로 가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그 가르침에 따라 수행생활을 해야 한다.


믿고 수행생활을 하는 것이 바로 도를 성취하게 되는 근원이 되는 것이며, 수행을 하는 그 자체가 바로 착한 법(法)을 실제로 행하는 것이므로 많은 공덕을 짓게 되는 것이다.

믿지 않으면 자연히 의심이 많은 것이고, 의심이 심하면 이 귀중한 인생을 보람 있게 살 수 있는 기본이 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마음에 중심이 잡혀 있지 않으므로 자연히 애욕이나 물욕에 빠져 어지러운 세상에서 헤매게 되고 깊이 빠져 지옥과 같은 세계에서 고통을 면할 수 없게 되는 것이 이들의 보편적인 삶의 과정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그 가르침을 따른다는 것은 인과응보를 믿는 것이다. 내가 한만큼 수확을 거둘 수 있다는 진리를 믿는 것이다. 내가 악한 일을 하면 악한 과보를 받고, 착한 일을 하면 선(善)한 과보를 받는 이치를 믿고 착한 일을 많이하여 선한 공덕을 많이 쌓음으로서 가없는 복을 짓게 된다는 믿음이다.


둘째 가르침은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남을 의지하지 아니하고 홀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알라는 가르침이니, 이 가르침을 믿고 항상 나와 상대되는 물건들을 존중히 여기고, 사람들을 존경하며, 그들을 차별하지 말고, 그들이 쓰일 수 있는 일들을 잘 알아서 조화롭게 활용하여 그들에게도 이롭고 나에게도 이롭게 생산적인 활동을 끊임없이 열심히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서 가없는 공덕을 짓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비공덕을 베풀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셋째 가르침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사람이든 물건이든 자연이든 간에 눈에 보이지 않는 거미줄 같은 망(網)으로 연결되어 그들이 움직이는 영향을 서로 주고 받음을 피할 수 없는 관계에 있으니 하나의 체(體), 즉 개별적으로 움직이면서도 하나의 보이지 않은 체(體)로 엮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마치 내 몸 안에 바늘 끝만큼이라도 아픈 데가 있으면 내 몸 전체에 열이 나는 것과 같이 이 세상에 어떤 존재에게 고통이 있으면 일체 존재들이 그 고통을 공유(共有)하게 되는 관계에 있고, 기쁨이 있으면 그 기쁨을 공유해야 하는 관계에 있음으로 일체가 하나임을 알라는 가르침을 믿는 것이다.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문화, 다양한 종교 단체가 모여 사는 사회에 더욱 필요한 가르침이라고 생각된다. 서로 상반되는 대립관계를 이루지 말라는 말씀이고, 대립관계에서는 서로 이로울 것이 없다는 가르침이다.

이 가르침을 믿음으로서 일체는 능소(能所)가 없는 하나이고, 하나이니 싫어하거나 미워할 것이 없고, 각자의 기능에 맞게 조화롭게 살 줄 알면 모두가 평등하게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화엄경의 이 시를 다시 읊어보면,


믿음은 도의 근원이요, 공덕의 어머니이다.

일체 좋은 일들을 길러주고

의심의 그물을 끊어버리며

애욕의 물결에서 나오게 하고

열반(涅槃)의 무상도(無上道)를 열어 보인다.


모든 좋은 일은 믿음에서 시작된다는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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