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무안이비설신의(無眼耳鼻舌身意)(六入)
    무색성향미촉법(無色聲香味觸法) (십이처 十二處)
     눈, 귀, 코, 혀, 몸, 뜻도 없고, 물질, 소리, 향기, 맛, 감촉, 법도 없다.

  눈, 귀, 코, 혀, 몸, 뜻의 여섯 감각기관은 주체를 의미하고, 물질, 소리, 냄새, 맛, 감촉, 법은 주체가 감각기관을 통하여 느끼는 대상이다. 이들을 모두 공(空) 가운데는 없는 것이라고 부정하는 것이다.

오온은 색수상행식이다. 물질을 색하나로 묶고 정신작용을 수, 상, 행, 식의 네 작용으로 나누었다. 그러나 십이처에서는 하나인 색을 눈, 귀, 코, 혀, 몸과 빛깔, 소리, 냄새, 맛, 닿아짐과 법 등 11가지로 나누고 네 가지 정신작용을 뜻 하나로 묶었다. 눈, 귀, 코, 혀, 몸을 전오근(前五根)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육체의 부분으로서 물질적 현상인 색법(色法)이고, 뜻은 의근(意根)이라고 부르고 심법(心法)이다. 물질(빛깔), 소리, 냄새, 맛, 감촉(닿아짐), 법을 느껴지는 대상이라 하여 육경(六境)이라고 하기도하고, 또 이들은 마음을 가리는 티끌이 된다하여 육진(六塵)이라 부르기도 한다. 육근과 육경을 합하여 십이처라고 한다. 그러므로 십이처는 색법(色法) 11과 심법(心法) 1로 나눌 수 있다.  

  십이처의 처(處)는 산스크리트어(語)로 āyatana인데, 생장시킨다는 의미이다. 곧 마음의 작용을 일으키는 장소인 처가 되어 그것을 육성하고 생장시킨다는 뜻이다.

  바로 이 육근과 육경이 상대되면 인식작용이 일어난다. 이 마음의 작용을 총칭하여 육식(六識)이라 하는데, 십이처(十二處)는 육식(六識)을 일으킨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제 6의 의근(意根)을 의지하여 한순간에 6식이 일어났다 변하여 없어지면 다음 순간의 6식이 생기는 중간 역할을 하는 것이다. 즉, 의근(意根)을 열어 6식(六識)이 나온다.

  오온을 열어 12처가 되고 12처에서 6식이 나왔다. 12처와 6식을 합하여 18계(十八界)라고 부른다.

  육근(六根)으로 인해서 육진(六塵)이 생기고, 육진으로 말미암아 육식(六識)이 생긴다. 모두 18이 되므로 18계(十八界)라 한다. 그곳의 흐름과 분별은 각각 같지 않으므로 계(界)라고 한다.  위 「공양」시에서 보인바와 같이 눈은 꽃을 보고 번뇌를 일으킨다. 이와 같이 안근(眼根)은 여섯 번뇌를 일으키며, 나머지 오근(五根)도 이와 같다. 육근이 모두 합하여 서른여섯 번뇌를 일으키고, 이것이 과거 미래 현재인 삼세를 합해서 백팔번뇌가 된다. 6근x6번뇌x3세=108번뇌.

  일체 번뇌인 108번뇌는 결국 우리의 주관적인 분별심일 수밖에 없는 6근과 그 대상이 되는 객관적인 6경 사이에서 일어난다. 그러나 본질적인 진여의 세계에는 망념이 붙을 수 없으므로 12처는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한다. 그러므로 108번뇌란 환영(幻影)이며 도무지 헛것일 뿐이다. 바라밀 본지(本地)에 한번 초월하여 들어간 후는 번뇌란 붙으려야 붙을 수 없다.


◎  어떤 청년이 한 처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정말로 가슴이 터질 듯한 환희심으로 가득하여 결혼하기로 작정하고 가족들에게 알렸다. 평소 그 처녀를 잘 아는 가족들이 제각기 비판을 했다.

      “그 처녀는 귀도 작고 얼굴에 죽은 깨가 너무 많아.”
      “그 아이는 너무 말이 많아.”
      “그 처녀는 바람둥이야.”
      “그 아이는 국민하교밖에 안 나왔잖아.”
      “집안을 보나 평소의 행동을 보나 모든 면에서 너와는 어울리지 않아.”  

아버지가 가족을 대표해서 점잖게 물었다.

      “도대체가 그 아이의 무엇에 반해서 결혼하려고 하느냐?”

청년이 한참 있다가 말했다.

      “무엇에 반했다고 할 특별한 것이 아무것도 없어요,
      단지 사랑하기 때문이지요”

 사랑이 어디에 있는가? 내 눈에 있는가, 내 귀에 있는가 아니면 내 손끝에 있는가, 키스해 본 혀에 있는가? 그런 것들에는 사랑이 없다. 그러면 처녀의 몸매에 있는가, 처녀의 아름다운 목소리에 있는가, 아니면 향수 냄새에 있는가, 부드러운 피부의 감촉에 있는가, 행동에 있는가? 그런 것에도 사랑은 없다.

  사랑은 어떤 이름, 모양, 냄새, 맛, 감촉, 원리 같은 것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사랑은 없다」는 속단을 내릴 수도 없다.

  어린아이가 무엇이 사랑이냐고 질문하면 어떻게 답해야 할까?1)

사랑이란 오직 그 청년의 환영(幻影)일 뿐 공(空) 가운데서는 실체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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