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게송부분(偈頌部分) 해석

(1)  부처님과 보살님의 참된 모습

『미묘한 상을 갖추신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다시금 여쭈옵나니
불자는 그 무슨 인연으로
「관세음」이라 부르나이까?』

미묘한 상을 갖추신 세존님께서
게송으로 무진의에게 대답하시길,
곳곳마다 알맞게 응하여 나타나는
관음의 모든 행을 너는 잘 들어라.

부처님은 중생의 눈으로는 그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기에 미묘한 모습(妙相)을 갖추었다고 한다. 아울러 부처님의 화현(化現)으로서의 관세음의 자비행은 모든 곳에 알맞게 나타나고 있으나 중생이 그것을 모를 뿐이다.

(2)  보살이 되기 위한 기본조건

그 보살의 큰 서원 바다와 같아
헤아릴 수 없이 긴 세월 동안
천억의 부처님 모시고 받들며
크고 청정한 원을 세우니

  보살이 되기 위해서는 바다같이 깊고도 큰 청정한 서원(誓願)을 세워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네 가지 넓은 서원인 사홍서원(四弘誓願)을 한다.  즉 법회 때마다 중생을 다 구하고, 번뇌를 다 끊으며, 가르침(法門)을 다 배우고, 부처의 길(佛道)을 성취하겠노라고 맹세하는 것이다.

  그러면 왜 바다와 같은 서원인가?

  바다는 ① 모든 것이 모이는 곳이며, ② 그 어떤 것도 싫다함이 없이 다 포용하며, ③ 표면상으로는 변화무쌍하지만 깊은 곳에서는 한결같아 고요하며, ④ 모든 것을 정화하며, ⑤ 온갖 것들이 살아가게 하는 작용이 있다. 바로 이러한 서원을 세우고 오랜 세월 수행하는 인물이 대승보살(大乘菩薩)이다.

(3) 중생은 어떻게 고통에서 벗어나는가?
  〔관자재(관세음)보살이 어떻게 구제할 수 있는가?〕

내 이제 그것들을 간략히 말하리니
이름을 듣거나 몸을 보거나
마음으로 생각함이 헛되지 않으면
능히 모든 고통을 멸하리라.

  우리가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수행밖에 없다.  관자재(관세음)보살은 바로 수행의 모습을 보이고 그 방법에 의해 중생들이 해탈하게 한다.  그러므로 여기에서 수행의 총체적 방법, 즉 듣고(聞), 기억하고(思), 실천하게 하는 것(修)을 보인다.

  ① 이름을 듣는다(聞名)
      부처님의 화현으로서의 관자재(관세음)보살이 설명한 가르침을 배운다는 뜻이니, 이는 지혜(智慧)와 자비(慈悲)를 갖추어야 함을 배우는 것이다.
  ② 몸을 본다(見身)
      몸을 본다는 것은 그 행위를 보는 것이다. 관자재보살이 중생을 제도하는 그 자비행을 본 받아 몸소 실천하는 것이다.
  ③ 마음으로 생각한다.(心念)
      관세음보살의 특징적인 것을 항상 기억하는 것이니, 관세음보살이 모든 중생을 내몸같이 보는 분별을 초월한 자비심을 기억하여, 내 마음도 분별을 넘은 자비심으로 가득 차서 하는 것이다.
이런 수행에 의해 중생의 모든 괴로움은 소멸되는 것이다.

(4) 수행의 구체적 모습과 그에 의한 이익
    (나 자신의 관음을 어떻게 성취시키는가?

  ① 가령 해치려는 사람에게 떠밀려
      큰 불구덩이에 떨어진대도
      관음을 염하는 그 힘으로
      불구덩이 변하여 연못이 되고

  ‘내 것’으로 만들려는 생각이나 ‘내 것’을 지키려는 태도는 때때로 남에게 떠밀려 불구덩이에 떨어지게 된다.  불은 마음의 불(心火)이니, 이는 성내는 마음이다.  화병(火病)이 일어나면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뜨겁고 아프며, 음식을 먹을 수 없게 된다. 화가 날 때 관음의 자비를 생각하면 마음 속 번뇌의 불꽃이 꺼지고 그로 인해 일어났던 고통이 사라진다.

  ②만일 큰 바다에 표류하여
     용과 귀신 물고기의 난을 만나도
     관음을 염하는 그 힘으로
     파도가 능히 삼킬 수 없으며

  여기서의 바다는 탐욕이다. 탐욕의 바다에 한 번 빠지면 언제 물귀신처럼 물 속으로 끌고 들어가 익사시킬지 모르고, 언제 상어처럼 집어 삼켜 버릴지 모른다. 탐욕심이 일어날 때 관음의 지혜를 생각하라. 그 탐욕이 오직 나만을 위한 집착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어 관음이 베푸는 큰 자비를 생각하면 탐욕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이며 고통의 파도도 잠잘 것이다.

  ③수미산의 봉우리에서
     사람에게 떠밀려 떨어진대도
     관음을 염하는 그 힘으로
     허공에 머무는 해같이 되며

  수미산 꼭대기는 나만이 최고라는 아만(我慢)이다.  자신에게 도취하게 되면 남이 보이지 않게 되어, 자기자신 외에 모든 사람을 무시하게 된다. 그러나 무시당한 사람들이 언젠가는 그 꼭대기에서 날 떠밀게 된다.  꼭대기에서 벌벌 떨 것이 아니라 관음의 지혜와 자비를 생각하라. 그러면 모든 존재의 참 모습을 깨달아 모든 사람이 고귀한 존재임을 깨닫게 될 것이며, 아만심(我慢心)은 사라질 것이다. 그 때 꼭대기도 없으며 나를 위협하는 절벽도 없음을 알게 된다. 여기에서 태양과 같은 자유를 획득하게 된다.

  ④악인에게 쫓기어
     금강산(金剛山)에서 떨어진대도
     관음을 염하는 그 힘으로
     털끝 하나 다치지 않으며

  악인에게 쫓긴다는 것은 피해의식이다. 강한 피해의식은 자신의 소유물을 보호하려는 데서 연유하는 것이다.  자기의 것을 보호하려니 남들이 모두 악인처럼 느껴지고, 이유 없이 적대시하게 된다. 나의 적대감이 타인에게 부딪히면 곧바로 벽에 던진 공처럼 퉁겨 나온다.

  그런데 ‘내 것’이라는 생각에 매달리다 보면 자기의 진실한 것이 무엇인지를 모른다.  우리가 생각하는 ‘내 것’은 단지 나를 스쳐 가는 것들이다. 본디의 내 것은 잊어버리고 스쳐 지나가는 것을 내 것으로 여기는 이 착각이 두려움을 만드는 것이다. 관음을 생각하면 꿈에서 깨어나게 되고 온갖 피해의식이 꿈 속 일임을 알게 될 것이다.

  ⑤원한의 도적을 만나
     칼 들고 달려와 해치려 해도
     관음을 염하는 그 힘으로
     도적들 마음 돌려 자비케 하며

  우리는 스스로의 마음속에 남을 원망하고 해치려는 생각이 없는가를 항상 살펴야 한다. 그러한 생각이 곧 원한 품은 도적을 만드는 것이다. 이러할 때 관음을 생각한다는 것은 곧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폭력을 참회하는 것이니, 스스로의 폭력을 참회했는데, 어찌 외부의 폭력이 나를 해칠 수 있겠는가.

  ⑥법에 잘못 걸려
     형벌을 받아 죽게 되더라도
     관음을 염하는 그 힘으로
     칼이 조각조각 끓어지며

  형벌이란 자신의 사된 생각이다. 사된 생각은 사된 행위를 일으키고, 그릇된 행위의 결과는 손을 묶고 목을 조이는 칼이 되어 돌아온다. 자승자박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우리의 본래 마음은 허공과 같은 것, 누가 허공을 묶을 수 있으며 자를 수 있겠는가. 세속적 껍질을 벗어 던지고 관세음과 동일체임을 자각하라. 그 때 마음을 아프게 칼질하던 것들이 부서져 나간다.

  ⑦감옥 속에 갇혀 있어서
     손발이 형틀에 묶였더라도
     관음을 염하는 그 힘으로
     그것들의 풀림을 받을 것이며

  중생들은 스스로 감옥을 만들어 그 속에 갇힌다. 그 감옥을 어리석음이라 한다.  어리석음(우치 愚癡)이란 멍청한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지나치게 영악하기에 어리석게 되는 것이다. 온갖 지식이 병이 되어 스스로 그 지식 속에 갇혀 버리는 것이다.

  이 어리석음은 탐욕과 성냄을 동반하기에 더욱 무서운 것이다. 밝고 자유로운 진리의 세계가 있는데, 어찌 몸과 지식을 주인으로 섬기며 부자유하게 사는가. 햇살보다 더 투명한 관음의 몸을 생각하라. 모나리자의 미소보다 더 아름답고 우아한 관음의 미소를 찾아야 한다.

  ⑧저주와 여러 가지 독약으로
     몸을 해치려고 할 때에도
     관음을 염하는 그 힘으로
     본인에게 그 화가 돌아가며

  저주란 악구(惡口)이다. 자신을 철저히 모르는 사람은 타인의 진실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으므로 끝없이 욕하고 험담을 하게 된다. 욕하고 험담하는 세 치의 혀는 남도 상처 입게 하지만 결국엔 자신을 해치는 독약이 된다. 독약은 바로 내 입안에 있는 것이다. 아무리 험한 독설도 진실한 사람은 다치게 할 수 없다. 설사 남이 나를 헐뜯는다 해도 거기에 동요되지 않으면 나의 진실이 드러나는 법이며 나를 해칠 수 없다. 입은 화근의 근본(구시화문: 口是禍門)이니 잘 다스려야 한다. 또 자신을 자유자재로 관찰할 줄 아는 사람에게는 모든 사람이 스승이 되니, 원망보다는 감사하는 생활이 될 것이다.

  ⑨악한 나찰 독용(毒龍)들과
     여러 귀신을 만날지라도
     관음을 염하는 그 힘으로
     감히 모두들 해치지 못하며
     사나운 짐승들에 둘러싸여
     이빨과 발톱이 무섭더라도
     관음을 염하는 그 힘으로
     사방으로 뿔뿔이 달아나며

  우리에겐 동물적인 습관과 동물적인 사고방식이 있다. 평소에는 윤리나 지식의 힘으로 견제하지만, 동물적인 행동을 하는 집단에 들어가면 거침없이 동물이 되는 것이다. 부랑아, 범죄집단이 바로 그러하다. 이들에게는 옳고 그름이 없다. 어쩌다 이런 경우를 당한다 해도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가를 냉철히 돌이켜 본다면 동물적 본능이 스스로 사라질 것이다.

  ⑩여러 가지 사나운 독사들이
     독기가 불꽃처럼 성할지라도
     관음을 염하는 그 힘으로
     그 소리에 스스로 달아나며

  독사는 사악(邪惡)한 인간의 분별심(分別心)이다. 아담과 이브가 행복의 동산에서 쫓겨나게 되는 것도 뱀의 유혹 때문이었다. 벌거벗은 채 부끄러움 없는 생활을 하던 두 사람은 뱀의 유혹에 의해 행복의 과실을 따먹게 되고, 이어 부끄러움을 알게 되고 행복의 동산에서 추방당하는 것이다. 행복의 과실은 없다. 그 과실을 먹지 않아도 그냥 그대로 행복한 것이다.

  뱀은 우리의 분별심이다. 이것은 지식이라는 옷을 입고 우리를 유혹하며, 그 유혹에 중독 되면 벗어나기 힘들다. 민주주의, 사회주의 등의 이데올로기나 사된 신흥종교 등이 이에 속한다. 이것은 엄청난 독소를 지니고 있어서 극한적인 대립을 유발시켜 나와 남을 다함께 파멸시킨다. 분별을 뛰어넘은 지혜와 무심의 경지에서 나온 자비만이 이것을 치유할 수 있다.

  ⑪구름에서 천둥 일며 번개 치고
     큰 비와 우박이 쏟아져도
     관음을 염하는 그 힘으로
     삽시간에 사라지며

  뜻밖에 생기는 천재지변은 사람을 두렵게 한다. 그러나 이 때 허둥대기만 한다면 더 큰 화를 초래하게 된다. 두려움은 당황함으로 인해 일어나는 것이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아날 길이 있다. 냉철한 반야의 지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이다.

  천재지변은 우리의 충동적 마음을 상징한다. 밖으로만 마음이 쏠리는 사람은 충동되기 쉽다. 사람이 피를 보거나 폭동의 현장에 서면 흥분해서 정신을 잃고 만다. 관자재하여 고요해지면 모든 충동은 사라지고 평화를 되찾을 수 있다.

  ⑫뭇 중생이 곤경과 재앙을 만나
     한량없는 고통을 받을지라도
     관음을 염하는 그 힘으로
     능히 세상 고통 구하느니라.


♧ 원문: 〈중생피곤액(衆生被困厄)하여
              무량고핍신(無量苦逼身)이라도〉
  곤액(困厄)이란 우리의 생리적 욕구이다. 그것은 우리의 몸을 시달리게 하는 것(逼身)이다. 생리적 욕구는 그림자와 같은 것이다. 아무리 분석해 봐도 거기엔 영원한 것이 없다. 영원한 것이 없음을 관찰할 때 미묘한 지혜가 나오는 것이다. 미묘한 지혜를 갖추었을 때, 생리적 욕구에 끌려 다니면서 인생을 비관한다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음을 알게 된다. 생리적 욕구는 인생을 아름답게 할지언정 괴롭히는 그 무엇이 아니다. 그러나 자유로운 사람만이 그 진정한 아름다움을 안다.

(5)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능력을 갖춤
  〈앞의 ⑫까지 수행에 의해 성취되는 결과〉

     신통한 힘 구족하고
     지혜의 방편 널리 닦아
     시방의 여러 국토
     몸을 나타내지 않는 곳 없으며

  이 구절은 관음정근 뒤에 반드시 염송하는 유명한 구절이다.

구족신통력 광수지방편 시방제국토 무찰불현신
具足神通力 廣修智方便 十方諸國土 無刹不現身

  관세음보살은 온갖 신통력을 다 갖추고 중생을 깨우쳐 줄 수 있는 갖가지 지혜로운 방법들을 다 익혔으며, 시방의 모든 국토 어느 곳에나 그 몸을 나투지 않는 곳이 없다. 그런데 앞의 방법들에 의해 수행하여 진리에 눈뜨게 되면, 나의 낱낱 행동도 신통 아닌 것이 없다. 자신을 알고 남을 알면 나의 병도 알고 중생의 병도 알아서, 그 적절한 치료법에 의해 중생들을 치료해 줄 수 있게 되나니 내가 이르는 곳은 어느 곳이나 곧 관음의 자비도량이 되는 것이다.  

(6) 어떻게 중생을 제도할 것인가?

     가지가지 악한 갈래
     지옥, 아귀, 축생들의
     생로병사 모든 고통
     점차로 멸해 주며

  이 세상에 수많은 괴로움이 있어도 열쇠는 맑고 깨끗한 마음에서 나온 지혜밖에 없다. 이 지혜가 온전히 드러나게 하기 위해서 인간의 생활을 바로 잡아 주어야 한다. 인간의 생활 중에는 분노로 인해 벌어지는 지옥 같은 생활이 있고, 탐욕으로 인해 언제나 굶주림에 시달리는 아귀 같은 생활이 있으며, 어리석음으로 인해 남이나 어떤 사상, 주장에 코가 꿰어 끌려 다니는 짐승 같은 생활이 있다. 이런 생활의 적나라한 모습을 파헤쳐 보여주고 스스로 그 생활에서 벗어나게 해줌으로 점차 지혜에 접근하게 되는 것이다.

(7)  중생을 어떻게 볼 것인가?

     진관(眞觀)이며 청정관(淸淨觀)
     넓고 큰 지혜관(知慧觀)이며
     비관(悲觀)과 자관(慈觀)이니
     항상 우러러 볼지어다.

  관세음보살은 중생을 통해서 봐야 한다. 중생들의 입장, 즉 현실을 떠나서는 결코 볼 수 없다. 왜냐하면 관세음보살은 중생들의 고통이 있는 곳에 그 모습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바로 눈앞에 전개되는 중생계의 현실에 직면하여 그 실체를 파악함으로써 관세음을 볼 수 있고 관세음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따라서 중생을 관찰하되,

① 진실된 자세로 볼 것(眞觀), ② 순수하고 맑게 볼 것(淸淨觀). ③ 슬기롭고 폭넓게 관찰할 것(廣大智慧觀). ④ 아버지가 아들을 보듯 엄격하고 냉정한 모습의 사랑으로 볼 것(慈觀). ⑤ 홀어머니가 유복자를 보듯 부드럽고 따뜻한 사랑으로 볼 것(悲觀).

  이렇게 다섯 가지 모습으로 관찰하되 그들을 스승처럼 대하라.

(8)  관세음보살의 참 모습(관세음의 성취)

     때 없어 청정한 빛
     지혜의 태양 어둠을 제하나니
     풍재(風災)와 화재(火災) 능히 이겨
     널리 밝게 세상을 비추니
     대비는 체가 되고 계행은 우뢰되며
     자비로운 마음은 큰 구름 같아
     감로의 법비를 내려
     번뇌의 타는 불길 멸해 주며
     쟁송(諍訟)으로 관청에 가거나
     두려운 진중에 있을 지라도
     관음을 염하는 그 힘으로
     모든 원수가 흩어지니라.

  우리의 본 모습은 맑고 깨끗한 빛(淸淨光明)이다. 지혜의 태양이 높이 솟으면 모든 번뇌의 어둠이 사라지는 것이다. 흙의 기운(地), 물의 기운(水), 불의 기운(火), 바람의 기운(風)으로 이루어진 물질세계의 참 모습을 파악하여 그것들에 끌려 다니지 않으면 물질의 재앙(風災, 火災)을 이겨낼 수 있다. 어머니의 사랑과 같은 대비(大悲: 계의 근본)와 아버지의 사랑 같은 대자(大慈: 聖人의 근본 모습)의 마음으로 모든 중생 평등하게 다 거두어 번뇌의 불꽃을 꺼서 열반에 이르게 하는 것이 관세음보살의 참된 모습이며, 이렇게 되고자 하는 것이 우리 수행의 목적이다.

  이러한 경지에 이르게 되면, 송사하는 법정이나 두려운 싸움터에서도 원수들이 흩어지나니, 왜냐하면 투쟁의 근본이 되는 자기 중심적 사고(我執)와 탐냄, 성냄, 어리석음이 이미 사라지고 지혜와 자비로 충만하기 때문이다.

(9)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묘음(妙音)과 관세음(觀世音)과
     범음(梵音)과 해조음(海潮音)이
     저 세간음(世間音)보다 나으니

  이 관세음의 지혜와 자비의 실천행을 타인에게 가르치고자 하면,

①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훌륭한 가르침(妙音),
② 각자의 소질, 능력에 알맞은 가르침(觀世音),
③ 깨끗하고 맑은 가르침(梵音)
④ 바다의 조수처럼 모든 사람에게 두루 미치고 항상 새로운 가르침(海潮音)이라야
⑤ 세상의 모든 학설이나 주의주장(世間音)에서 사람을 구제할 수 있는 것이다.

(10)  관세음의 힘을 중생이 어떻게 얻을 수 있는가?

     그러므로 항상 생각하여
     의심일랑 잠깐도 하지 말아라
     관세음보살 청정한 성인은
     고뇌와 죽음과 액운 당하여
     능히 믿고 의지할 바 되리
     일체의 여러 공덕 두루 갖추어
     자비로운 눈으로 중생을 보며
     그 복이 바다처럼 한량없으니
     그러므로 마땅히 정례(頂禮)할지니라.

  위에서 설명된 관세음의 훌륭한 힘은 물러나지 않는 믿음에 의해 얻을 수 있다. 물러나지 않는 (不退轉) 믿음은 모든 고통과 죽음까지도 뛰어넘는 힘을 얻게 하는 것이다. 이미 이러한 힘을 얻은 사람은 마땅히 자비의 눈으로 중생을 관찰하고 돕게 되는 것이니, 이 때야말로 관세음의 불가사의한 힘이 그 사람에게 충만케 되는 것이다. 이 가르침은 머리로 헤아려서는 알 수 없는 것이니, 먼저 큰 믿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11)  최종적 목적(最終的 目的)

     그 때 지지보살(持地菩薩)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에 나아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중생이 이 관세음보살 보문품의 자유로운 업(業)과 널리 보이고 나타내는 신통력을 듣는다면, 그 사람의 공덕은 적지 않겠나이다.”

     부처님께서 이 「보문품」을 설하실 때, 대중 가운데 8만 4천 중생이 모두 비할 바 없이 평등한 아뇩다라 삼약 삼보리의 마음을 내었다.

  이 〈관세음보살 보문품〉에서 가르치고자 하는 최후의 가르침, 그 목적은 “8만4천 중생이 모두 비할 바 없이 평등한 아뇩다라 삼약 삼 보리의 마음을 내었다.”하는 구절에 있다.

  〈발아뇩다라 삼약 삼 보리심〉은 줄여서 ‘발보리심(發菩提心)’이라 하고, 이를 흔히 ‘발심(發心)’이라고 하는 것이다.

  ‘아뇩다라 삼약 삼 보리’는 인도말 ‘아누타라아 삼약 삼보디(Anuttarā samyak sambodhi)'의 소리 옮김이다.

  〈아누타라아Anuttarā〉는 「위없이 높은(無上의)」,
  〈삼약samyak〉은 「바르고」,
  〈삼(sam)〉은 「평등한, 보편적인」,
  〈보디(bodhi)〉는 「깨달음」의 뜻이므로
  합하여 「위없이 높고 바르며 평등한 깨달음」이라는 뜻이 된다.

   그러므로 〈발심(發心)〉은
①  「수행의 최초 출발점이 되며, 깨달음으로 향하고, 깨달음을 얻어 려는 마음을 내는 것」이고,
②  「깨달음을 구하여 중생을 구제하려는 마음」이며,
③  「부처, 즉 영원한 생명력, 영원 그 자체가 되려는 마음을 내는  것」이다.

〈관세음보살 보문품〉의 최후 목적은 바로 이 마음을 내게 하는 것이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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