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대천세계와 슈뢰딩거의 고양이

2008.08.04 00:03

심광 Views:23074

오늘은 어떤 분에게는 재미있는 얘기가, 어떤 분에게는 따분한 얘기가 될지 모르는 얘기로 시작을 하겠습니다.
조금 생각해야 되는 글을 읽기 싫어하시는 분들 그냥 스크롤 다운 하시고요. :)

몇주전인가 몇달전인가 현성스님께서 법문을 하실때 삼천대천세계가 어떻게 가능한가에 대해서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불교의 기본교리에서 수많은 하늘과 세계가 있다고 하고 분류를 해놓은 것을 다들 아시지요?
삼천대천에서 삼천이란 10억(1000x1000x1000)이라고도 하고, 셀수없는 많은 수를 나타낸다고도 합니다.
스님께서는 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하나인데 어떻게 삼천의 세계가 있을 수 있는가 하시면서, 모든 의식을 가진 존재가 보는 세계가 다 다르기 때문에 이들을 다 합치면 그렇게 된다고 하셨던 것 같습니다.
(네... 늘 하는 얘기지만, 저의 부정확한 기억은 스님께서 바로잡아 주시리라고 믿습니다. :)  )
그래서, 제가 보는 세계와 저의 아내가 보는 세계, 선영이가 보는 세계... 저희  가족만 해도 각자 다른 세개의 세계에 살고 있는 셈이지요.

저는 물리학자는 아니지만, 현대물리학에는 예전에 대학때 배운 아주 재미있는 이론들이 몇개가 있습니다.
그중 첫번째는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들은 파동으로서의 성질을 함께 갖는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지만, 처음 그 이론을 배웠을때 좀 충격을 받았습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물, 기타 무기질들로 구성된 육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물을 더 작게 쪼개보면 탄소, 수소, 산소, 질소, 황 등의 기본 원소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원소들은 핵과 전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루어져 있고, 이들은 다시 더 작은 입자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들 작은 입자는 입자의 성질과 파동의 성질을 동시에 가지고 있고, 이들의 존재확률을 아마도 파동함수로 나타냈던 것 같습니다.
쉽게 바꿔 말하면, '이재현이란 한 인간은 지금 이순간에 확률적으로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상태에 있는 수많은 파동들로 구성된 허깨비같은 존재다'라는 것이지요. :)

두번째 재미있는 이론은 '다세계 해석'입니다.
말 그대로 이 우주는 수없이 많은 '똑같이 생긴것 같지만 조금씩 다른 세계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양자역학 학자인 휴 에버렛이라는 사람이 주창한 이론인데, 벌써 발표된지 50년이나 지난 이론입니다.
이 이론의 요점은 위에서 말씀드린 파동함수가 물질이든 사건이든 모든 존재의 가능성을 확률로 나타내는 것인데, 어떤 시점에서 한 관찰자가 관찰을 해버리면 어떤 물질이 존재하거나 사건이 일어날 확률이 '1 (100%)'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이를 파동함수의 붕괴라고 한답니다.
즉 파동함수가 거짓말이 되는 것이지요.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이 우주에는 수많은 '똑같이 생긴것 같지만 조금씩 다른 세계들'이 존재하고, 그 결과 어떤 세계에서는 어떤 사건이 일어나고, 또 다른 세계에서는 그 사건이 일어나지 않은 채로 있음으로 해서 파동함수는 여전히 물질이나 사건의 확률을 나타내는 살아있는 함수가 될 수 있다는 이론을 만들고, 이를 다세계 해석이라고 이름붙인 것이지요.

이 이론은 실제로 실험을 통한 증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생각으로 하는 실험으로 설명을 합니다.
이 실험은 다음과 같습니다.
상자에 고양이를 가두고, 어떤 일이 일어나면 그 일이 방아쇠를 작동시켜서 상자속의 고양이를 죽이도록 장치를 했다고 가정합니다.
이 방아쇠는 참말이면 작동을 안하지만, 거짓말이면 작동을 합니다.
그런 다음에 제가 상자옆에 서서 "심광거사는 천재다!!"라고 말했다고 칩시다.
당연히 거짓말이니까 방아쇠는 작동하겠지요? :)
저렇게 거짓말을 하는 심광이 있는 세계에 살고 있는 고양이는 불쌍하게도 죽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세계에 있는 심광은 양심이 있어 목에 칼을 들이대도 저런 거짓말은 못한다고 하면, 그 세계에 같이 사는 고양이는 상자를 열었을때 야옹거리고 있겠지요.
요점은 '하나의 세계는 한명의 관찰자에 의해서 결정된다'입니다.
바꿔 말하면 '한명의 관찰자가 하나의 세계를 결정한다'입니다.

아마 '쥐라기공원'을 쓴 마이클 크라이튼이라는 작가를 많은 분이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의 비교적 최근 소설중에 '타임라인'이라는 재미있는 책이 있습니다.
타임라인의 줄거리가 또한 이 다세계 해석이 바탕이 되어 있습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실험적으로 증명하기는 불가능하겠지만, 타임라인에서는 이 양자역학의 다세계 해석를 응용하여 사람들을 다른 세계(우주)로 보내는 장치를 만들고, 이에 얽힌 해프닝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좀 길어졌네요.
삼천대천세계와 양자역학의 다세계 해석이 관련이 있는지는 모릅니다.
또한 연관지어 '그렇다'고 말할만한 아무런 근거도 자격도 없습니다.
문득 생각이 나서 써본 글에 불과하지만, 가끔씩 물리학의 법칙(과학자들이 찾아내는 우주의 진리)이라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과 이렇게 통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누가 알겠습니까? :)

위에서 제가 쓴 글에서 제가 잘못알고 있는 내용이 있다면, 누구라도 환영이니까 바로잡아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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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이 현성스님께서 불타사에 오신지 6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6주년 진산식을 법회중에 가졌습니다.

2. 어제 세은이밴드 공연이 있었는데, 제가 다른 일로 참석을 못했기 때문에, 말씀드릴 일은 없네요.
예상외로 사람들의 참석이 적었던 모양인데, 좀 아쉽네요.
수고해주신 조진희 회장님, 임은정 보살님, 김미경 보살님에게 감사드립니다.

3. 오늘 법등회의에서 만등불사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임을 이미 여러차례 공고를 하셨습니다.
내용은 아마 알고들 계실테고요.
저도 좀 나중에 들어가서 다른 말씀은 못들었지만, 스님께서 저에게 포스트닥이나 학생인 사람들은 제외시켜야 하겠다는 말씀을 하시길래, 과감하게 "아니요, 포스트닥들은 포함시켜 주십시오!"하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집에 돌아오다가 아내랑 그 얘기를 하는 중에 만등불사하는 것이 부담이 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는, 미리 회의라도 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다시 생각을 해봤습니다.
혹 다른 의견이 있으면 나중에라도 의논해서 제가 스님께 말씀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법등회의때 바라밀회 회원분들은 송호성거사와 저이외에 아무도 없었던 것 같은데, 다음부터는 몇분이라도 참석해주시고 의견이 있으면 밝혀주시면 더 좋겠습니다.

4. 오늘 원대행거사님께서 거의 한달만에 나오셨네요.
나오시자마자 대웅전에 법등전구를 같이 갈자고 하셨다가 다음주에 하자고 하시네요.
다음주에 시간되시는 분들 좀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5. 송호성거사님이 어깨수술로 한동안 못오다가 오랫만에 방문을 했습니다.
반가왔습니다. :)

6. 이정은보살님이 한국에서 돌아와서 성환이를 데리고 오늘 나왔습니다.
얼굴도 좋아 보이고, 머리스타일도 바뀌었더군요. :)

7. 김정희보살님의 남편 Cesar가 오늘 절에 함께 왔습니다.
아이들 준다고 맛있는 케잌을 사왔습니다.
한조각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

8. 승준이 외할머니께서 오늘 절에 방문을 해주셨습니다.
선물과 법구경 강의테잎들을 전해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강의테잎들은 아마 접수부에서 보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테잎이 꽤 많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한번에 몇개씩 빌려가서 들어보시고 반환하시면 됩니다.

9. 8월 17일 일요일에 중부승가회 주최 골프대회를 가진다고 합니다.
무설전 앞 접수부에 유인물을 참고하시고, 관심있는 분들은 담당하시는 분에게 연락을 주시고요.

10. 10월 12일 수계법회가 있을 예정인데, 현성스님께서 바로 앞에 올리신 글을 참고하시어, 원하시는 분들 미리미리 준비들 하세요.

11. 이번 수요일부터 법공사다함님의 불교입문강의가 시작됩니다.
수강을 원하시는 분들 많이 참석해주시고요.

이상입니다. (헥헥..)

주말에 뵙지요. :)

이재현 드림 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