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구석이 있다

2010.11.12 18:20

심광@바라밀 Views:21721

안녕하세요, 바라밀회 여러분.
 
이번주 공지사항을 간략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1. 지난 주에 수다원계 수계식이 있었습니다.
보원행 김미지 보살이 원공 수다원이 되었고요.       제가 심공 수다원이 되었습니다.
심광으로서 마음의 빛을 열심히 찾아봤으니, 이제 그 마음을 비워보라고 심공이라는 법호를 주셨다고 합니다.
앞으로의 화두는 비우고 버리는 것이 될 것 같습니다. :)
제가 수다원이 되었다고 자랑하려는 건 아니고요, 그렇게 되었다고 알려드리는 것일 뿐입니다.
 
2. 이번 주에 용담거사님이 홈페이지 게시판에 댓글로 바라밀회도 불교에 대한 공부를 좀 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올려서
이번 주 일요일부터 시작을 해보려고 합니다.
긴 시간은 하기 힘들 것으로 생각했고요, 그래서 30-40분 정도로 잡아서 제가 현성스님께 배웠던 것을
매주 조금씩 전해 드릴까 합니다.
몇 분이나 참석을 하실지는 모르겠지만, 한사람이라도 있다면 시작을 해보겠습니다.
장소는 반야림 선방이 좋을 것 같습니다.
시간은 2시나 2시반이 어떨까 싶군요.
 
3. 내일 바자회가 있습니다.
비가 온다고 되어 있어서 어떻게 될지는 좀 미지수긴 하지만, 일단 10시경에 시작하기로 되었습니다.
신도회장님과 자해보살님이 주관을 하시고, 청년회가 주로 일을 할 것 같습니다만,
시간이 되는 분들은 힘을 합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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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는 구석이 있다. -
 
오늘 재미있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걸 한번 써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운전면허를 갱신하라는 통보를 받아서 오늘 Driver service facility에 다녀와야지 하고는 어제 필요한 문서들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를 결국 못찾았습니다.  대신에 복사본을 하나 찾을 수는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가보자 그러고는 갔지요.
문제는 항상 원본을 요구한다는 것 때문에, 가는 동안 내내, 그리고 가서도 기다리면서 계속 그 생각뿐이었습니다.
이거 원본을 다시 발급받으려면 최소 몇주는 기다려야 되는데...
다른 건 다 있는데, 이거 하나 없다고 다음에 다시 오라 그러면 어쩌나...
등등 몇가지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습니다.
마음이 불편하지요.   생각도 많아지고요.
그러다 어느 순간 이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세음보살님의 가피가 있을 텐데, 걱정할 게 뭐가 있나.   잘 될거야.   걱정하지 말자.'
그 생각이 들자마자 그대로 마음이 편해졌는데, 옆에 앉은 덩치가 큰 흑인 아저씨가 농담까지 걸어주며
긴장을 풀어주네요.  :)
덕분에 데스크에 편안한 마음으로 갔는데, 옛날 면허증만 보자고 그러고는 다른 문서는 말도 꺼내지 않더군요.
그 다음부터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별 문제없이 새 면허증을 잘 받아서 돌아왔습니다.
 
우리가 믿는 구석이 있다고 하는 말은 긍정적인 의미로도, 부정적인 의미로도 쓰이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대개는 믿는 구석이 있으니까 속편하게 보인다는 의미로 많이 사용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자니, 저는 절에 다니고, 수행도 하고, 마음 닦는 공부도 하고 그랬지만,
정작 믿음이라는 것은 부족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더구나, 우리 불자들은 믿음의 대상이 신이 아니고, 부처님을 믿는 것도 아니지요.
그러나, 분명히 우리에게는 믿음의 대상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맑은 8식, 우리의 불성 - 부처의 성품입니다.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누구나 다 알기는 어려운 것입니다.
 
부처님의 자비로운 마음이 관세음보살님으로 현신하여 우리에게 가피를 내리신다고 하지요.
그래서, 우리의 불성이 우리에게 가피를 내리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불성을 잘 믿을 수 있다면, 우리의 깨끗한 바램을 불성이 가피로서 표현을 해준다고 믿습니다.
깨끗한 바램이라고 하는 이유는 바라는 마음이 우리의 나쁜 업이 될 수 있는 나쁜 것을 바라는 마음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죄가 될 만한 일을 바라고도 신에게 용서만 구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올바른 일을 바라는 마음이라면, 그 일은 여여히 진행이 될 것입니다.
올바르지 못한 생각을 가지고 올바르지 못한 일을 바라는 마음이라면, 혹시 그 일이 바램대로 진행은 되더라도,
결과적으로 나의 마음에 나쁜 업을 하나 더 더하는 일이 됩니다.
 
그런 이유로, 우리가 절에 다니면서 부처님의 가피, 관세음보살님의 가피를 바란다면,
먼저 우리의 마음이 깨끗해지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깨끗한 마음으로 원하는 일들은 부처님의 가피, 관세음보살님의 가피, 또는 내안의 불성의 가피로서
우리에게 나타나는 거라고 믿습니다.
그러면, 언제 어떤 일을 겪더라도, 편안한 마음으로 행복한 마음으로 잘 할 수 있겠지요.
이렇게 믿는 마음이 없다면, 제가 겪은 대로 생각은 많아지고, 마음은 불편해지고,
그런 마음으로 하는 일들이 잘 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다른 데서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나의 마음 속에 이미 있는 것입니다.
내 마음 속에 있는 나의 믿는 구석을 찾아서 항상 편안하고 행복하게 지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심광@바라밀  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