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나절 동안의 출가

2009.02.19 16:39

심광 Views:10575

안녕하세요, 바라밀회 여러분.

잘 지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날씨가 갑자기 추워진 탓에 어제 내린 눈비가 얼어서 도로를 아이스링크로 바꾸어놓은 곳이 한두곳이 아니었습니다.
브레이크를 살살 밟아도 차가 줄줄 미끌어지더군요.
모두 안전운전 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주 공지사항은 ...

1. 어제 저녁 10시에 스님께서 스칻 팩이 쓴 "길 없는 길을 가다"를 읽은 소감을 10분짜리 인터뷰로 해서 한미TV에서
방영한다고 했는데, 혹시 보신 분들 계신가요?
나중에 녹화분이 혹시라도 입수되면 제가 동영상으로 만들어서 올리겠습니다.

2. 이번주 금요일, 내일입니다.  내일부터 현성스님의 영어불교강의가 개강됩니다.
아마도 저와 김미경보살님이 이번에도 계속 참석할 것 같은데, 다른 분들도 뜻이 있으면 내일 저녁 7시까지
절에 나가시면 됩니다.

3. 3월초까지 연등을 새로 만들기 위해서 아마 이번 주말에 여러 분이 2층에 모여서 연등을 만들 것으로 생각됩니다.
시간이 허락되는 분들은 함께 참여해서 같이 만들어보시면 불사와 함께 수행으로 삼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번 주 공지사항은 이상과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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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스님께서 '반나절 출가재일' 이라는 제목으로 법문을 해주셨습니다.
절에 나와있는 시간만이라도 세속적인 모든 생각을 끊어서 철저하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부처님의 제자로서
부처님과 같은 마음을 가지라는 의미에서 하신 법문입니다.
몸으로부터의 출가는 몸(오온)으로 인해서 일어나는 모든 욕심으로부터 자유로와지는 것입니다.
오온에서 일어나는 많은 욕심은 우리에게 편견과 관념을 가지게 하여 수많은 괴로움의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몸으로부터의 출가와 함께 관념으로부터의 출가를 말씀해주셨습니다.
관념은 자신이 진리라고 믿는 바를 만들고, 관념에 따라서 좋고 나쁜 것, 옳고 그른 것, 내 편과 남의 편 등등으로
구분을 하여 집착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그래서 불이사상은 이러한 관념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모든 구분이 사실은 둘이 아니라는 가르침으로서
관념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해주는 원리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세번째 출가는 삼계 (욕계, 색계, 무색계)에서의 출가로, 이는 우주의 원리에 순응하는 것을 말합니다.
견성성불한다는 것이 우주의 섭리를 깨닫는 것이며, 이때 우주의 섭리를 찾는 일은 많은 대중을 위해서
유익하게 이용하기 위한 것이어야만 진정한 의미의 견성성불이라는 말씀이셨습니다.

이러한 반나절동안만이라도 출가자의 마음으로 절에 절에 나와서, 나의 생각과 관념에서 출가하여 봉사와 수행을 하면
우주의 섭리를 볼 수 있는 혜안이 생긴다는 말씀입니다.
또한 이와 관련하여 권면하신 말씀은 이러한 출가는 오계를 받는 일에서 시작이 되기 때문에 올해도 10월에 있을
수계식에서 많은 사람들이 계를 받기를 원하셨습니다.
수계를 위해서 만배를 해야 하는데, 절을 한다는 의미는 아시다시피 마음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마음을 내려놓음으로써 말과 행동이 부드러워지고, 화목한 가운데 모든 일을 도모하며, 남에게 해가되는 일은 피하고
유익한 일을 행하여 복덕을 쌓게 되며, 진리를 알게되어 거역할 일이 없어짐으로써 순하게 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제가 공지사항에서 연등을 만드는 일이 불사와 함께 수행이 된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이는 스님께서 말씀하신
공양간에서의 봉사와 수행을 달리 표현한 것입니다.
절의 일을 하면서 그냥 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를 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고, 관하고, 다른 이들 뿐 아니라
나 자신의 말과 행동을 관함으로써 봉사가 그 자체로 참선수행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얼마전에 선영이를 데리고 아이스링크에 가서는 선영이가 스케이트를 타는 동안에 'Milarepa' (원래 제목은
Milarepa의 노래)라는 책을 잠시 읽었습니다.
Milarepa는 수천년전에 티벳에 살았던 요기의 이름입니다.
이제 막 읽기 시작했습니다만, 요약을 해보면, 처음에 나오는 이야기가 이 요기를 해치러 온 악마들을 물리친다기보다는
악마들이 자신들의 마음바탕을 찾도록 함으로써 악마로서의 생을 그만두도록 한다는 얘기였습니다.
악마들은 생을 거듭하면서 악행을 계속하여 그 업이 쌓임으로써 악마의 식을 갖게 되었는데,
이 악마들에게 스스로가 원래가 나쁜 것이 아니고, 악행을 너무 많이 해서 악마가 된 것이니 지금이라도 그만두고,
관념을 버려서 진실을 보고, 명상수행을 통하여 수행을 하면서, 선행을 많이 하라는 말에서 악마들이 깨쳐서
요기를 해치는 대신 보살피게 된다는 글이었습니다.
스님의 말씀과 통하는 면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부연했습니다.
그리고, 악마들이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인간인 우리는 어쩌면 더 잘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요. :)
다음에 또 재미있는 얘기를 읽게 되면 또 올려드리겠습니다.

:)

이재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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