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속의 지옥

2011.02.11 17:56

심광@바라밀 Views:22060

안녕하세요, 바라밀회 여러분.

올겨울 날씨가 참 변화무쌍합니다.
블리자드가 한바탕 휩쓸고 간 잔재가 아직도 거리에 이렇게 많이 남아있는데.
이번주는 화씨 영하까지 떨어지더니만, 다음주 일기예보를 보니 금요일께에 50도까지 올라가는군요.
시카고식 삼한사온일까요?  :)
아니면 정말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것일까요?

이번주 공지사항을 말씀드립니다.

1. 동안거 100일 관음기도가 진행중인 자비도량참법 독송을 2월 16일 전에 마치고, 17일 음력 정월 대보름에
관음기도 소원소지식과 100일 신중기도 입제를 할 예정입니다.

2. 수선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번부터는 형식을 좀 바꿔서 좌선만으로 진행중에 있습니다.
참선수행을 원하시는 분들의 많은 참여가 있기를 바랍니다.

3. 제24기 영어불교 강의가 오늘 시작되었습니다.
금강경 19품부터 시작되었는데, 이후 32품까지는 각 품의 내용이 짧기 때문에, 전반부는 금강경 강의를 하시고,
후반부에는 행선수행을 지도해주십니다.
수선회와는 또 다르기 때문에, 금강경 공부와 행선수행을 해보고싶은 분들의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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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도량참법 독송기도를 세번째 진행중인데, 무슨 인연인지 참석할 때마다 세번 모두 4장에 나오는 지옥에 대한 부분을
계속 읽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지옥이 어떤 곳인지 너무도 잘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물론 그 지옥들은 죽어서 가는 지옥이지만, 우리가 마음먹기에 따라서 삶자체가 지옥이 될 수도 있음은 잘 아시겠지요.
그렇게 되는 이유는 탐진치의 세가지 마음으로 인한 것이고, 그 마음들로 인하여 우리의 생각이 너무 바쁜 탓입니다.

나의 괴로움의 이유가 나의 마음에 있고, 그러한 마음으로 일어나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 
생각이 생각을 낳으면서 점점 더 괴로움을 더하게 됩니다.
그래서 불교수행에서는 탐진치의 마음을 내려놓는 수행을 시키고, 생각을 끊는 수행을 시키는 것이라고 봅니다.

탐진치의 마음에서 생각을 계속 해보면 나 자신은 이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인 것처럼 생각됩니다.
나는 다른 이들이 가진 것을 가지지 못했고, 다른 이들이 누리고 있는 것을 누리지 못하고 살고,
삶에 있어서 실패한 패배자이고, 다른 이들과 같은 대열에 끼지 못한 낙오자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생각에 빠져들다 보면, 관성이 생겨서 그 상황을 빠져나오려는 생각도 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우울함이 생기고, 심해지면 우울증도 생기고, 치유하기 힘든 상황으로 가기가 쉽게 됩니다.

그러나.
내가 괴로움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살펴보고, 그 괴로움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면,
괴로움의 실체가 없는 것임을 알 수 있거나, 또는 그것으로 인하여 내가 괴로움을 당할만한 가치가 있는 일인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마음들이 일어날 때, 이런 마음이 일어나는 것임을 알고.
이러한 생각들이 일어날 때 생각을 연하여 계속 만들지 말고, 끊어버릴 수가 있다면 괴로움의 원인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지금 이순간에 내가 이 자리에서 숨을 쉬면서 살고 있음을 알고.
무작정 남들만큼 또는 남들보다 잘 살아야만 한다는 생각을 버릴 수 있다면.
하루하루 매순간이 모두 편안한 시간들이 될 것입니다.

:)

심광@바라밀 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