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은 나를 보고

2010.01.15 17:17

심광@바라밀 Views:10973

안녕하세요, 바라밀회 여러분.
 
1월도 벌써 중순으로 가고 있군요.
지난주에는 여러 가지 행사가 많았습니다.
합창단과 청년회가 한인의 날 행사에 함께 참여하여 '청산은 나를 보고'와 '한인의 나라'를 불렀습니다.
연습때는 어떠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우리 불타사의 모든 분들이 실전에 참 강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
그날 행사를 시작하는 첫 공연으로서 손색이 없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참 잘 하셨습니다.
 
그리고, 행사 후에 Super China Buffet에서 한국에 돌아가시는 분들을 위한 송별회를 연화회 주관으로 가졌습니다.
아마 지금은 한국에 돌아가셨을 거라고 생각됩니다만, 이원재거사님과 오양순보살님을 위한 자리였고요.
또한 이달 말경에 한국으로 돌아가실 자비행보살님 가족을 위한 자리였습니다.
자비행보살님은 김덕남거사님이 1월 말경에 미국에 오셔서 전시회를 한번 하시고는 함께 한국으로 들어가신다고 들었습니다.
전시회 일정이 확정되면 알려드릴테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방문하시고 축하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번주 일요일에는 기축년 망년회가 절에서 있을 예정입니다.
많이 참석하셔서 선물도 받고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내일 토요일 오후 5시에 절에 모여서 선물포장을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시간이 허락되는 분들은 함께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수선회가 1월 23일 네째 토요일 저녁에 다시 시작됩니다.
이날은 성도재일 행사가 있기 때문에 성도재일 행사로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이번 성도재일 행사는 1월 23일 토요일 아침 10시에 관음전에서 석가모니불 정근기도를 시작하여 일요일 0시 30분에 모두 마칠 예정입니다.
금요일 저녁 영어불교강의에 참석하는 학생들과 새해에 중요한 결심을 하신 분, 올해에 여러가지 어려움이 예상되는 분들은
꼭 행사에 참여하셔서 기도해달라는 스님의 권유가 있었습니다.
많이 참석하셔서 기도와 수행의 기회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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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山兮要我 - 청산은 나를 보고  나옹선사 (懶翁禪師)
 

靑山兮要我以無語 (청산혜요아이무어)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蒼空兮要我以無垢 (창공혜요아이무구)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聊無愛而無憎兮    (료무애이무증혜)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如水如風而終我    (여수여풍이종아)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靑山兮要我以無語 (청산혜요아이무어)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蒼空兮要我以無垢 (창공혜요아이무구)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聊無怒而無惜兮   (료무노이무석혜)      성냄도 벗어놓고 탐욕도 벗어놓고
 

如水如風而終我   (여수여풍이종아)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이번에 합창단이 부른 "청산은 나를 보고"라는 노래가 좋아서 찾아봤더니, 고려시대 나옹선사의 선시였나봅니다.
늘푸른 청산을 바라보며, 말없이 묵묵한 가운데 존재하며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청산과 같은 삶을 살아가고.
티없이 맑은 창공을 바라보며, 내마음에 묻은 티를 알고 씻어내며 티없이 맑은 하늘과 같은 삶을 살아가라고.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탐욕도 벗어놓고.
물처럼 바람처럼 아무것에도 걸리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살아라는 말씀.
 
현성스님의 가르침을 통하여 배워온 부처님의 깨달음이 소중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제망찰해'라는 말이 오분향례 또는 예불문에 보면 나오는데요.
나를 포함한 이 우주법계의 모든 존재는 제망찰해라는 말처럼 인연에 의하여 어망과 같이 서로 엮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나'라는 존재는 절대로 혼자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수많은 존재들과 알게 모르게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도 생기고, 미워하는 사람도 생기고, 때로는 화도 내고, 좋은 것을 보면 가지고 싶은 마음도 생깁니다.
이렇게 살다보면 나날이 마음은 더 복잡해지고, 더 많은 일들을 만드는만큼 걸림은 더 많아지는 것입니다.
 
지난주 공지에 보시면 스님께서 행복에 대한 글을 써주셨습니다.
그 끝에 하신 말씀이 "모두 행복할 때 나의 마음이 더욱 고요한 경지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됩니다."라고 하셨습니다.
나의 주위에 부족함이 많아 원함이 많은 이들이 있으면, 그들은 행복한 마음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고,
그들을 위하여 나에게 생각할 일과 해야할 일들이 많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나 스스로가 고요한 경지에 몰입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 됩니다.
모든 일들이 다 해결되어 다른 이들이 만족하고 행복감을 느끼게 되면, 나는 그 일들로부터 자유롭게 되면서
스스로 고요한 경지에 들어가기가 더 쉬워지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깨달음은 이 고요한 경지에 대한 것이고, 그 경지는 모든 마음의 걸림에서 벗어나서 들어가는 자리입니다.
말그대로 물처럼 바람처럼 사는 삶이라면 아무런 걸림없이 어느 시간, 어느 장소에서라도 고요한 경지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지만.
제망찰해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모든 연결을 끊는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기란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다만, 스님께서 말씀하셨듯이 베푸는 마음으로 주위의 모든 인연들을 행복하게 만들때,
우리가 찾고자 하는 고요한 경지를 더 쉽게 체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것은 저의 경험에서 보더라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일로 인하여 마음이 복잡한 날은 참선을 하더라도 염불을 하더라도, 집중도 안될뿐 아니라 선정에 들어가기가 어렵고요.
다른 일들이 없어 마음이 편안한 날은 비교적 쉽게 집중을 통하여 짧은 시간동안이라도 그러한 경지에 가까이 갈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면에서 이 두가지는 서로 상승작용같은 것이 있는 듯합니다.
왜그런가 하면요, 베푸는 마음은 내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때 더 잘 생기는 것이고, 그렇게 해서 주위가 편안하면 참선수행을 더 잘 할 수
있게 되는 것이고요.
또한 참선수행을 하다보면 마음에 여유가 더 생기기 때문에 베푸는 것이 좀 더 쉬워지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행을 한다는 것이 이런 면에서 스스로 마음의 여유를 찾게 하고, 그로 인하여 결과적으로는 주위의 모든 인연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심광@바라밀  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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