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를 죽이라고?

2009.04.23 16:33

심광@바라밀 Views:11839

안녕하세요, 바라밀회 회원여러분.
 
종일 날씨가 좋더니만, 지금 막 소나기가 퍼붓기 시작했네요.
일기예보를 보니 다행히도 내일과 모레는 괜찮은듯 합니다.
다음주는 수요일만 빼고 계속 비가 오던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을 하는 일요일날은 어떨지 걱정이 좀 되는군요.
작년에도 그날 비가 왔던 기억이 나는데 말이죠.
 
1. 부처님오신날을 축하하기 위한 불타예술제가 이틀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토요일 오후 7시에 점등식, 제등행렬, 및 불타예술제를 할 예정인데,
시간이 허락되는 분들은 3시쯤에 나오셔서 불터예술제를 위한 준비를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관음전에 의자들을 나르고, 준비를 해야되는데, 청년부에서 나와서 돕기로 했지만,
바라밀회에서도 시간이 되는 분들은 참여해주시면 좋겠습니다.
 
2. 연등공양하실 분들 이번 주말까지 신청을 해달라는 말씀이 있었고요.
부처님오신날 꽃공양하실 분 계시면 마찬가지로 이번 주말까지 신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바라밀회 기금에서 바라밀회 이름으로 꽃공양을 할까 하는데, 특별히 반대하시는 분들이 안계시면 이번 일요일날 신청을 하겠습니다.
혹시 반대하시는 분들은 미리미리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3. 부처님오신날이 지나고 나면 바라밀회 전체모임을 한번 할까 생각합니다.
시간이나 장소는 아직 하나도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장소를 먼저 추천해주시면 의견을 모아서 시간을 정해보겠습니다.
우리 바라밀회에는 아이들이 많으니까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곳이면 좋겠습니다.
꼭 식당에서 해야한다는 법도 없고, 어디에 단체로 소풍을 간다거나, 다른 장소도 괜찮으니까 의견 많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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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여라."
일전에 어떤 책을 읽다가 위와같은 문장을 포함한 글을 읽은 기억이 있는데, 도대체 무슨 말인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수많은 생을 반복해서 살아도 한번 만나기 힘든 부처님, 조사님들을 만나는데
모든 정성을 다해서 한말씀이라도 더 듣고 기억하도록 애써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모두 죽이라니 말씀입니다.
 
다른 종교의 예를 들어서 말씀하시면서,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해서 듣게 되면 모두가 자기 기억속에 계속 저장이 되고
이를 틀림없는 진리라고 믿게 되는데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스님께서 법문을 해주셨습니다.
부처님의 가장 큰 가르침 중의 하나가 내가 지은 업은 내가 받는다라는 인과론인데, 이를 바꾸어 말하면
내가 하는 모든 말과 행위가 내 기억속에 저장되어 현재의 내 말과 행동을 지배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과거로부터 축적된 기억에 의해 지배받지 않으려면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또는 비워버리고
인간의 본성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지식을 계속 머리에 집어넣으려 애쓰기때문에 머리가 더 복잡해지는 것이며,
모든 마음을 비움으로써 본성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랍니다.
 
이에 따르면 다른 종교는 물론이고, 누군가의 설법이나 생각이나 불교의 교리나 부처님의 가르침이나 모든 것이
내 본성을 가리는 때묻은 생각이기 때문에, 내 본성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부처도 죽여서 부처님의 모든
가르침조차도 모두 내려놓고 비우라는 말씀이라고 하셨습니다.
 
본성으로 돌아가면 모든 선입견, 상식, 편견이 모두 사라져 업이 소멸되기 때문에, 부처님의 가르침조차도
모두 버리고 자기 본성만을 찾아가라는 것입니다.
아마 금강경에서 부처님께서 설하신 뗏목의 비유와 같은 맥락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강의 이쪽편에서 저쪽편으로 건너가고 나면 뗏목이 더이상 불필요하니 뗏목에 집착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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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법문중의 또다른 말씀은 자존심에 대한 것인데요.
사람과 사람사이에, 부부사이에, 어른과 아이사이에조차도 이 자존심때문에 많은 문제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스님께서 풀어주셨는데, 자존심은 나의 마음이고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뭔가에 대해서 좋다고 생각하는 개념 또는 틀이 있습니다.
나는 이 틀을 지키고 싶은데, 상대방은 이를 부수려하고 무시하고, 자기주장을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나의 마음이 상했다는 것이 자존심이 상했다는 것입니다.
 
이 틀이라는것은 사람마다 다 다른 것이 너무나도 당연한데, 다른 이들의 틀도 나와 같기를 바라고
그렇게 안되니까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라서, 자존심으로 인한 문제는 서로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데서
해결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내가 틀을 만들어 지키려고 하니까 문제가 되는 것이지, 처음부터 그렇게 만들 틀이라는 것이 없다고 하는 것을 알면
애초에 자존심이라는 것이 생기지 않고, 그러면 처음부터 아무런 문제가 안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이렇게 스님의 법문을 전해드립니다만, 저도 이러한 자존심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아니어서
종종 마음이 상하곤 합니다.
다만, 절에와서 봉사를 하는 동안에 제가 가진 몇단계의 자존심이라는 것이 조금씩 엷어져가는 것을 느낍니다.
나는 이러이러한 사람인데, 왜 저사람한테 그런 일을 해줘야하는가?
또는 나는 이러이러한 위치에 있는 사람인데, 저런 일을 어떻게 해?
이런 마음들이 조금씩 버려지니까 일상에서 만나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참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
 
심광@바라밀  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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