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경]제4 신해품(信解品)

2007.10.26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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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 신해품(信解品)

「신해품」이란 바르게 이해했을 때 바른 믿음이 일어나는 이치를 예를 들어 설명한 품이다. 바르게 이해했을 때 바른 믿음이 일어난다는 말은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면 바른 믿음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도 된다.
이 설명은 세 가지 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
첫째는 부처님의 제자가 부처님을 보는 눈이다. 수보리와 마하가전연, 마하가섭과 마하목건련이 부처님께서 초기에 가르치신 사성제와 연기법을 배워서 모두 깨달음을 얻었다. 그들은 그 깨달음에 만족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그 후 40여년간 가르치심을 펴셨으나 수보리 등 제자들은 모든 인연법은 허망한 것이고 진실한 것이 아니며 불생불멸함은 진실한 것이나 공(空)한 것이라 생각되어 별다른 발전을 일으키지 못하였다.
그러나 사리불이 수기를 받는 행사를 보고 그리고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자기들이 공(空)에 집착하여 보살의 법과 신통에 관심이 없었고, 불국토를 깨끗하게 함과 중생을 제도하는 일을 즐거워하지 않았음을 뉘우치게 된다. 즉 자기들의 마음에 증상만(增上慢)이 있어 부처님의 말씀에 깊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점에 대한 깨침이다. 그러나 부처님을 찬탄하고 공경함에는 항상 지극하였다.
둘째는 부처님이 제자를 보는 눈이다. 이는 비유로서 설명하고 있다. 어떤 사람이 나이 어렸을 적에 아버지를 버리고 집을 나가 다른 지방에서 오십년간이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형용하기 어려운 고초를 받으며 살고 있었다. 그 동안에 아버지는 자식을 찾아 다녔으나 찾지 못하고 어느 성에 머물러 살면서 많은 돈을 벌어 큰 부자가 되었다. 그는 금, 은, 유리, 산호, 호박, 파려주 등과 같은 보물이 창고마다 가득하였고, 남자 종, 여자 종, 청지기, 서기 등을 많이 거느렸으며, 코끼리, 말, 수레와 소와 양이 무수히 많았으며, 재물이나 곡식을 거래하는 이익이 대단히 많아서 다른 나라에까지 영향을 미쳐서 장사꾼들과의 거래가 많았다.
그때 가난한 아들이 우연히 이 동리에 와서 일할 만한 것이 있나하고 이 집에 들었다. 이 집주인인 대부호 장자는 그 사람을 보자 금방 그 가난뱅이가 자기 아들임을 알았다. 그러나 그 가난뱅이는 집주인이 입은 의상이 천 냥이나 만 냥이나 되는 진주와 영락으로 장식되었고, 앉은 보배의자와 상, 그리고 그를 둘러싸고 있는 바라문과 찰리(刹利)와 거사 등을 보고 자기가 임금의 궁중에 잘못 들어 왔다고 착각하고 붙잡히기 전에 빨리 도망쳐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 때 대부호 장자는 사람을 시켜 가난한 사람을 가까이 데려오게 하였다. 한 심부름꾼이 그를 붙들자 그 가난한 사람은 ‘나는 이제 죽었다’고 겁을 먹어 실신하며 쓰러졌다. 그 광경을 본 부호장자는 그 가난뱅이를 놓아주라고 명한다. 죽음을 면하고 살아 나왔다고 생각하는 가난한 사람은 일자리를 찾아 이집 저집 찾아 다녔다. 부호 장자는 오래간만에 만난 아들을 놓아버린 것에 대하여 고민을 하던 나머지 그 가난뱅이 수준에 맞는 일을 시키면 되겠다는 지혜를 얻게 된다. 집안에서 똥 치우고 더러운 곳을 청소하는 청소부를 오게 하여 그 가난뱅이를 찾아와 똥치우고 더러운 곳을 청소하는 일을 시키도록 하라고 한다. 이들은 동네에 나가 그를 찾아 똥 치우는 일이 있다고 알려주니 그 가난뱅이는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그 일을 맡아 하게 된다. 거처하는 곳도 그러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거처하는 곳이었다. 그에게는 이러한 일과 잠자는 곳이 마음에 들었다. 점차 하는 일과 생활과 큰집에 익숙하게 되어 갔다. 부호 장자는 자기 아들이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충분한 시간이 흘러간 후 그는 그의 평상복을 벗어버리고 일꾼의 모습으로 그에게 접근하여 ‘어려운 일은 없는가, 너는 게으르지도 않고, 화내는 일이 없고, 물건을 훔치는 일이 없으며, 남을 원망하는 일도 없다’고 칭찬도 하고 그에게 ‘필요한 물건이 있는가?’고 묻는 등 마음을 열고 대화할 수 있게 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던 것이 2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장자가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게 되었을 때 그 나라의 왕과 대신, 신하, 부호들을 모두 모이게 하고 그 앞에서 ‘이 사람은 나의 아들이고 나는 이 사람의 아버지다. 지금부터 나의 모든 재산은 이 아들이 관리한다.’라고 밝혔다.
이 비유법은 어떤 사람이 자기의 참마음 속에 무진장한 보배가 있는 줄 모르고 갈팡질팡 윤회고에서 오랜 세월 헤매다가 문득 자성(自性) 속에 무진장한 보배를 보았지만 믿지 않고 그동안 살아온 습성에 따라 살아가니 참마음이 이를 안타깝게 여겨 서서히 그를 참마음으로 인도하였는데 20년이란 긴 세월이 걸렸다는 뜻이다. 똥 치우는 일이란 생사윤회에서 헤매는 일이라 자성(自性)을 깨치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의 성품이 게으르지 않고, 남을 속일 줄 모르고, 화내지 않고, 원망하지 않는다는 점이 바로 선근을 가진 사람이란 뜻이다.
셋째는 수보리 등이 사리불에게 수기를 주시는 법문을 듣고 환희심이 일어나 그들이 참된 것은 공(空)한 것이니 아무 것도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 잘못을 깨치게 되니 높은 가르침을 구하지 않았지만 큰 깨달음을 얻게 되고 가난한 사람이 재물을 구하지 않았는데 큰 재물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는 수보리 등이 공(空)하다는 불생불멸(不生不滅)에 집착하기는 했지만 항상 부처님을 시봉하고 공경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었기 때문이며, 가난한 사람이 윤회고를 오랜 세월 동안 면하지는 못하였지만 그의 성품이 게으르지 않았고, 화냄이 없었으며, 남을 속이는 일이 없었고, 남을 원망하는 마음도 없었기 때문에 재물을 구하는 마음이 없었지만 큰 재물을 얻게 된 것이란 뜻이다.

제 2권 제4 신해품(信解品), 어떤 수행자는 부처님께서 근기에 알맞게 설하시는 법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지혜 있는 수행자는 이를 알고 이해하며 믿고 받아 지니는 예를  아버지를 떠난 아들에 비유하여 설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