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예절: 일주문,사천왕문

2007.03.01 16:30

여해 Views:9337

4)일주문(一柱門)

절(寺)에는 많은 문(門)들이 있는데 우리가 가장 먼저 대하는 문이 바로 일주문(一柱門)입니다.

일주문이란 사찰에 들어가는 산문(山門) 중 첫 번째 문이며 기둥이 한 줄로 되어 있다는 데서 유래된 이름입니다. 일직선으로 세운 두 기둥 위에 지붕을 얹은 독특한 형식의 건축물이 일주문입니다.

일주문을 들어서면 사실상 사찰 경내에 들어서는 것이고 부처님의 세계에 들어온 것입니다.

기둥을 일렬로 세운 일주문이 상징하는 뜻은 모든 진리는 하나로 돌아가는 것이며, 모든 존재는 일심(一心)의 작용에 따라 나타난다는 불교의 근본 진리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깊은 뜻을 『법화경』에서는 회삼귀일(會三歸一)이라고 표현하고 성문(聲聞) 연각(緣覺) 보살(菩薩)이 각기 제일이라고 주장하는 당시의 수행자들에게 “아니다, 모든 법은 일불승(一佛乘)의 길로 가기 위한 방편이고 필경 일불승(一佛乘)밖에 없다”고 설하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산과 바다, 세계와 인생, 정신과 물질, 부처와 중생, 너와 나, 사랑과 미움 등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일심동체이며, 그 근본은 오직 하나이지 둘이 아니라는 뜻이 일주문에 담겨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문을 들어설 때 미워할 사람도, 집착할 물건도, 갚아야 할 원수도 모두 놓아 버리고 누구와도 하나가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일주문에서 반배하고 일주문을 넘어서야 합니다.

모든 것의 근원은 오직 하나이며 둘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착하고 너그러운 본연의 마음으로 부처님 앞에 나아가야 하는 것이 일주문이 주는 교훈입니다.

일주문 밖은 사바세계이고 일주문 안은 부처님의 신성한 전당인 이상(理想) 세계, 즉 극락 세계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주문은 사바세계로부터 수미산(須彌山)이 시작되는 첫 관문(關門)이기도 합니다.

사찰 안에는 많은 부처님과 보살님, 그리고 아라한들과 스님들이 계십니다. 그러므로 일주문 앞에 이르면 멀리 큰 법당을 향해서 합장하고 반배를 올린 다음 일주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법당 안에 계시는 부처님에게 왔다는 인사를 먼저 하고 부처님의 세계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사찰 참배를 마치고 돌아올 때도 일주문에 이르면 멀리 본당(本堂) 쪽을 보고 “너와 내가 하나되는 법” 잘 받아 지니겠습니다라고 하는 마음으로 반배를 올리고 절을 떠나오는 것이 올바른 예절입니다.

♧일주문에서

①일주문 앞에 서서 법당을 향해 반배를 올리고 경내로 들어간다
②참배를 마치고 돌아갈 때도 일주문에서 반배를 올리고 집으로 돌아간다.


5) 사천왕문(四天王門)

일주문(一柱門)을 들어서면 사찰에 따라서는 사찰의 수호신인 사천왕(四天王)을 모신 사천왕문(四天王門)이 있습니다.

불법을 수호하는 사천왕을 모신 곳입니다. 사천왕들은 불거져 나온 눈과 크게 벌린 빨간 입, 힘차게 솟은 근육 등 무서운 얼굴에다 손에는 큼직한 칼이나 창을 들고 있고, 발로는 고통으로 신음하는 마귀를 밟고 있는 모습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원래 사천왕(四天王)은 고대 인도 종교에서 숭상하던 귀신들의 왕이었으나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부처님과 불법(佛法)을 지키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하늘의 한 가운데에 수미산이 있고 수미산의 꼭대기에 도리천이 있으며 도리천의 제석 궁전에 제석천왕이 살고 있다. 제석천이 관장하는 사천왕은 수미산 중턱에 각각 나라를 만들고 그들의 권속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이 수미산 중턱의 사천왕천은 천상계(天上界) 중에서 가장 낮은 곳에 있고 인간계(人間界)에서 가장 가까운 하늘입니다. 욕계(欲界) 육천(六天)이라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을 육욕천(六欲天)이라고도 하는데 수미산의 중턱에 사왕천(四王天), 꼭대기에 도리천(忉利天), 수미산 봉우리 위에 야마천(夜摩天), 도솔천(兜率天), 화락천(化樂天),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이 있다고 한다.

수미산 멀리 세계의 끝에 철위산(鐵圍山)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고, 철위산 너머는 무서운 암흑이라고 합니다. 수미산 둘레에는 큰 바다가 있고, 그 바다에는 칠금산(七金山)이라는 산과 팔해(八海)가 있다고 합니다.

칠금산(七金山) 너머로 북쪽에 북구로주(北俱盧洲), 서쪽에는 서구부주(西瞿浮州), 남쪽에 남섬부주(南贍部洲), 동쪽에 동승신주(東勝身洲) 등 네 개의 대륙이 있는데, 우리 나라와 인도는 남섬부주 안에 속한다고 합니다.  

사천왕은 동서남북 네 지역의 하늘과 땅을 지키고, 불법을 수호하고 불도를 닦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또 사천왕과 그 부하들은 천지를 돌아다니며 이 세상의 선악을 모두 살펴서, 그 결과를 매월 8일에는 사천왕의 부하들이, 14일에는 사천왕의 태자들이, 15일에는 사천왕 자신들이 제석천에게 직접 보고하는 중대한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천왕을 한 분 한 분 살펴보면, 동쪽을 수호하는 지국천왕(持國天王)은 큰칼을, 서쪽을 관장하는 광목천왕(廣目天王)은 탑을, 남쪽을 관장하는 증장천왕(增長天王)은 용과 여의주를, 북쪽을 지키는 다문천왕(多聞天王)은 비파를 들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사찰에 이러한 사천왕을 모시는 이유는 다음과 같은 의미가 담겨 있다.

①사찰을 지키고 수호한다.
②출입하는 신자들로 하여금 도량 안에는 모든 악귀가 물러난 청정한 도량이라는 신성한 마음을 가지게 한다.
③불도 수행 과정의 상징적 의미로서 사바세계를 지나 일심의 경지인 일주문을 거쳐 이제 제석천왕의 세계인 수미산의 중턱에 이르렀다. 모든 악귀(惡鬼)를 여읜 청정한 경지에 이르고 있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④위압적인 인상을 보고 잡념을 씻어 청정한 마음을 가지라는 의도가 담겨 있다.

처음 대하면 어쩐지 거부감만 느끼게 되는 사천왕들은 사실 착한 사람을 도와주는 고마운 분들이다.

이 문 외에도 인왕문(仁王門), 금강문(金剛門), 불이문(不二門), 해탈문(解脫門)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문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지날 때는 일주문과 사천왕문을 지날 때와 같은 요령으로 하시면 됩니다. 이들을 지나면 절의 마당에 탑전이 봉안된 절이 있습니다. 이 때, 탑전에 반배를 세번 올리면 됩니다. 탑을 돌 때는 탑을 중심으로 오른 쪽으로 돕니다. 탑전을 지나 큰 법당(대웅전)에 이르게 됩니다.


♧사천왕문에서

①사천왕천(四天王天)을 관장하는 제석천은 신중기도를 올리는 신앙의 대상이다.
②문 앞에서 반배를 올린다.
③사천왕문 안에 들어서면 사천왕에게 반배를 올린다.
④한 분, 한 분이 아니라, 좌우 양편에 각각 한 번씩만 절하면 된다.
⑤사찰 참배를 마치고 돌아올 때도 역시 마찬가지로 절을 하고 돌아와야 한다.
⑥사천왕에게 동전이나 돌을 던져서 조상(彫像)을 훼손시키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