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을 대할 때의 예절

(1) 스님을 부를 때

가) 법명과 법호

스님은 이름이 여럿 있습니다. 출가하기 전의 이름은 속명(俗名)이요, 출가하여 계를 받고 득도하면 법명(法名)이 있게 됩니다. 스님을 부를 때는 속명을 쓰지 않고 법명을 부르게 됩니다. “o o 스님”이라고 합니다.

출가한지 오래되어 모든 경전을 배우고 도가 깊어져 능히 남을 가르칠 수 있고 불법을 펼 만한 스님이 되었을 때는 큰스님으로부터 인가(認可)를 받고 법을 전해 받게 됩니다. 이 때를 입실(入室)․건당(建幢)이라 하며 법맥(法脈)을 상속(相續)한다고 합니다. 이때 당호(堂號) 또는 법호(法號)를 받게 됩니다. 법을 이어받아 법호를 얻으신 스님에게는 법명을 부르지 않고 법호를 불러야 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그러나 스님 본인은 겸손하고 사양하여 법호가 있으면서도 법명으로 칭하나 다른 분이 부를 때는 꼭 법호를 사용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나) 소임과 별칭

스님들에게는 각기 절에서 맡은 바 직책이 있습니다. 그 절의 모든 운영을 책임진 주지 스님, 모든 대중들의 수행과 위의와 법도를 지도하시는 조실(祖室) 스님, 또 주지 스님 아래서 일을 보는 총무 스님, 교무 스님, 재무 스님, 절 살림을 맡은 원주 스님, 법당에서 부처님을 받들며 공양을 올리는 부전 스님 등 각기 스님에게 부여된 직책이 있습니다. 이때에는 법호가 있다 하여도 직책을 붙여서 조실 스님, 주지 스님, 부전 스님 등으로 부르게 됩니다.

직책을 붙여서 부르기도 어려운 스님들이 있을 때는 그 스님이 계신 곳의 산 이름을 붙여 o o 산 큰스님, o o 사(암) 큰스님 등이라고 불러 이름을 대신하기도 하고, 또 그 스님이 계신 건물의 이름을 따라서 o o 실 스님, o o 당 스님, 별당(別堂) 스님 등으로 호칭하기도 합니다. 방장 스님이나 조실 스님은 o o 큰스님이라 하며, 나이 많으신 원로 스님들께는 꼭 노(老)자를 붙여 o o 노스님이라 하는 것이 예의가 됩니다.

(2) 스님에게 예배할 때와 하지 않을 때

스님을 만나게 되면 반드시 합장하고 예를 드립니다. 밖에서 만났을 때는 그대로 서서 합장 반배도 좋으나 방안에 들어가면 다시 합장하고 큰절을 합니다.

설사 밖에서 인사를 했다 할지라도 스님이 자리에 좌정하시게 되면 다시 큰절을 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또 법문을 청할 때는 큰절로 삼배하며 법문이 끝나거나 예식이 끝났을 때도 은혜에 감사하는 예를 드려야 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서 공덕이 있게 됩니다.

스님을 만나 예배를 하지 않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스님이 좌선하여 정(定)에 들었을 때, 스님이 공양하실 때, 스님이 설법할 때, 스님이 세수하고 양치할 때, 스님이 목욕하거나 누워서 쉴 때, 화장실에서 만났을 때는 절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다만 목례로써 공손한 태도만 보이면 됩니다.  

공양(식사)할 때

(1) 공양할 때의 예절

절에서는 스님들에게 공양할 때의 예절을 강조하여 가르치십니다. “공양 시간이 되면 의복을 단정히 하고 음식을 받을 때는 차례를 지키며 많게도 적지도 않게 자기가 먹을 만큼 받아야 하며 만일 음식을 다 먹지 못하겠다 하면 미리 덜어내야 합니다. 또 음식을 먹기 전에는 다섯 가지를 생각하고 염불을 해야 합니다.”

‘이 음식이 내가 먹게 될 때까지는 얼마나 많은 수고와 노력이 들었겠는가?’
‘나의 덕행(德行)은 공양을 받음에 부족함이 없는가?’
‘이 공양을 받으며 탐욕심을 일으킴이 없는가?’
‘이 공양은 내 몸을 유지하는 약으로 생각하고’
‘이 공양을 받음은 오직 불도를 이루려함이다’라고 하는 오관게(五觀偈)를 하는 것이다. 공양 게송을 하나 소개합니다.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한 방울의 물에도 천지의 은혜가 스며 있고
한 톨의 곡식에도 만인의 노고가 담겨 있습니다.
이 음식으로 이 몸을 길러 몸과 마음을 바로 하고 청정하게 살겠습니다.
또한 수고한 모든 이들이 선정삼매로 밥을 삼아
법의 즐거움이 가득하여 지이다.
마하반야바라밀, 마하반야바라밀, 마하반야바라밀”

(2) 음식은 소중하게

“받은 음식을 좋다 나쁘다 가려서는 안되고, 먹고 마심에 씹는 소리, 훌쩍거리는 소리를 내어서도 안되고, 밥을 먹으면서 말해서도 안되고, 혹시 벌레나 티끌이 들어 있어도 살며시 혼자만 알지 다른 사람에게 말하여서는 안되고, 한 자리에서 먹고 자리를 옮겨 다니며 먹지 말고, 그릇을 부딪히거나 긁는 소리를 내지 말며, 음식을 먹고 난 뒤 찌꺼기를 남기지 말고 깨끗이 먹어야 한다.”

이와 같이 자세하게 음식 먹을 때의 예절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음식을 소중히 하여야 한다고 강조하는 가르침으로 ‘한 알의 곡식도 소홀히 버려서는 안되니 만일 한 알의 곡식을 버리게 되면 곡식이 다 썩어 없어질 때까지 합장을 하고 서 있어도 그 과보를 면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3) 일체 만물에 은혜와 감사를

우리의 생명을 이어주는 모든 음식이 우리와 같은 생명을 가졌던 것, 설사 식물이라 할지라도, 한 방울의 물이라 할 지라도, 같은 생명인 줄을 깨닫게 하는 첫걸음이 되기 때문입니다.  절에서 스님들에게 가르치고, 스님들이 행하는 공양법을 재가 신도들도 참작하여 따르는 것이 또한 절에서의 예절일 것입니다.

공양이 끝나면 꼭 합장하고 일체 만물의 은혜와 감사한 마음을 가지는 예를 표해야 합니다.